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뉴스] 포스코 도시락의 두 얼굴
[까칠뉴스] 포스코 도시락의 두 얼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8.2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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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민 이념 강화 수단에서 도시락값 미수금 사태로 논란 초래
잠적한 중개업체, 포스코 연락 닿아…9월 10일 내 대금 결제 전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포스코가 올해 초 도시락 나눔활동을 펼치며 기업시민 이념을 다졌으나, 최근 발생한 도시락 미수금 사태로 예기치 못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 시사오늘
포스코가 올해 초 도시락 나눔활동을 펼치며 기업시민 이념을 다졌으나, 최근 발생한 도시락 미수금 사태로 예기치 못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 시사오늘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항에 초청, '도시락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대기업 수장들이 직접 참여해 정성껏 마련한 도시락 한 끼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취약계층에 전달, 희망을 선사했다. 해당 활동은 단순 봉사 참여의 의미를 넘어 그간 기업시민, 사회적 가치 등을 강조해 온 양사 수장들의 경영 행보와 맞물려 귀감을 불러일으켰다.

#. 그로부터 반 년 가량이 흐른 지금, 포스코는 예기치 못한 도시락 논란에 휩싸였다. 〈매일신문〉 단독 보도를 통해 포항과 광양제철소 근로자들에게 도시락을 납품하는 영세 업체들이 도시락 값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스마트폰 앱으로 도시락 주문을 중개해오던 중간 업체가 대금정산을 미루다 잠적한 것인데, 발주처인 포스코에도 피해회복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강조하고 있는 포스코 최정우號에게 도시락만큼 큰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는 없는 듯 싶습니다. 앞선 사례처럼 도시락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가장 쉬운 접근법이 되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은 논란을 야기해 큰 부담을 안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의 도시락 봉사를 폄훼할 수 없는 이유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를 통해 지난 2009년부터 진행돼 온 사업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포스코는 총 5개의 무료급식소인 ‘나눔의 집’을 운영하며 매주 1000여명이 넘는 인원에 대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포스코의 도시락 봉사활동에도 불구하고, 씁쓸한 뒷맛을 감추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의 노고와는 관련없이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락 사업이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기존 직거래해왔던 도시락 업체들과의 납품 관계를 2018년부터 중간 업체에 위임했습니다. 해당 업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도시락을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인데요. 포스코는 해당 업체에 대한 대금지급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시락 납품업체들이 지게 된 상황에 놓였습니다.

도시락 납품업체들의 피해는 최소 35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입단속과 함께 각자 알아서 법적대응을 취하라는 태도를 보여 입방아에 오르고 있습니다.

다 같이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포스코의 처사는 도시락 나눔을 통해 보여줬던 사회적 책임과는 큰 괴리감마저 보입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해당 중간 업체와 연락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대금을 결제하도록 권고한 상태로, 오는 9월 10일 안에 결제가 완료될 것으로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와 눈물이 쌓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포스코가 빚어낸 도시락 사태는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 실천과는 전혀 딴판인 듯 보입니다. 2018년까지 직거래해왔던 도시락 공급에 중간업체가 개입하게 된 이유, 계약서 작성마저 미비했던 점 등은 여전히 의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포스코의 도시락 미수금 사태가 하루빨리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기업시민의 이념이 큰 틀에서 뿐만 아니라,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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