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편의점업계의 2021년 2분기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BGF리테일은 호실적을, GS리테일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28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8억 원으로 27.7% 줄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7월 1일 GS홈쇼핑과의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이 상당 반영된 영향이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실적 하락폭이 시장 추정보다 큰 편이다. 이는 GS리테일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편의점부문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편의점(GS25)부문은 해당 기간 매출이 1조81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63억 원으로 5.6%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지난 5월 남혐 논란으로 불거진 GS25 불매운동 여파가 아니냐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아울러 지난 5~6월 주말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영업에 지장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 판촉비 등이 늘어난 점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키움증권 박상준·송민규 연구원은 "2분기 편의점 업황은 5∼6월 강수량 증가와 학사일정 정상화 지연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라고 전했다. 

GS리테일의 실적은 올해 3분기도 우울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오는 20까지 연장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박상준·송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도 7월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상향되면서 유동 인구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7005억 원, 영업이익은 58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31.9%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번 호실적에 대해 BGF리테일은 차별화된 성장 동력 전략이 통했다고 설명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점포 개선 프로그램인 '점프업' 프로젝트 등을 통한 영업 전략을 실행한 것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으며 간편식 업그레이드, 생활 서비스 확대, 알뜰 프로모션 전개 등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협업을 통한 차별화된 '수제 맥주'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곰표 밀맥주는 CU가 대한제분의 곰표, 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만든 수제 맥주로, 출시 3일 만에 초도 물량 10만 개가 완판됐으며 지난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600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 6월에는 이너웨어 전문 기업 BYC, 오비맥주와 '백양BYC 비엔나라거'를 출시, 판매 사흘 만에 80%가 넘는 판매율을 기록했다. 실제로, CU의 5월 수제 맥주 매출은 지난해보다 4.8배나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GS25의 불매 운동에 따른 '반사 효과'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U는 GS25의 남혐 논란이 있었던 지난 5월부터 줄곧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기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상반기에 '곰표 맥주', '리치-리치 삼각김밥' 등을 발굴하면서 제품 개발력을 입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N+N 프로모션' 강화를 통해 대량 구매 고객을 유입하고 객단가도 상승시킬 계획"이라며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격상이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학습효과로 인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이자 올림픽 특수효과와 백신 접종률 상승 기대감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