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탄소중립’…철강업계, 지난해 생산량 줄었는데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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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탄소중립’…철강업계, 지난해 생산량 줄었는데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8.1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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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나홀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현대그린파워 포함 영향
온실가스 집약도는 3사 모두 열세…중장기 환경투자 강화로 만회 노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철강 3사 생산량,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시사오늘
철강 3사 생산량,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시사오늘

국내 철강사들이 ESG 경영 강화와 탄소 중립에 동참하며 친환경 제철소로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지만, 실상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제품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 온실가스 집약도가 제자리 수준을 맴돌고 있어서다.

12일 주요 철강사들의 연간 경영성과, 지속경영 보고서 등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개사의 지난해 합산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Scope1,2)은 1억610만tCO2e로, 2019년 1억416만tCO2e 대비 1.9%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생산 감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난 결과로, 철강사들의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드러낸다. 철강 3사의 지난해 제품 생산량이 6085만 톤으로 6.8% 줄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합작 관계사인 현대그린파워의 배출량이 추가 집계되면서, 1년새 30%에 달하는 660만tCO2e 가량이 늘어나게 됐다.

그나마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온실가스 저감을 이루며 친환경 기조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지만,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증가분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460만tCO2e의 온실가스를 저감했고, 동국제강의 경우에는 5만tCO2e 가량의 배출량을 줄였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생산량 기준) 측면에서는 철강 3사 모두 고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톤 조강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9년 0.94톤 수준에서 지난해 1.35톤으로 급증했다. 동국제강도 온실가스 집약도가 0.309톤에서 0.314톤으로 1년새 소폭 늘었다. 

고로 중심의 포스코는 지난해 1톤 조강 시 2.11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2019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집약도 측면에서는 가장 열위를 보였다. 온실가스 총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약도를 낮춰야 제철소 내 실질적으로 온실가스가 저감됐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석연료·원료 사용 감축과 에너지효율 향상 등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는 철강사들이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비전에 동참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개발과 환경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만큼, 향후 점진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실례로 포스코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조2000억 원의 환경투자를 이뤘으며, 오는 2024년까지 2조4000억 원을 추가 집행해 친환경 제철소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제품 생산 뿐 아니라 사용 단계에서도 친환경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가스틸과 발전구조물 용도의 포스맥, 친환경 LNG 선박용 강재들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친환경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에너지 사용을 통한 온실가스 간접배출(scope 2)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64%를 차지하는 만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친환경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에코아크 전기로를 필두로 바이오 보일러,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운영하며 온실가스 저감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 에너지 절감을 위한 폐열 회수 기술과 부생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해 온실가스 저감과 원가 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환경투자비용은 올해부터 5년간 4900억 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해당 금액은 지난 1월 발행한 녹색채권으로 조달돼 그 의미를 더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G 강화 기조에 힘입어 친환경 기술개발과 환경투자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본격적인 기술 상용화는 2025년도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는 코로나 기저 효과로 인한 철강 수요와 생산량 증가 등의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유의미한 온실가스 저감 성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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