신세계, 이베이 ‘단독 인수’ 가닥…완주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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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베이 ‘단독 인수’ 가닥…완주 부담 커져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6.23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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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불참으로 재원 마련 등 전략 변화 불가피
절박한 이커머스 사업…단독 인수 마무리 의지 분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뉴시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당초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네이버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재무 부담을 낮추고 시장 장악력은 더욱 높이겠다는 이마트 계획에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2일 “당사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인수전에서 최종적으로 발을 뺐다.

네이버의 불참 기류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이뤄진 이후부터 투자은행(IB)업계를 중심으로 조금씩 감지되기 시작했다. 본입찰 경쟁 상대였던 롯데쇼핑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지만 신세계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가 없다”며 인수 확정 발표를 내놓지 않았다. 다음날인 17일 네이버도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당사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해 불참 여지를 남긴 바 있다.

결국 이마트-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완주하지 못하게 되면서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의 막대한 몸값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베이 본사에서는 매각 희망가로 약 5조 원을 책정했고, 이마트는 본입찰에서 4조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트는 네이버와 손을 잡고 비용을 8대 2로 부담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에서도 네이버가 비용을 분담한다면 비용 대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네이버가 비용을 부담해준다면 ‘승자의 저주’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나아가 시장 지배력 1위인 네이버와 온라인 장악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포석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마트는 단독 인수로 방향이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모두 감당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막판 참여를 철회한 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쇼핑과 이베이코리아 사업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업종 내 1위인 네이버와 3위인 이베이코리아가 결합하게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데도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단독으로 인수전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네이버가 빠지면서 3자 구도가 아닌 이베이-신세계의 양자 간 협상장이 만들어진 만큼, 인수를 원활하게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신세계가 부담을 감수하고 이베이코리아에 욕심을 내는 배경에는 치열한 시장환경에 따른 절박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자사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오픈마켓으로 빠른 시간 내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다. 실제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점유율 약 12%를 차지했다. SSG닷컴 점유율(3%)과 합치면 이마트의 점유율은 단번에 15%로 뛰어오르며 쿠팡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이마트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 원이다. 지난달 서울 가양점 토지와 건물을 6820억 원에 매각한 것을 더하면 1조7457억 원을 보유 중이며, 추가로 스타필드 시티 등을 담보로 대출과 회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 거래액 20조원 대부분이 오픈마켓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해당사업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이마트 입장에선 고객과 벤더를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달 말 정식 출범할 예정인 SSG닷컴 오픈마켓도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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