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역사'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병도의 時代架橋] '역사'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1.08.14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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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경시(輕視) 현상' 심각
북한 정권, 民族史 전체 날조
南 정권들 종합적 '역사평가' 험난
野 이준석 리더십도 역사 인식을
실정(失政) 호도하는 '역사 심판론'
대통령들의 역사관과 통치행적 논란
최고 지도자부터 역사 두려워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우리 민족 현대사의 불행은 정치권력의 역사 경시(輕視) 현상에 있다. 민족사 전체를 날조, 선량한 북한 동포들을 대상으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반세기가 넘도록 신격화 우상화 해온 북한 정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권력의 민족사 날조는 그래서, 우리 민족사 전체적으로 최대의 불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의 사정은 그 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지만, 역시 '역사 경시 현상'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임기 중에 '역사'를 내세우며, '민심'과 '상식'을 무시한채 나름의 강한 통치의욕으로 질주하다가, 적지 않은 후유증의 유발 또는 다음 정권의 부담으로 남겨놓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심지어 통치기간내의 각종 실정(失政)을 '역사'에 떠넘기고 넘어가려한 대한민국 지도자들의 경박성과 무책임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독일의 사상가이자 경제학자인 카를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그 다음에는 소극(笑劇)으로_.” 그동안 우리가 목도한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는 비극인가? 아니면 소극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곳곳이 참담하게 얼룩졌다.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시 총체적 평가로 나타남이 공평한 측정일 것이다. 누가 국리민복을 위해 얼마나 실질적이고 진실한 치적을 남겼는가. 누가 나라의 긴 장래에서 볼 때 튼튼한 국력도약의 초석을 놓았는가. 누가 민족정기의 도덕성 구축을 위한 주춧돌을 얼마나 확보시켰는가. 이런 다각적 기준들이 여야 지도자들에게 엄격히 적용될 때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좀더 종합적이고 진지하게 내려져, 비로소 '역사적 진실'에 근접하게 될 것이다.   

우리 민족 현대사의 불행은 정치권력의 역사 경시(輕視) 현상에 있다.ⓒ연합뉴스
우리 민족 현대사의 불행은 정치권력의 역사 경시(輕視) 현상에 있다.ⓒ연합뉴스

군사정권, '반(反)역사 병리'의 그림자 

그런 관점에서, 우선, 군사정권 시절부터 회고해 보자.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 시기에도 이들 대통령들 역시 '역사'를 항상 말했고, 심지어 박대통령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 까지 하며, 현실적 여론 환경을 무시한채 나름의 투철한 역사관으로 모든 일을 자기 뜻대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경제치적에서 자유민주 대한민국의 정통성 확보에 길이 빛날 실질적인 물적(物的) 토대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집권 후반부 한국정치 도덕성 타락의 원죄를 태생시켰음도 부인할 길은 없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새 역사 창조'를 들고 나섰고, 일각의 치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박정희 군사정권의 후반부 권력 병리 폐습 관행을 그대로 이어 받은 후, 한 발 더 나아가 반(反)국민적 부패행위를 더욱 노골적이고 양성적으로 세습, 나라 전체의 사회 풍조와 정치체질에 '반역사적' 병리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드리우고 말았다. 

그렇다면, 문민정부 이후는 어떤가. 한 때 노무현 참여정부도 의욕을 앞세워 과거사를 청산하겠다고 나선 일이 있었다. 국가기관까지 만들어서 영욕으로 얼룩져온 우리의 근현대사를 파헤쳐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역사정의를 바로세워 보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진위가 어디에 있었던 간에 파장이 심상치 않았다. 나라가 분열하고 사회적인 반목분위기가 곳곳에서 확산됐다.

한마디로 그 짧은 임기에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한번 다시 틀어보고, 소위 '역사바로세우기'를 해보겠다는 의도였지만,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각계요로의 의구심과 국가 사회적 후유증에 대한 걱정들이 결코 적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여론의 비난속에 결과는 보잘것 없이 끝나고 말았다.

YS-DJ, '역사바로세우기'-'제2건국' 흠결 

노무현 정부만이 아니다. 그 이전, YS DJ 양김 정부도 지적할 대목이 적지 않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문민정부는 당초 '역사바로세우기'를 정권의 기치로 내걸고 출발, 일제 총독부 건물과 군사통치 밀실정치의 산실인 안가를 철거하고, 금융실명제 실시와 함께 비리를 저지른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등 자신의 이른바 '역사관'을 관철하려는 의욕적 통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결국 김 전대통령도 당초의 약속에 완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채, 휘하 일부 고위 경제관료의 판단오류 등에서 비롯된 경제실정으로 IMF 외환위기를 야기, '역사바로세우기'에 최종적 흠결을 남기고 말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DJ)도 마찬가지다. 그는 '역사바로세우기'는 내세우지 않았지만, 이와 유사한 '제2 건국'을 처음부터 들고 나왔다, 즉, 재건국의 각오로 해방 이후 자신의  집권 이전까지 흐트러져온 나라를 진정 바로세워 보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집권기간 역시, 아들들과 측근들은 물론 공공기관 책임자들에 이르기까지 권력부패가 심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주요 시책에 있어서도 공적자금 운용문제를 비롯하여 국민연금, 공공기업 운영실태, 기업 구조조정, 빈부격차 심화 등 경제분야에서 상당한 문제점과 위험수위의 부작용을 다음 정권에 이월시켰고, 여기에다 독도문제, 일본 과의 어업과 농업협상 실패 논란, 북한에 대한 무분별 햇볕정책 등으로 인한 이른바 '대한민국 정통성 시비'의 단초까지 제공했다는 비판론을 받았다. 역사적 흠결이 확연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임기 막바지에 불거진 이른바 '햇볕정책'을 둘러싼 대규모 불법 대북 비밀자금 지원 스캔들과 관련, 국민적 궁지에 몰리자 '모든 것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겠다"는 수사(修辭)로써 이를 벗어나려 했다.

