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新격전지 ‘퀵커머스’…‘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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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新격전지 ‘퀵커머스’…‘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7.2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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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게 배송…시간·분 단위 격전 심화
오프라인 거점 활용 가능한 업체들에 새 시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모델이 21일 서울 동작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남성점에서 홈플러스 모바일앱(App)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온라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동작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남성점에서 홈플러스 모바일앱(App)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온라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배달앱 중심으로 이어지던 ‘퀵 커머스’(Quick Commerce) 경쟁이 유통업계로 번지고 있다. 새벽·당일배송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으며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신선함을 주지 못하게 됐고, 더 빠른 시간 내 물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프라인업체들의 연쇄 진출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들린다.

최근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인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와 물류테크 서비스 부릉(VROONG) 운영사 메쉬코리아는 합작법인(JV) ‘주식회사 브이’를 출범했다. 양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실시간 유통·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퀵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식음료 배송과 장보기 주문 이외에도 의류, 도서, 애견상품 등 신속 배송 상품군을 늘리고 서비스 지역 역시 단기간 내 전국으로 확대한다.

김영준 오아시스마켓 의장은 “차별화된 퀵커머스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IT물류전문 기업인 메쉬코리아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마트 장보기와 배달주문에 대한 신속 배송은 물론 모든 상품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종합 퀵커머스 기업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이커머스업체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퀵커머스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는 신선식품과 기존 매장들을 활용하면 퀵커머스 시장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홈플러스는 최근 1시간 내 즉시배송 서비스 매출이 론칭 당시보다 3배 이상 늘었다며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 매출은 전주 대비 20% 증가했다. 지난 12~18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선식품 매출도 전주 대비 6%, 냉동·냉장 간편식 매출은 25% 올랐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안으로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을 159개까지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hy(한국야쿠르트)는 프레시 매니저(이하 FM)를 물류망으로 삼아 퀵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다.  1만1000명 프레시 매니저는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다. 전체 FM이 하루에 처리하는 제품 수는 500만 개에 이른다. 이동식 냉장 전기카트를 사용해 냉장보관 제품도 전달이 가능하며 hy의 550개 물류 영업거점이 FM 배송을 지원한다.

퀵 커머스 사업 고도화를 위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전략적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hy의 통합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IT 플랫폼을 지원한다. hy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FM과 IT플랫폼이 연동된 근거리 퀵커머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도 화장품 즉시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매장망을 활용, 온라인주문 상품을 배송지 인근 매장에서 발송해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서비스다. 3시간 이내 배송을 내세운 ‘빠름 배송’을 비롯해 오후 3~4시에 받을 수 있는 ‘쓰리포(3!4!) 배송’, 저녁 10~12시에 배송되는 ‘미드나잇 배송’ 등의 옵션 선택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용 건수도 증가세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지난 12~20일까지의 일평균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직전 7월 일평균 대비 23% 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이커머스와의 배송 경쟁에서 밀려온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역으로 거점 매장을 활용해 퀵 커머스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간, 분 단위 배송 수요를 노린 만큼 기존 골목상권, 소규모 매장들과 타깃이 겹칠 수밖에 없어서다. 해당 논란이 계속되면 상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여지도 상당하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미 지난해 편의점주들을 중심으로 배달앱 업체의 즉시배달 서비스 진출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온 바 있다. 당시 편의점주협의회는 “배달앱 업체가 B마트와 요마트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골목상권과 중간 유통망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며 “골목 상권 침탈 야욕을 철회하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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