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경기도민의 변화욕구 충족시킬 후보는 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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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경기도민의 변화욕구 충족시킬 후보는 나밖에 없다"
  • 박지순 기자
  • 승인 2010.02.02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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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중 최초로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심 전 대표 이외에는 아직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후보는 없는 상태다. 한나라당에서는 김문수 현 도지사,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전 부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김 지사와 김 전 부총리 모두 중도·보수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심 전 대표는 경쟁 후보들과는 뚜렷이 차별화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심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마포에 자리한 ‘정치 바로’ 사무실을 찾아갔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유명 정치인의 사무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여의도식’과는 많이 달랐다.

딱딱하고 격식을 차린 여느 정치인의 사무실과 달리 당원으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컵라면을 손에 들고 먹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칠판에는 심 전 대표를 만화 주인공처럼 그린 캐리커쳐도 보였다.

그러나 칠판 밑에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심 전 대표의 명함 A안과 B안이 놓여져 있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도 결전을 준비하는 긴장감이 서서히 감돌고 있는 듯했다. 
 

▲ 진보정당만이 암울한 시대에 새로운 대안을 내 놓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 시사오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가장 먼저 공식 선언했습니다. 진보신당 후보로 완주할 의사가 분명한 것이지요.

“선거는 승리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제도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진보정치는 무얼 하는지, 진보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를 제시하겠습니다. 지고도 이기는 선거가 있고 이기고도 지는 선거가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진보의 자산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심 전 대표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진보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정치 현실에서 심 전 대표가 추구하는 진보의 핵심 가치를 요약해 주십시오.

“‘보통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와 외쳤던 ‘보통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사람이 불행한 시대에 비전 제시할 터
 
-보통사람들이 불행하다는 말인가요.

“불행하지요. 대학진학 대상자 중 85%가 대학에 진학하지만 그 중 30%만이 정규직이 됩니다. 미래에 대한 암울한 걱정이 우리 사회에 짙게 깔려 있습니다.
 
부모들은 자신들은 못 먹고 못 배웠어도 자식들만큼은 대학까지 가르쳤지만 돌아온 것은 절망이지 않습니까.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 우리 사회의 암울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와 같이 효율과 성장만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전환기이고 새로운 비전과 열정, 의지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영남과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국 정치를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신당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는 근원적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소수자로 정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71년 첫 대선에 나와 27년 만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진보정치 10년의 실험은 귀중한 자양분입니다. 영남과 호남의 지역구도는 국민의 정치불신을 기성 정치인들이 악용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권을 주고받고 있지만 국민들의 삶에 있어서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정치가 밥 먹여주냐’, ‘그 놈이 그 놈이다’는 자조적 한탄이 이를 증명하는 겁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똑같은 기득권 세력이라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진보정당만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정책 대안을 내 놓을 수 있습니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권과의 연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요. 그런데 노회찬 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연대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7년 대선 참패로 민주노동당이 분당된 것인데 노 대표가 연대 제안을 거부했다기 보다는 통합을 위해서는 신뢰가 먼저 전제돼야 하고 양당의 준비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 것 같습니다.
 
2012년 대선은 통합과 재창당을 해서 치러야 한다고 봅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후보 연대 문제는 변화를 위한 단일화인가가 중요합니다. 단일화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인물과 정책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할 겁니다.”
 
“앞으로 지지율 올라갈 일만 남았다”
 
▲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복지와 교육을 우선시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심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당선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기 보다 경기도 지역에 출마하는 진보신당 후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객관적으로 당선가능성은 낮지 않습니까.

“지역 언론의 여론 조사를 보면 김 지사의 지지도가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도를 전부 합친 것보다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러나 김 지사가 지난 2006년 선거에서 출마선언 당시 그의 지지율은 5.6%였습니다. 저는 10%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만은 볼 수 없을 듯합니다.”

-앞으로 선거까지 4개월 여 남았는데 그 기간 동안 지지율 상승의 요인이 있습니까.

