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이슈] 쿠팡 물류센터 화재 전후…여론은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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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이슈] 쿠팡 물류센터 화재 전후…여론은 ‘극과 극’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7.20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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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산업계에서는 사람들의 제품 평가, 소비 이력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추정하고, 사전 차단하는 데에 위치 정보를 활용 중이다. 또한 최근 국내외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치를 때 여론조사보다 빅데이터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 예측까지 할 수 있는 빅데이터, 오늘날 우리 사회 전(全)부문에 걸쳐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특히 소셜 빅데이터 분석은 최근 가장 핫한 이슈와 사회적 키워드 흐름을 감지하는 데에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며, 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 소통 수단으로 활용된다. 나아가 해당 이슈가 향후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전망해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되기도 한다. 〈시사오늘〉은 빅데이터·인공지능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는 썸트렌드를 이용해 주요 이슈에 대한 SNS 여론을 살피는 코너 '빅데이터로 본 이슈'를 약 한 달 간 연재한다. 썸트렌드는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유튜브 등 326억 건에 달하는 소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소셜 빅데이터가 말하는 쿠팡 화재 사고
최근 한 달간 여론은 여전히 ‘불매 운동’

썸트렌드에서 중심 키워드로 ‘쿠팡’을 설정하고,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발생한 당일인 6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에서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긍·부정 키워드 워드맵 ⓒ썸트렌드 캡처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지 한 달 가량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충성고객과 혁신적인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올해 미국 증시 상장까지 이루며 승승장구를 이어온 쿠팡이었지만, 물류센터 화재 사고는 부정적 여론이 어느 때보다 컸다. 특히 화재 사고 당일 김범석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회사의 안전 의식을 꼬집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나는 와중에도 ‘쿠팡 없이는 못 산다’는 소비자들도 여전해 어느 때보다 쿠팡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였다. 실제 썸트렌드를 이용해 살펴본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전후의 여론도 비슷했다.

우선 최근 한 달 간 여론은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보다 높았다. 썸트렌드에서 중심 키워드로 ‘쿠팡’을 설정하고,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발생한 당일인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부정적인 키워드가 6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정적인 키워드 비율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 6월 26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키워드를 살펴보면 ‘불매’, ‘불매운동’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중심을 차지했다. 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시 물류센터 내부 안전 시스템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부정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일 전해진 김범석 쿠팡 전 의장의 사임 소식도 각종 의혹을 키웠다. 회사 측에서는 김 전 의장의 사임은 지난 5월 말 이미 확정된 사안이었지만 공교롭게 시기가 겹치며 논란이 번졌다고 한다. 분석데이터에 잡힌 ‘책임전가’, ‘고객이탈’, ‘큰 타격’, ‘위기’ 등도 이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는 키워드 순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썸트렌드에서 최근 한 달 간 집계된 쿠팡 관련 키워드 중 1위는 ‘불매’(2만1513건), 2위는 ‘불매운동’(1만1985건), 3위는 ‘논란’(8023건), 4위는 ‘무섭다’(7942건)였다. 이밖에도 10위 ‘싸구려’(4241건), 11위 ‘과대포장’(4119건), 14위 ‘비웃다’(3754건) 등의 부정적 키워드도 나타났다. 반면 긍정적인 키워드는 대체로 12위 ‘추천하다’, 13위 ‘무료’ 등으로 하위권에 위치했다.

소셜 빅데이터가 전망하는 쿠팡 타격은
사고 이전엔 ‘긍정’ 일색…최근 여론도 회복세

5월과 6월 쿠팡 관련 긍·부정 추이 비율 ⓒ썸트렌드 캡처

최근 한 달 간 여론만 살펴봤을 때는 전에 없던 쿠팡의 위기가 틀림없다. 이는 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전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물류센터 화재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한 달(5월 18일~6월 17일)을 기준으로 삼아 같은 조건으로 긍·부정 키워드를 분석했을 때 긍정 키워드는 65%에 달했다. 긍정적인 키워드로는 ‘무료’, ‘완벽’, ‘빠르다’, ‘저렴하다’, ‘편하다’ 등의 단어가 많았다. 실제 5월 18~31일까지 키워드 순위를 보면 1위 ‘무료’(3728), 2위 ‘완벽’(1450건), 3위 ‘대박’(485건), 4위 ‘가격굿’(402건), 5위 ‘핫딜’(395건) 등의 순이었다. 상위 15개 키워드 중 부정적인 키워드는 ‘불법’(166건) 하나뿐이었다. 6월 1~17일까지 키워드도 대부분 긍정적이다. ‘무료’(3835건), ‘완벽’(1566건), ‘최선’(619건), ‘편하다’(580건) 등이다. 

다만, 부정적 키워드 ‘시간 아깝다’(7840건)가 1위로 새롭게 등장한 게 눈에 띈다. 이는 쿠팡이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깝다며 이용을 제한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쿠팡 측은 당시 “모든 물류센터, 사업장에서 화장실 이용은 자유롭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5~6월 긍정 키워드
물류센터 화재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한 달(5월 18일~6월 17일) 동안에는 긍정적 키워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썸트렌드 캡처

월별로 살펴봐도 화재 사고 전후 여론은 크게 갈린다. 5월에는 긍정 키워드 비율이 85%에 달했지만 6월 들어서는 긍정 비율은 55%까지 떨어졌다. 대신 부정적인 키워드가 12%에서 44%까지 올랐다. 긍·부정 단어 순위 변화에 따르면 불매 관련 키워드는 6월 3주차에 처음 등장했다. 건수로 살펴보면 6월 3주차에는 '불매' 1만2430건, '불매운동' 7739건으로 1, 2위를 차지했고, 4주차에도 '불매'(8597건),' 불매운동'(4145건)이 1, 2위를 지켰다. 

하지만 이달 들어 불매 관련 키워드는 순위가 하락하는 모습이다. 7월 첫째 주 기준 불매 언급 건수는 185건으로 크게 줄면서 15위에 올랐다. 이어 둘째 주에는 212건으로 다소 증가해 6위에 올랐지만 셋째 주에는 104건으로 11위에 그쳤다. 또한 최근 2주 간(7월 5일~19일) 쿠팡의 긍정 키워드 비율은 71%까지 증가했다. 상위 키워드 15개 가운데 부정적 단어는 3개에 불과했다. 1, 2위 키워드는 ‘추천하다’와 ‘무료’였다. 

그동안 쿠팡이 지속적으로 피해 보상 대책을 발표하는 등 여론 진화에 나섰고, 이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배달 수요가 증가한 점이 분위기 회복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때 탈퇴 움직임까지 나타났던 쿠팡 앱 사용자도 다시 증가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쿠팡앱 일일활성화사용자수(DAU)는 902만2439명으로 집계됐다. 쿠팡 DAU는 지난달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이후 800만 명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2주 간 쿠팡 긍·부정 키워드 ⓒ썸트렌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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