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대권주자 급부상한 최재형,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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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대권주자 급부상한 최재형, 이유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6.2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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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도덕성에 원칙주의자 스토리, PK 출신 장점까지…정치경험 전무한 건 약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28일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보수가 매력을 느낄 만한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28일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보수가 매력을 느낄 만한 여러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보수 야권에 또 한 명의 대선주자가 등장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28일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도 원장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블루칩’으로 평가받던 최 원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 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기대감이 감지됩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질주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증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 원장은 만에 하나를 대비한 ‘대안 카드’로 손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보다 최 원장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렇다면 최 원장이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뭘까요. 첫 번째 이유는 ‘도덕성’입니다. 2017년 12월, 청와대는 최 원장을 임명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며 “각종 미담이 많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실제로 최 원장이 학창시절 소아마비를 앓던 강명훈 변호사를 업고 등·하교를 하며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고, 함께 사법시험을 통과한 건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또 최 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은 6·25 참전용사며, 본인을 포함한 형제들이 모두가 육·해·공군 장교로 복무한 ‘병역 명문가’입니다. 고아원 봉사를 하다가 입양해 키운 두 아들 역시 각각 해군과 육군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최 원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도덕적인 문제로 낙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합니다. 윤 전 총장이 ‘X파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 원장의 도덕성은 보수 진영이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원칙주의자’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장점입니다.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최 원장 역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전교조 해직 교사 채용 비리 의혹 감사, 김오수 당시 법무부차관 감사위원 내정 등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대립했습니다. ‘원칙’을 고집하다가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게 되고, 자리에서 물러나 야권 후보에 오르는 건 반문(反文)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입니다.

정치공학적인 측면에서, 최 원장이 PK(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PK 출신 민주당 후보’ 전략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호남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으니, PK 출신 후보를 내세워 영남 표를 반분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필승 공식이었죠. 때문에 경남 진해 출신인 최 원장은 민주당의 ‘PK 공략’을 막을 수 있는 카드로 적합하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정치 경험이 전혀 없고, 인지도도 높지 않은 최 원장이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사실상 ‘찍어내기’를 당한 윤 전 총장과 달리, ‘스스로 걸어 나온’ 최 원장의 경우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가 매력을 느낄 만한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니 만큼, 최 원장을 향한 국민의힘의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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