“김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고 김 전 부총리는 이번이 두 번째 출마인데다 이미 다 알려진 인물이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두 사람은 지금이 최고의 지지율이고 앞으로 낮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판을 흔드는 선거를 통해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진보신당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 비해 조직도 약하고 인력도 부족한데 어떻게 선거전에 임할 생각인지요.

“거대 한나라당에 비하면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선관위에서 발표한 경기도지사 법정 선거비용이 40억 원인데 진보신당으로선 선거비용과 조직력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양으로 승부하는 선거가 아니리라 봅니다.
 
지금 경기도민은 변화의 욕구가 목에 차 있고 도민들은 저의 의지와 열정을 알아 볼 것입니다. 경기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은 저 심상정 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신진 여성 정치인들이 남성 중진 의원들을 제치고 대거 당선됐는데 일본의 이런 변화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유권자들은 관료들과 유착된 기득권 세력들을 더 이상 원치 않습니다. 저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당당히 대항할 각오입니다.”
 
경기도 엄마들의 행복, 교육 복지에 달려있어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후 제일 먼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만났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김 교육감이 추진하는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 조례 등이 교육부, 검찰 등 보수 세력의 벽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심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큰 변화를 예상할 수 있을까요.

“김 교육감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 위로 드리기 위해 만났습니다. 표를 의식해 김 교육감과 가까운 척 한 것이 아니고요. 검찰이 김 교육감의 발목을 잡고 도지사와 도의원들이 몽니를 부리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18대 총선에서 고양시 덕양구에 출마해 공교육 혁신 특구 설치와 혁신학교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제가 민주노동당 17대 국회의원 시절 냈던 법안이었고요.

저는 필란드를 방문해 북유럽의 교육제도를 직접 보았고 한국에 돌아와 60여 차례 강연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제가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경기도 인권위원회 설치를 고려할 것이고 청소년 의회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김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에 다시 나와야 된다고 생각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 교육감과 ‘무형의 연대’가 이뤄지지 않을까요.

“김 교육감은 공교육 혁신을 위해 재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분들은 ‘상곤’과 ‘상정’에 똑같이 상자가 들어가서 ‘행복한 상상’을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도민들의 판단에 달려있을 겁니다.”

-‘엄마들이 행복한 경기도’를 약속했습니다. 경기도 지역 엄마들이 복지 측면에서 가장 시급히 원하는 지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 지원을 경기도지사가 이뤄낼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교육입니다. 경기도는 학급당 학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서울의 변방으로 인식되다 보니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서울로 이사를 가야하나 불안해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저는 교육도지사가 되려고 합니다. 보육시설에도 각별한 신경을 쓸 것이고요. 김 지사는 돈이 어딨냐며 복지를 외면하고 있고 콘크리트에 돈을 다 쓰고 있습니다. 복지예산 중 경기도비는 1.5%에 불과해서 도는 중앙정부의 통로역할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콘크리트에 쓰여지는 돈을 저는 아이들에게 쓰겠습니다.”
 
세종시 수정은 정치적 허무주의 느끼게 해
 
-김 지사는 세종시 원안에 적극 반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심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에 어떤 입장인지 궁금합니다.

“김 지사는 수도권 이기주의를 부추겨 국민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경기도민의 뜻에도 반한다고 봅니다. 경기도는 전국의 지자체 중 ‘맏이’입니다. 경기도가 자립해야 서울도 자립합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경기도가 모범을 보여야겠지요.”

-그렇다면 심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봐도 될까요.

“대통령이 직접 세종시 수정을 공식화하고 총리 한 사람을 내세워 원안을 뒤집으려는 시도는 정치적 허무주의를 느끼게 합니다. 수정안을 밀어붙인다고 해서 국회에서 통과될 리도 없고 쇠망치 부메랑으로 돌아와 이명박 대통령을 때리게 될 겁니다. 세종시 원안도 정략적 타협의 산물이어서 문제는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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