물론 이들 양김이 그들의 정치생애에서 극심한 반민주적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 투쟁의 의로운 시절을 겪었다는, 현대사적 관점의 긍정론까지 호도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측면도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의 '정치생애'가 전적으로 反국익적, 反국민적 역사로만 기록될 수 없다는, 설득력있는 반론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역대 대한민국 통치자들의 '역사관'과 그 통치행저들을 조감해 볼 때 어느 하나 절름발이가 아닌 것이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모든 일이 잘못 돌아가고, 통치행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땅에 떠어질 때 쯤이면 으레 나오는 말이 '역사의 심판 운운'이란 사실이다. 

文 정권, 헌법유린 국체(國體) 흔들어

그렇다면, '오늘'은 어떤가. 오늘은 더 심각하다. 現 문재인 정권의 '역사'는 과연 어떤 개념이며, 어떤 현실에 놓여있는지,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국가적으로 文 정권의 가장 큰 '反역사'는 헌법 유린으로 진단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규정한 헌법이 만들어진 지 73년이 흘렀다. 9차례 개헌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식민지배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선진 대한민국을 일궈낸 기초가 된 것이 바로 헌법이다.

그러나, 文 정권은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와 공화제, 삼권분립, 자유시장경제, 자유에 기반한 통일 추진이라는 주권재민 국체(國體)를 흔들었다. 이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구체적인 법치 붕괴로 나타났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법원을 사조직이 장악하도록 해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든 것은 그야말로 크나큰 과오다.

정녕 헌법은 심각한 위기다. 헌법은 물론 헌법이 토대로 하는 근본 가치인 법치주의를 부정하려는 시도가 국가 전(全) 영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게 작금의 실상이다. 집권세력이 장악한 정부와 국회는 말할 것도 없고, 법의 최종 수호자인 사법부조차 ‘정권 눈치보기·편가르기’ 판결로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여권은 평등·공정·정의 등 미사여구를 앞세우며 대한민국 건국을, 그리고 그 근간인 헌법을 끊임없이 폄훼하고 부정하려 들고 있다. 이는 삼권분립은 물론 국가 정체성을 왜곡하고 뒤흔드는 행위다. 제헌절을 맞아 역사적으로 무너져가는 헌법정신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의 위기는 곧 선진 대한민국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전범(戰犯)과 세습 독재자 떠받드는 '반역(反逆)'

문재인 정권의 두번째 큰 역사적 과오는 남북관계의 오류에 있다. 그것은 '과거를 잊은 나라에 미래는 없다.'는 명제와 연결된다. 특히 비극의 역사는 더욱 그렇다. 

文 정권은 집권후부터  6·25전쟁의 교훈을 망각하고, 심지어 침략 전범(戰犯)과 세습 독재자들을 떠받드는 분위기까지 횡행하게 만들었다. 호국 영령들을 모독하고 국가 안보를 뒤흔드는 위험한 일을 서슴치 않았다. 

북한 김일성의 6·25 남침 71주년을 앞두고 보도된 문 대통령 인터뷰와 대법원 ‘병역거부 무죄’ 판결은 그 실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 가관이고 참담하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홈페이지에 ‘마지막 제안(Final Offer)’ 제목으로 보도된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 감각도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우리 아이들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했다”고도 했다. 김정은 말을 그대로 믿었다면 무지한 것이고, 실체를 알면서도 미화했다면 반역적이자 '反역사적'이다. 

이런 움직임이 문 정권 곳곳에 만연해 있다. 6·25 침략과 이제는 핵 위협까지 하는 북한 정권 책임은 얼버무리고 그냥 ‘예우’만 강조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게 반(反)국체이자 반헌법이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에게 남은 1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달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문 대통령은 국체와 법치 훼손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역사속 이준석 리더십 비판론

그렇다면, 문 정권의 '反역사'를 견제해야 할 야권의 현주소는 어떤가. 이 또한 역사적 관점에서 진단치 않을 수 없다. 

