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이슈] 교촌치킨, 또 배달료 인상 주범 낙인…SNS 여론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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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이슈] 교촌치킨, 또 배달료 인상 주범 낙인…SNS 여론 ‘악화일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7.3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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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산업계에서는 사람들의 제품 평가, 소비 이력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추정하고, 사전 차단하는 데에 위치 정보를 활용 중이다. 또한 최근 국내외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치를 때 여론조사보다 빅데이터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 예측까지 할 수 있는 빅데이터, 오늘날 우리 사회 전(全)부문에 걸쳐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특히 소셜 빅데이터 분석은 최근 가장 핫한 이슈와 사회적 키워드 흐름을 감지하는 데에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며, 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 소통 수단으로 활용된다. 나아가 해당 이슈가 향후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전망해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되기도 한다. 〈시사오늘〉은 빅데이터·인공지능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는 썸트렌드를 이용해 주요 이슈에 대한 SNS 여론을 살피는 코너 '빅데이터로 본 이슈'를 연재한다. 썸트렌드는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유튜브 등 326억 건에 달하는 소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소셜 빅데이터가 말하는 교촌 배달료 인상
최근 한 달간 여론은 비판 목소리↑

썸트렌드에서 분석단어 ‘교촌’을 설정하고 ‘배달비’, ‘배달료’를 포함어로 설정했을 때 6월 30일부터 7월 29일까지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긍·부정어를 분석한 워드맵 ⓒ썸트렌드 캡처

교촌치킨 일부 가맹점이 배달비를 인상하면서 전반적인 배달비 인상에 불을 지필지 업계·소비자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은 최근 기본 배달비를 기존 2000원에서 3000원으로 1000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썸트렌드에서 분석단어 ‘교촌’을 설정하고 ‘배달비’, ‘배달료’를 포함어로 설정했을 때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29일까지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부정 단어가 62%를 차지했다. 크게 연관이 없는 소음, 풍경, 성격, 외모 등의 속성 단어는 검색 설정에서 제외했다. 

전체 순위에서에서는 ‘먹고싶다’는 단어가 1위였지만 뒤이어 ‘비싸다’, ‘뿔나다’, ‘별로다’, ‘수수료 부담’ 등의 부정 단어가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조사 기간 중 7월 2주차까지는 ‘먹고싶다’는 키워드가 1위였던 데 반해 7월 3주차부터는 ‘비싸다’가 1위에 올랐고, ‘가격 오르다’라는 키워드도 새롭게 순위권에 올랐다. 7월 4주차에는 ‘수수료 부담 크다’, ‘꼼수’, ‘부담’ 등의 부정 단어가 1~3위를 차지했다. 최근 1주일 간(7월 23일~29일) 배달료 인상을 두고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같은 조건에서 긍·부정 단어 분석 결과 부정 단어 비율은 73%까지 올랐다. ‘비싸다’, ‘뿔나다’ 등의 부정 단어가 주를 이뤘다.

본사 측은 배달비 인상에 관해 가맹점이 재량으로 진행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시선이 곱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배달업계가 호황을 이루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교촌에프앤비 매출액은 44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10억 원으로 4% 늘었다. 올해 1분기도 매출액 1239억 원을 달성하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럼에도 배달비를 인상한 것이다.

다만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배달비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 인건비, 원부자재값 상승 등으로 생존 절벽에 내몰렸다는 호소다. 아울러 비(非)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배달비를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 없다는 자조 섞인 한탄도 나온다. 교촌은 대형 프랜차이즈인 만큼 배달비 인상에도 소비자들이 찾겠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사업장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소셜 빅데이터가 전망하는 배달료 이슈는
갑론을박에도 여전히 ‘비싸다’ 인식

썸트렌드에서 최근 한 달 간 분석 단어 ‘배달비’, 동의어 ‘배달료’를 넣고 살펴본 긍·부정 워드맵 ⓒ썸트렌드 캡처

여론이 갈리는 와중에도 아직까지는 배달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보인다. 썸트렌드에서 최근 한 달 간 분석 단어 ‘배달비’, 동의어 ‘배달료’를 넣고 살펴본 긍·부정 분석 결과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부정 비율이 가장 높았던 날은 7월 27일로, 교촌치킨 배달비 인상 이슈 시기와 맞물린다.

해당 기간 키워드 전체 순위를 살펴보면 ‘무료’가 836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비싸다’(756건), ‘가능하다’(592건), ‘아깝다’(407건), ‘먹고싶다’(29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 키워드가 48%를 차지했지만 그 중 무료 키워드는 배달비가 무료일 때 긍정적인 의견을 언급할 때 등장한 단어여서, 사실상 부정적인 여론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간 동안 분석된 전체 키워드 중 부정 키워드는 38.6%를 차지했고 중립 키워드는 12.5%였다. 

실제 분석 단어가 해당된 인터넷 여론을 살펴보면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배달비가 너무 비싸다”, “배달비가 있는지 모르고 냉면을 시켰는데 배달비가 너무 비싸더라”, “최소 주문금액도 비싸고 배달비도 비싸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자영업자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배달비가 너무 비싸서 매장 배달을 직접 해봤는데 앞으로 자주 배달을 나가야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교촌은 2018년 외식업계 중 배달비를 처음 공식적으로 도입한 업체다.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향후 배달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론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논란이 일 때마다 일종의 ‘원흉’으로 지목될 수밖에 없다. 첫 배달비 도입 발표 이후에도 꼼수 가격 인상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치킨업계는 가격 인상을 추진했지만 정부, 여론의 압박으로 이례적으로 인상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교촌을 비롯한 외식업계가 배달비 유료화를 실시하는 데는 가맹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교촌치킨 역시 가맹점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배달비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었다는 이유로 배달 유료화를 실시했다. 이후 교촌은 배달앱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자체 주문앱 육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배달비가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이 같은 노력도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2018년 유료 배달 도입 이후에도 교촌의 1위 자리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이번 배달료 인상 이후에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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