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김병준 “노무현, 제3의 길 가려던 자유주의자”
[현장에서] 김병준 “노무현, 제3의 길 가려던 자유주의자”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7.2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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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7. 노무현, 탈권력 탈권위의 리더십
김병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시사오늘 김유종
김병준 교수는 20일 여의도 하우스(How's) 카페에서 '노무현, 탈권력 탈권위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연했다.ⓒ시사오늘 김유종

7인의 역대 대통령 평가를 해보는 의미 있는 판이 열렸다. 2022년 대선특별기획 ‘기적의 나라 대한민국, 7인의 대통령’ 이라는 제목의 세션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시대전환 조정환 의원의 공동 주최로 6월 8일부터 7월 20일까지 매주 1회 오후 7시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진행된다. 대한민국 대통령 7인의 분투사 속에서 이 시대의 과제와 지도자의 덕목을 찾고 시민과 함께 기억과 망각의 역사를 넘어서고자 마련됐다.

각 세션은 △이승만(6월 8일) △박정희(6월 14일) △전두환(6월 22일) △김대중(6월 29일) △김영삼(7월 6일) △노태우(7월 13일) △노무현(7월 20일) 순이다. ‘역사는 그들을 왜 선택했고, 그들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시사오늘>이 따라가 봤다. <편집자 주>

 

노무현, 그에 대한 오해
그리고 그가 꿈꾸던 세상


ⓒ시사오늘(=유튜브 갈무리)
7인의 대통령 강연은 유튜브 '쉬바견'을 통해 생중계 됐다.ⓒ시사오늘(=유튜브 갈무리)

김병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는 20일 “노무현에 대한 오해가 많다. 보수든 진보든 할 것 없이 오해가 많다. 때론 정치적 오해를 넘어 사람에 대한 오해도 많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명예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 옳고 그름이 분명한 유가적인 사람이라는 오해에 전면 반박했다.

그는 노무현을 ‘법가적 인간’이자 ‘시스템주의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사람과 사물에 대해 그르다 싶은 건 무조건 반대하고, 옳다 싶은 건 확신을 갖고 선악을 구분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잘못됐다”며 “노무현은 모든 인간은 똑같다고 보는 법가적 사상을 갖고 있었으며, 그런 인간이 활동할 법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 시스템주의자”라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노무현이 갖고 있었던 이상(理想), 즉 혁신하려던 대상에 대해 설명했다. △편향된 언론 △견제 받지 않는 권력 △지역주의 △빈부격차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노무현은 이성의 진보를 방해하는 모든 도그마(dogma)를 경계했다”고 말했다.

“노무현은 기본적으로 계몽주의자로서 인간의 이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 이성이란 자유와 평등을 향한 진보에 대한 믿음이다. 그는 계속해서 이성의 진보를 방해하는 모든 도그마에 대해 이의 제기해왔다.”

김 교수는 노무현이 도그마를 해체할 방법으로 ‘균형’과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그마를 깨기 위해서는 힘의 균형을 통한 다양성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지방분권 △균형발전 △균형 있는 노사관계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노무현은 ‘모난 돌이 정 맞는 세상’에 유감을 표했다”며 “부모가 자식에게 비겁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 봤다”고 덧붙였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
국가·대통령 권력의 이해


김병준 교수는 “친노, 친문이라 했던 사람들 중 노무현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지금의 진보와 노무현의 차이를 ‘권력에 대한 이해’에서 찾았다.

김 교수는 첫 번째 차이로 ‘국가 권력’을 들었다. 그는 “노무현은 공동체-시장-국가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공동체가 살려면 국가 권력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라 전했다. 그는 “노무현은 모세혈관에 해당하는 국민 한 명 한 명이 살아 움직여야 국가가 된다고 봤다”며 자유주의자로서의 관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선 캠프 시절부터 참여정부 시절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故 박세일 교수 영입 노력을 예로 들었다. 故 박세일 교수는 공동체 자유주의자로, 영입 제안 거부 이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및 여의도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노무현과 문재인 정부는 개혁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검찰 개혁을 보자. 문 정부는 국가 권력을 통해 개혁을 하려 한다. 노무현은 국가 권력을 갖고 개혁하면 그 자체가 하나의 도그마가 돼 또 다른 형태의 변질된 권력이 될 것이라 봤다. 그래서 노무현은 평검사와의 대화부터 시작한 거다.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았기에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정부는 그게 아니었다. 인사권이라는 칼부터 들이대지 않았나.”

두 번째 차이로 ‘대통령 권력’을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은 초기에 비서실을 개편해 총리실로 이관하고, 현안을 관리하고자 했다”며 “대통령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풀 수 없는 과제만 정책실에서 다루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어떻게 하면 현안으로부터 멀어지고, 노동개혁, 교육개혁,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국가 과제를 풀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노무현이 죽기 몇 달 전에 쓴 글을 공개했다. 아래는 그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정치를 하는 목적이 권세나 명성을 쫓아서 하는 것이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웃과 공동체, 그리고 역사를 위하여, 가치 있는 뭔가를 이루고자 정치에 뛰어든 사람이라면, 한참 지나고 나서 그가 이룬 결과가 생각보다 보잘 것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열심히 싸우고, 허물고, 쌓아 올리면서 긴 세월을 달려 왔지만, 그 흔적은 희미하고,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실패의 기록뿐, 우리가 추구하던 목표는 그냥 저 멀리 있을 뿐이다.

“노무현은 하고 싶은 게 많았다. 균형 발전도, 산업구조 개혁도 검찰 개혁도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법안 하나를 내면 행정부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회 안에서도 한참 걸렸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소요기간을 재보니 35개월이었다. 인수위 때 구상했던 정책이 새 정부가 들어서고 통과하는 거다. 그마저도 중간에 무산되는 것은 훨씬 많았다.

‘대통령 못 해 먹겠다’던 노무현에게 국민들이 면박을 줄 게 아니라 귀담아 들어야 했다.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없다. 그럼에도 국가 권력과 대통령 권력으로 개혁하려 하지 않았던 그다. 노무현은 국가주의적 진보가 아니었다. 자유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제 3의 길을 가려고 하던 사람이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격상으로, 강연자 제외 참가자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참여했다. ⓒ시사오늘(=ZOOM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거리두기 격상으로, 강연자 제외 참가자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참여했다.ⓒ시사오늘(=ZOOM 화면 갈무리)

한편 이날 강연을 맡은 김병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및 부총리,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또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사회를 맡았으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현장에서 강연을 들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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