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삼성 파운드리…15兆 증발 뒤숭숭한 반도체 업계, 왜?
DB하이텍·삼성 파운드리…15兆 증발 뒤숭숭한 반도체 업계, 왜?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8.17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건스탠리, "D램 겨울이 온다"…트렌드포스·CLSA 일제히 하락세 전망
삼성·SK하닉, 시총 15조 원 증발…DB하이텍 매각·삼성파운드리 분사설
K-반도체업계, '메모리 편중' 위기감↑…"메모리·비메모리 동반성장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17일 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DB하이텍 매각설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설도 ‘메모리 위기론’과 궤를 같이 한다. ⓒ시사오늘 김유종
17일 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DB하이텍 매각설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설도 ‘메모리 위기론’과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국내 반도체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메모리 반도체는 슈퍼사이클은 커녕 2년 주기 호황기조차도 빨리 끝나 하향세를 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파운드리 분야에선 최근 DB하이텍 매각설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사설 등이 떠올라 논란이 됐다. 일련의 현상들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도사리는 불균형 문제와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겨울이 온다” 한 마디에…국내 양대기업 시가총액 15조 증발


17일 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가 짧게 끝나버리고, 올해 하반기부터 D램가 하락세를 겪다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발단은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모건 스탠리(MS)다. 모건 스탠리는 ‘(D램 시장에) 겨울이 찾아온다(Winter Is Coming)’는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향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MS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아직 상승 중이지만, 현재 가격 변동을 보면 이제 최고점에 다다랐다”며 “D램 기업들의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를 거의 따라잡고 있어, 2019년 사이클(호황기)의 중반에서 종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비슷한 전망은 홍콩계 증권회사 CLSA와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서도 제기됐다. 양 기관에 따르면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 계획을 줄이고 있어, 올해 4분기부터 D램가가 전 분기 대비 5% 떨어지는 등 사이클 하강 국면에 접어든다. 

비관적 전망이 나오자마자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MS 보고서 발표 당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전일 대비 각각 2%, 4.7%씩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삼성전자는 10조 원, SK하이닉스는 5조 원 가량의 시가총액이 하루아침에 증발하면서 ‘반도체 위기론’까지 대두됐다. 

 

K-반도체 위기론, DB하이텍 매각·삼성 파운드리 분사설 야기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부터 D램가가 전 분기 대비 5% 떨어지는 등 사이클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부터 D램가가 전 분기 대비 5% 떨어지는 등 사이클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

이같은 ‘K-반도체 위기론’은 국내 기업들의 사업구조가 지나치게 메모리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보다 업황을 탄다. 수요 변동성에 쉽게 휩쓸린다는 얘기다. 심지어 2년마다 반복되던 호황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는 D램과 낸드 플래시로 양분돼, 종류가 다양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보다 업황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주가가 크게 빠지거나 위기설이 나오는 것도 국내 기업이 비메모리보다 메모리, 낸드보다 최근 가격 변동성이 큰 D램에 쏠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반도체 전체 수익의 76%(55조 5442억 원)다. SK하이닉스는 무려 94%에 달한다. D램 시장 글로벌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42%)와 SK하이닉스(30%)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DB하이텍 매각설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설도 ‘메모리 위기론’과 궤를 같이 한다. 

이달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DB하이텍이 매물로 나왔으며, LX그룹이 눈독 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사내 디스플레이 LCD 사업부와 함께 분사해 합작 회사를 세운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다만 양사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함께 냈다.

증권가 지라시들은 모두 파운드리 업체와 엮여있다. 국내 기업의 메모리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운드리 육성’이 떠오르다보니, 파운드리 분야 M&A(인수합병)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각종 소문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DB하이텍 CI
증권가 지라시들은 모두 파운드리 업체와 엮여있다. 국내 기업의 메모리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운드리 육성’이 떠오르다보니, 파운드리 분야 M&A(인수합병)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각종 소문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DB하이텍 CI

업계에선 소문의 진위 여부보다 배경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두 가지 소문은 모두 파운드리 업체와 엮여있다. 국내 기업의 메모리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운드리 육성’이 떠오르다보니, 파운드리 분야 M&A(인수합병)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각종 소문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파운드리 시장 성장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약 300억 달러(한화 34조 원)을 투입해 해외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바이든 미국 정부는 파운드리 구축 건당 최대 30억 달러(한화 3조 5000억 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국내 기업도 참전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만 171조 원을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키우겠다고 공식화했다. 다만 인텔만큼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시장 성장성이 높기 때문에, 분사나 매각설이 나오는 것"이라며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에서 차반도체 같은 시스템반도체나 파운드리 등 비중을 키우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업체가 높은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공급 과잉과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입 시도,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며 "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반도체 동반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