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올림픽 특수?…‘중소 자영업자’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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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속 올림픽 특수?…‘중소 자영업자’는 울었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8.0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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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경기에 대형社 치킨·맥주·안주류 매출 증가
중소 자영업자들은 '정상영업 불가'…“거리 두기 손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오후 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점심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12일 오후 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점심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외식업계 올림픽 특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비대면 소비 중심 마케팅을 적극 펼친 대형 프랜차이즈 등 유통·외식업체들은 매출이 증가한 반면, 중소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을 집에서 관람하는 ‘홈관중’을 겨냥한 업체들이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 비비큐는 지난달 31일 전주 대비 일매출이 43% 상승했다. 이날은 배구, 축구, 야구 등 경기가 저녁 시간 동시에 진행된 날이다. 비비큐는 앞서 도쿄올림픽을 기념해 ‘2020 도쿄올림픽 팀코리아 메달 세트’를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세트는 금·은·동메달 각각 A, B세트 2가지로 구성, 총 6종의 각기 다른 조합으로 출시됐다. BBQ앱 할인 등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BBQ 관계자는 “현재 금메달 세트 메뉴가 판매 비중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홈관중이 늘어남에 따라 2020 도쿄올림픽 팀코리아 메달세트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했다”며 “황금올리브 치킨, 깐풍치킨, 그리고 BBQ 비어 등 조합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몰도 주문량이 늘었다. 마켓컬리는 2020 도쿄올림픽이 개막한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 안주류와 무알콜 주류의 판매량이 이전 기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한국 선수들의 빅매치가 몰린 날에는 관련 상품의 판매량이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가 한국 축구, 야구, 배구, 양궁 등의 경기가 연달아 열린 7월 31일 직전 날인 7월 30일 주요 안주류의 판매량을 전날과 비교·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술안주로 선호도가 높은 닭 근위(닭똥집) 구이의 판매량은 125% 늘었다. 순대는 39%, 치킨과 감자튀김은 각각 23%, 14%씩 판매량이 증가했다. 무알콜 주류의 판매량도19% 증가했다. 축구 온두라스전(7월 28일)을 앞둔 27일에는 전날보다 막창은 232%, 곱창 24%, 수육 23% 등 판매량이 늘었다. 도쿄 올림픽 기간 전체로 보더라도 먹거리, 무알콜 주류 등의 판매 증가세는 뚜렷했다. 7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 12일간 판매량을 보면 이전 기간(7월 11일~22일) 대비 꼬치류의 판매량이 96% 늘었고, 대창과 닭 근위는 90%, 52%씩 증가했다.

편의점도 수혜를 입었다. 이마트24가 올림픽 경기가 시작된 7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의 매출을 살펴보니, 직전 주 동기간(7월 9일~17일) 대비 맥주는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하게 조리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는 117%,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간편안주는 70%, 마른안주는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여자 배구 한일전 등 빅 매치가 있었던 지난 주말(7월 31일) 맥주와 안주류는 7월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제외한 중소 자영업자들은 제대로 된 영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손님이 뚝 끊긴 상황에 특수는 꿈도 꿀 수 없다. 

실제로 소상공인 데이터포털 운영사인 한국신용데이터 자료를 살펴보면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처음으로 적용된 지난달 12~18일 서울 지역 자영업자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21% 줄었다. 이밖에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도 각각 14%, 13%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저녁 장사만 놓고 봤을 때는 서울 지역 자영업자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 올림픽 기간에도 이와 비슷한 감소폭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때문에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정부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을 중단하라고 연일 호소하면서 정부 규탄 차량시위도 불사하고 있다.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는 거리두기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대위 측은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했음에도 연일 15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더 이상 거리두기 조치가 작동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확진자 수 세기에 기반한 자영업 규제 일변도의 방역 방식에서 ‘치명률 기반 방역수칙 전환’과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비율 분석을 통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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