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해찬·김한길 ´뒤돌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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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이해찬·김한길 ´뒤돌아 보세요~´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5.2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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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朴은 균형감각 필요 李는 자아성찰부터 해야 金은 무계파에만 충실하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한 박지원 원내대표가 발언한 대목이 도마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부산경남 지역에 유명한 인물이 많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PK정권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대권주자들 중 PK 출신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로 국한된다. 반면, 손학규 상임고문은 수도권 출신이고, 정세균 상임고문은 호남 출신이다.

PK지역에 갔으니 PK 당심을 독려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로서 전할 말은 아니었다. 비PK출신 대권주자들이 들었다면 꽤 서운했을 발언이다. 손학규 상임고문 측은 이와 관련 적절치 못한 말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박 연대'에 대한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원내사령탑에 올랐을 당시 세력균형에 힘쓰겠다고 거듭 강조한 줄로 안다. 편향되지 않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기 바란다.

ⓒ뉴시스

이해찬 후보 측은 22일 김한길 후보를 겨냥, "아름다운 경선은 자기성찰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를 했다면 겸허히 돌아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고문 측이 자기성찰을 운운할 처지는 아니라고 본다.

전날 이해찬 후보는 김한길 후보가 부산 합동토론회에서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자 "위선과 거짓된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2007년 2월 '노무현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맨 먼저 23명을 데리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사람"이라고 김 후보를 비난했다. 또 "김 후보는 2008년 1월에도 '오만과 독선의 노무현 프레임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대선 패배를 전부 노무현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고 공격했다.

과거 발언을 문제삼아 상대방 흠집내기는 이해찬 후보 또한 만만치 않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이 고문은 '이-박 연대' 논란으로 당 내홍을 격화시킨 인물이다. 그런 이 고문이 당 대표 출마시 '통합정신'을 강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계파간 갈등을 일으켰던 담합과 관련해 충분한 성찰이 선행되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풍 조짐은 괜히 온 게 아니란 얘기다.

김한길 후보의 '이-박 연대' 때리기는 1절로 끝냈어야 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그 수위는 점점 짙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대권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끌어들인 모습은 보기에 썩 좋지 않다.

김 후보는 문 고문의 지지율 하락이 '이-박 연대'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문 고문이야말로 '이-박 연대의 최대 피해자'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문 고문이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제가 당선돼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물론 선거 전략상 부산지역의 표심을 얻고자 이같이 발언했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이-박 연대' 공세를 위해 문 고문을 거듭 활용하는 것은 지양해야겠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문 고문을 진짜 위한다면 말이다.

아울러 김 후보에게는 궁금한 것이 있다. 자천타천으로 무계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그렇냐는 것이다. 최근 행보를 봐서는 조금 의아스러움이 들어서 하는 소리다. 계파주의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비빌 언덕은 찾겠다는 분위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당대표 출마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권양숙 여사를 방문,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 후보는 정치를 다시금 시작해 인사드리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치권은 이를 두고서 당 대표 출마가 임박했다고 관측했다. 이러한 예측은 맞았고, 김 후보는 이제 노무현 정신을 강조한다. 아울러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출범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피력한다.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노라면, 친하지 않는데 친한척 하는 것을 볼 때의 거북스러움이 든다. 특히 탈계파주의와 계파주의 간 양다리를 걸친 분위기라 더욱 겸연쩍다. 그것은 마치 이해찬 후보가 담합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DJ정신을 살리자며 이휘호 여사를 방문한 것을 접할 당시 느꼈던 '찜찜함'과도 같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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