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군 건설사는 삼성물산 하나뿐이다”
[기자수첩] “1군 건설사는 삼성물산 하나뿐이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8.06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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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우리나라에서 1군 건설사는 삼성물산밖에 없다."

지난 6월 광주 동구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계기로 건설현장 안전관리인력의 현실에 대해 최근 취재·보도하는 과정에서 만난 안전관리자들이 입을 모아 한 얘기다. 그들은 국내 건설업체들을 '1군-삼성물산 건설부문, 1.5군-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2군-10대 건설사, 3군 이하-그외'로 분류한다. 평가 기준은 단 하나, '건설현장 안전관리'다. 건설업계 안전관리자들이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건설현장 안전관리 측면에서 유일한 1군 건설사로 꼽은 주된 이유는 '시스템'과 '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 등 모그룹 계열사 일감이 많은 업체다. 이 같은 국내외 프로젝트에서 삼성그룹이 해당 현장에 배치하는 안전팀은 발주처 안전관리자, 환경안전담당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현장소장 등), 관리감독자, 시공사 안전관리자, 하청업체 안전관리자, 용역 안전관리자, 안전감시단 등 최대 7~8단계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한정된 안전관리자에게 각종 잡무가 돌아가는 일반적인 건설현장 분위기와 전혀 다르다고 한다. 또한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안전관리비를 최대한 줄이는 통상적인 건설현장과는 달리, 안전관리비가 계상된 후에도 추가 안전비용 투입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안전관리인력들의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안전사고 예방·방지 효과를 거두기 위함으로 보인다.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비용에 한계가 없다면 안전사고 발생 시 담당자들이 핑계를 대기 어렵다. 다른 건설사 현장에 비해 잡무는 적지만 서류 업무가 지나치게 많은 부분도 역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발주처나 시공사는 책임을 회피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때문에 건설업계 안전관리자들 사이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현장은 '워너비'인 동시에 '돈워너비'라고 한다. 그럼에도 다들 한 번은 찍고 싶다고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현장에서 안전관리자(계약직이라도)로 일했다는 것 자체가 경력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대한 인적·물적자원 투입에 적극적인 건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회사여서로 판단된다. 자칫 중대재해가 터지면 오너일가와 그룹 이미지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그룹 일감 건설현장에서의 안전사고 발생은 치명적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삼성그룹의 위상이 실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설비 배치 등 회사기밀 관리 측면에서도 안전관리에 집중 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다. 마찬가지로 모그룹 계열사 일감이 많은 SK에코플랜트가 1.5군으로 꼽힌 부분은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그러나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행보는 그간 보여준 '건설현장 안전관리 1군 건설사'의 모습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0대 건설사 가운데 노동자 수가 가장 많음에도 2015~2019년 누적 사고 사망자 수는 뒤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노동자 1만 명당 산재자 수 비율을 뜻하는 만인율은 5.5명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그러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상반기에만 사망사고가 3명째다. 특히 그룹 일감인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현장에서 지난 6월 노동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한 게 너무나 아쉽다. 안전관리자들 사이에서도 왜 그런 사고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장에서 터졌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군'이라는 표현에는 여러 뜻이 담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선도한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어느 산업군이든 1군 업체로 분류된다면 그만큼 책임감을 안고 업계를 지속 선도해야 하는 것이다. 1군 업체라면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선 결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건설업계는 물론, 전(全)산업계가 안전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은 때다. 또한 삼성그룹이라는 재벌 대기업에게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많은 부담이 있겠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군 건설사로서 모범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다행히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번 하반기 들어 △법정 안전관리비 외 안전강화비 편성 △협력사 안전관리비 선집행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제 도입 등 건설현장 안전관리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뿌리 뽑힐 때까지 안전관리 분야를 선도하는 1군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다시 앞장서주길 바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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