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YS 껴안는 尹, 박정희에게 달려가는 崔
[주간필담] YS 껴안는 尹, 박정희에게 달려가는 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8.21 08:3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도 향하는 윤석열, 우클릭하는 최재형…누가 유리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우).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우).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복잡한 정당이다. 군부독재의 후예가 주축인 민주정의당에 ‘민주화 투사’인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중도층을 끌어와 결성한 민주자유당의 후신(後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언제나 진보진영에 비해 수적 우위를 점했으나,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내전(內戰)을 치러야 하는 운명이었다.

다만 당 전체적 입장에서 보면, YS를 필두로 한 중도보수 세력과의 연합은 보수정당에게 엄청난 힘이 됐다. 말 그대로 중도보수는 중도층의 일부를 포섭할 능력이 있었으므로, 강성보수에 중도보수가 더해진 대한민국 보수정당은 사람들 말마따나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싸울 수 있었다.

그러나 ‘보수 우위’의 지형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었다. 강성보수가 아닌 중도보수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 논리적으로 봐도, 이념 스펙트럼상 최우측에 위치한 강성보수는 ‘미우나 고우나’ 중도보수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반면, 중도보수는 강성보수 후보가 나설 경우 투표를 포기하거나 중도진보 쪽으로 이동할 위험성이 있다.

4·7 재보궐선거는 이런 ‘공식’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선거였다. 지난 네 차례 전국단위 선거에서 강성보수 후보를 내세웠다가 연전연패한 국민의힘은 결국 오랜 기간 중도보수 이미지를 구축해 온 오세훈 서울시장을 후보로 내세웠고, 18%포인트 차 낙승을 거뒀다. 보수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는 중도보수 포지션을 취하는 후보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YS 껴안기’에 나서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선언 직후 김영삼도서관을 찾아 “사법고시에 일찍 합격했으면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YS 문하생’으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일에는 YS 손자이자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 차남인 김인규 씨를 공식 영입했고,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6일 경북 구미 상도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산업화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이 번영의 기초를 닦았다. 새마을 운동을 통해 우리도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고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닦았다”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무더위 속에 고령인데 수형생활을 계속 하는 건 가슴 아픈 일이고 이런 상황이 더 이어져선 안 되지 않느냐”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오늘이라도 박 전 대통령 사면의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한 강성보수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념적으로 볼 때, YS를 겨냥하는 윤 전 총장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윤 전 총장이 강성보수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으므로, 최 전 원장이 강성보수의 지지 위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려 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진짜 무대’인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도보수 이미지를 지켜갈 필요가 있다. 강성보수의 지지를 업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정작 본선에서는 강성보수 이미지에 발목을 잡혀 패퇴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번 강성보수 이미지를 입게 되면, 좀처럼 그 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우클릭’을 선택한 최 전 원장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ㅁㅁㅁ 2021-08-22 00:48:16
도덕성이나 생각... 등등이
일반 시민 수준에 한참 못미치는데 댓통 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