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민주당, 18대 대선 패배와 국민의힘 내전 
[역사로 보는 정치] 민주당, 18대 대선 패배와 국민의힘 내전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1.08.0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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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민의적 된다는 사실 잊어서는 안 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 참모진과 함께(사진 좌, 사진제공=청와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우, 사진제공=국민의힘)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국민의힘이 국민의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 참모진(사진 좌, 사진제공=청와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우, 사진제공=국민의힘)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국민의힘이 국민의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돼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소름이 끼치는 일이다. 민주당의 명맥을 잇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모습을 보자. 집권당과 싸우고 있지만 사실은 기득권 지키기에 바쁘다. 정권교체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공언하지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의 민낯은 기득권에 안주하는 제1야당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 석패이후 ‘민주당 18대 대선평가위원회’을 이끌었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최종숙 교수가 <정치는 감동이다>에서 진단한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실태다.

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은 18대 대선에서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18대 대선 패배의 씨앗이 된 19대 총선에서 제1야당 민주통합당은 지나친 오만과 불통, 터무니없는 낙관주의에 취해 국민의 마음을 외면했다. 

특히 19대 총선은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같은 해에 치르는 최대 정치 이벤트로 18대 대선의 전초전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또한 집권 말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최종 평가전이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이 중요한 기회를 망각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2년간의 성적표에 기고만장했다. 2010년 지방선거 승리,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등 전리품이 너무 화려했다. 보수 야권의 분열도 한몫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기 하락세는 멈출 줄 몰랐고, 친이계와 친박계의 내전은 끊이질 않았다.

마침 대형 호재가 터져 나왔다. 2011년 10월 집권 한나라당에서 ‘디도스 사건’이 터졌다. 한나라당 인사가 범행에 연루됐고, 결국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가 출범하며 새누리당으로 변신했다.

민주통합당은 제1야당의 몰락을 즐기며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엄청난 오산이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보수의 상징과 같았던 청색을 과감히 버리고 빨간색으로 전격 교체하며 모든 것을 바꿨다. 새로운 인물들이 중용됐다. 특히 민주당의 전유물인 ‘경제민주화’의 신봉자인 김종인과 현 국민의힘 대표인 이준석과 같은 새 인물들이 수혈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19대 총선 승리를 위해 공천혁명을 주도하며 152석이라는 기적과 같은 승리를 만들어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 지도부의 전략 부재, 공천 잡음 등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선거 막바지 서울 노원구 갑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등이 민심 외면을 자초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민심이 이명박 정부를 떠났다’는 사실이 과신의 늪에 빠지게 했다는 것이다. 승리를 자신한 한명숙 지도부는 민심 외면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대해서 ‘무원칙, 무쇄신, 무감동’이라는 비판이 폭주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눠먹기식 공천’과 ‘측근 공천’, ‘모르쇠 공천’이 남발됐다. 깃발만 꽃으면 당선된다는 터무니없는 오만과 불통이 낳은 참패였다, 정권 심판이 아닌 야당 심판이 된 대표적인 선거가 19대 총선이다.

결국 절대 질 수 없다던 19대 총선은 18대 대선 패배의 예고편이 됐다. 박근혜 비대위의 쇄신이 국민의 지지로 이어졌다. 정국은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이 주도했고, 마침내 8개월 후 18대 대선 꽃가마의 주인공은 박근혜가 됐다. 민심을 만드는 자와 민심을 받으려는 자의 차이가 낳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국민의힘 내홍을 지켜보면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최종숙 교수의 냉철한 자기반성과 진단이 새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준석 대표와 ‘고래’로 지칭되는 윤석열 후보 간 자존심 싸움이 연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이 대표가 주관하는 당 행사에 연속적으로 불참하면서 불거진 갈등이다. 물론 최재형 후보 등 이른바 4강 후보들도 불참히긴 했다.

이준석 대표가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된 것은 이준석 개인의 지지가 아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보수지지층이 ‘누구라도 좋으니 이 썩어빠진 국민의힘을 개혁하라’고 내린 준엄한 명령이다. 당 대표는 선수가 아닌 심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 대표의 행태를 보면 올림픽 금메달 시상식에서 심판이 시상대 중앙에 오르려는 격이다.

윤석열 후보도 그렇다. 정치경험이 일천한 초보가 너무 잦은 설화(舌禍)를 일으키고 있다. ‘윤적윤’, 즉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는 세간의 조롱이 들린다. 국민은 문재인 정권에 맞선 의기 높은 검사 윤석열을 신뢰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치력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하다. 올림픽 출전도 결정 안 된 선수가 이미 올림픽 금메달 시상식에 오르려는 것과 같은 경거망동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19대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민심이 이명박 정부를 떠났다’는 팩트를 오만과 불통으로 승화시킨 탓이다. 아울러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터무니없는 확신으로 18대 대선에 뛰어들어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만 생각해야만 한다. 지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승리는 정권교체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험대였다.

만일 두 사람이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국민의힘이 ‘국민의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심을 만드는 자와 민심을 받으려는 자의 최후는 천지차이다. 민심은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향하는 나그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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