20대 대선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일자리 쇼크는 계속되고 집값·전셋값과 물가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까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국민적으로 자영업자 등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때문에, 현 정부가 스스로 정책 등의 미숙탓에 정권의 수명을 줄이다 보니 당초 알려졌던 ‘권력 10년 주기설’이 ‘5년 주기설’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유리한 여건속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는 제1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잘 관리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리더십은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야당 본연의 對與 견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속에 오히려 당내 갈등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유력 대선후보 사이에서 이 대표의 말발도 먹히지 않고 있고, 국민의당과의 합당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오류 투성이의 여권에 맞서 대내외적으로 민주적 '혁명'을 하라고 30대 청년을 당대표로 내세웠는데, 야권의 기능은 물론 일상적 당 관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 국민은 대안을 찾아 나설 것이 분명하다. 변화 아이콘으로서 이 대표가 빛을 잃는 순간이다. 결과적으로 ‘이준석 바람’은 해프닝, 곧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가고 있다.  

역사는 이 대표를 어떻게 기록할까. 보수 정당의 운명을 획기적으로 뒤바꾼 연금술사로 기록할까, 아니면 국민적 여망을 기득권과 바꿔 먹은 허무개그의 달인으로 기록할 것인가. 당 관리를 계속 방치한채, 유리한 환경에서도 정권 창출에 실패하고 만다면 향후 당의 운명은 물론 이 대표 개인의  정치 가도도 고단해질 수밖에 없다. 차차기 대선 도전 계획도 무산되고 말 것이다.

엄중한 용어 '역사의 심판'

이렇게 '역사의 의미'를 경시하며, 두려워하지 않고, 실책의 도피처 정도로 치부하려는 지도자의 행태들이 계속되는 한, 장구한 역사의 법칙에서 바라 본 조국의 미래에서는 결코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없게 될 것임을 거듭 확인한다. 

최고 지도자 부터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시하는 언행을 일삼는데, 어느 국민이, 어느 민족 구성원이 역사를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정신을 가지게 되겠는가. 최고 지도자부터 역사 앞에 진정으로 겸허한 '무한책임'의 모습을 입증해 나가려 할 때, 나라의 운명과 살림살이는 비로소 희망과 도약의 단서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역사'란 개념은 우리 민족사로 볼 때 반만년의 장구한 세월, 우리의 '오늘'과 존재, 그리고 '숨결'까지 있게한 , 애국애족 선열들의 온갖 혼과 얼, 땀과 한이 배어 있으며, 그 '충정들'이 한없이 누적되어온, 참으로 중대한 개념이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함부로 들먹이는 풍조가 만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을 진짜로 잘 해놓고, 이만하면 선열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있겠구나 했을 때, 그나마 조심스럽게 꺼낼 수 있는, 참으로 엄중한 용어, 그것이 바로 '역사의 심판'이란 말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역사는 우리 선조들이 지켜보고, 후손들이 감시하는 애국애족(愛國愛族)의 치밀한 접점, 그 중대하고도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역사의 정의'를 두려워하고 , 이 원칙에 철저했던 나라와 민족들 치고 선진강국이 되지 않은 나라와 민족은 없다. 이른바 '역사바로세우기'에 나섰던 과거 정권들을 포함한 어느 정부와 정권도 이 경고와 교훈의 메시지를 결코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정국 표류속 경제운용 5원칙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오늘 우리는 이 경고와 교훈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오늘의 현실은 그런 점에서 혼돈,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경험과 관습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갈수록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정세에서 부터 부정부패를 포함한 사회현상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 이르기 까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의 혼돈들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북한 핵(核) 미사일등의 문제는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전례없이 고립되어 가는 국면속에서도 언제, 어떻게, 또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는 더 없이 불안하고, 대한민국 땅에서 살고있는 국민들은 날로 심해지는 서민경제 민생(民生)의 어려움과 함께 나라 분위기에 안정을 찾지 못한채 표류하는 형국에 있음을 부인할 길 없다. 

그래서 경제전문가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 같은 이는 이러한 국가적 시각에서 경제운용의 다섯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는 자율과 경쟁이고, 둘째는 공정 경쟁이며, 셋째는 기회 균등과 공정 분배, 그리고 넷째는 불우자 구호, 다섯째는 시장 보완의 원칙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국가이념 구현, '경쟁력' 복귀 체제로 

정치권은 이런 경쟁 원칙들을 확고한 국가이념인 자유민주주의의 대전제 하에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여든 야든, 그들이 말하는 정당의 정체성이란 것도 이들 원칙을 실천하는 방법과 우선순위에 관한 것이 될 뿐이다.

여야의 정책이 같거나 비슷하다 하여, 그것을 야합이나 무정견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며, 정당들이 나름으로 설정한 하위개념의 노선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정책을 차별화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우리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자유민주주의 원리원칙을 더욱 확실히 구현하기위해 노력하고,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우선순위와 합리적 방법이 국가이념인 자유민주주의에 얼마나 부응하는 것인지 명확히 따져나가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말'의 평가는 그 후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정책적 이념을 마치 국가이념과 같은 수준이거나 앞서는 것인 양, 먼저 내걸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더 큰 혼돈과 표류만 확대시킬 뿐이다. 여야간의 경쟁도 국가이념의 뚜렷한 각인속에서 진행돼야 하며, 그것이 곧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좌우케 될 만큼 국가사회 구성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역사 바로세우기'를 서시히 일으키는 진실된 단초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역사'를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YS 대권전쟁>,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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