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거품이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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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거품이 아닌 이유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1.06.3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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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장 이슈 ‘측면돌파’ 성공 저력
콘텐츠·AI…미래먹거리 ‘공격적 준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이 최근 업데이트한 ‘배틀그라운드’ 한국맵 태이고 사전예약 이미지. ⓒ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의 기업공개(IPO)가 게임계와 금융계 양쪽을 달구고 있다.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게임업계 대장주를 교체하며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의 아성에 도전장을 낼지도 관심사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지난 25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거품론'까지 등장했다. 다만 '거품'이라고 하기엔 크래프톤이 준비 중인 청사진이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35조736억 원으로 추정하고,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공모 희망가를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금감원이 크래프톤에 대해 증권신고서 심사 결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업계에선 공모가 산정이 문제였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공모가를 금감원이 판단하거나 제시하지는 않는다"라면서 "투자자들에게 더 명확한 정보를 적시하는 등의 보완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각선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외에 히트작이 없다는 점, 매출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 등은 '크래프톤이 만만치 않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인도 리스크를 '측면돌파'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높은 인도지만, 중국과의 국경갈등으로 인해 변수가 생겼다. 지난해 10월 인도 정부가 중국산 모바일 앱들을 서비스 금지시켰는데, 이 안에 중국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하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포함된 셈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직접 서비스로 우회했다.  지난 5월 18일 사전예약을 시작한지 하루만에 760만 명, 약 2주만에 2000만 명이 몰렸다.

그 배경엔 크래프톤의 꾸준한 인도 투자와 인도 정부를 배려한 노력이 있었다. 크래프톤은 4월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에 16억4000만루피(약 255억 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 28일엔 인도의 스트리밍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로코에 900만 달러(약 101억 원) 규모 시드 라운드 투자를 진행했다.

또한 인도 정보의 요구에 발맞춰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도 대폭 강화하고, 서버 역시 중국과 거리가 먼 인도 국내 및 싱가폴 등에 두기로 하면서 인도의 신뢰를 얻었다. 크래프톤 손현일 투자본부장은 이날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게임 뿐 아니라 기술, 미디어 등 관련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인도 게임 산업의 성장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수 합병을 통해 공격적으로 콘텐츠와 AI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크래프톤은 앞서 지난 5월 비트윈어스를 설립하고 쏘카의 자회사 VCNC의 커플 메신저 '비트윈'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크래프톤이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딥러닝 기술 연구 등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크래프톤은 29일엔 ‘띵스플로우’ 인수를 발표했다. 띵스플로우는 약 400만 명이 사용하는 캐릭터 IP기반 채팅형 콘텐츠 플랫폼 '헬로우봇'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크래프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띵스플로우가 보유한 인터랙션 콘텐츠 제작 역량 및 노하우를 비트윈과 결합해 기존 서비스의 확장은 물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게임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크래프톤은 냉정하게 카카오게임즈와 또 다르다. 상당히 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라면서 "공모가에 대한 금융권의 시선은 다를 수 있지만 업계에선 크래프톤의 잠재력을 아주 높게 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 역시 같은날 "크래프톤의 내부 임원들 면면을 감안하거나, 그 실적 추이를 감안할 때 공모가 산정이나 자신감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면서 "최근 중국 게임시장이 판호를 발급하는 트렌드 등을 감안할 때 바로 꺼질 거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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