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街, 최저임금 인상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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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街, 최저임금 인상에 ‘시름’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1.07.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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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협의회, 국민청원 호소…"코로나 상황 고려해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 올해(8720원)보다 440원(5.1%) 높인 916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시사오늘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 올해(8720원)보다 440원(5.1%) 높인 916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시사오늘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것을 두고 편의점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눈치다. 나 홀로 점주를 자처하거나 야간 운영을 포기하는 매장이 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 올해(8720원)보다 440원(5.1%) 높인 916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위원회에서 중재를 맡은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안을 표결한 결과로, 찬성 13표 대 기권 10표였다.

내년 인상률 5.1%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4.0%)에 물가 상승률 전망치(1.8%)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0.7%)을 뺀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정상화를 위한 인상 폭이라고 공익위원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가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13일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지난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에서 인건비, 월세,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점주 순수익은 200만 원 남짓이다. 지금도 최저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라며 "그간 점주들이 근무시간을 늘리면서 인건비를 줄였다.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그렇게 하더라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점주들의 호소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등장했다. 지난 14일 게시된 '2022 최저임금 다시 한 번만 생각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인은 "정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라며 "내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확정돼 너무 힘들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사실 시급 동결은 꿈도 꾸지 않았지만, 5% 인상이 되면 말이 440원이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의 경우, 30만 원가량 오른 셈"이라며 "수익률은 일정한데 시급만 자꾸 오르면 기존에 있는 아르바이트를 줄이고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 그럼 결과론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고 대한민국에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계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1만300원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경제 성장률에 맞게 인건비의 상승은 당연하지만, 현재(코로나19)의 상황을 고려해 달라"라고 토로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자영업자는 55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9000명 늘었지만, 이 중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28만 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직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43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만2000명 확대됐다. 나 홀로 사장님이 계속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야간 운영을 하지 않는 편의점 역시 매년 늘고 있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의 심야 시간대(자정∼오전 6시) 미영업점 비중은 2018년 13.6%, 2019년 14.7%, 2020년 16.4%로 매년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심야시간대 미영업 점포 비율이 2018년 17.6%, 2019년 18.4%, 2020년 21%로 상승했다. 이는 편의점 5개 가운데 1개 가량이 심야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점주는 "올해도 내년에도 코로나 사태는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시급이 올라 일자리가 줄면 당연히 소비가 줄고 경제 상황은 더욱 나빠지며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의 경제 상황에 맞는 최저임금이 마련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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