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Li-view] 민주당 지지자는 유승민·홍준표를 왜 선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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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Li-view] 민주당 지지자는 유승민·홍준표를 왜 선호할까?
  • 정치라이뷰팀
  • 승인 2021.08.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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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식의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 조항 유무 관련
‘유승민·홍준표’에 유리한 이유,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식 관련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 조항 유무를 넣느냐 안 넣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식 관련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 조항 유무를 넣느냐 안 넣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연합뉴스

100% 여론조사로 진행되는 국민의힘 1차 대선 예비 경선을 앞두고 논란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역선택’ 우려입니다. 일반여론조사에 방지 조항을 넣느냐, 안 넣느냐가 핵심 쟁점인데요, 이번 ‘라이뷰’ 주제입니다.

 

1. 예컨대, ‘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은 어떨까요. 여론조사 시 무조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입니까”에 응답한 이들만을 대상으로 선호도 여부 또는 적합도 조사를 해왔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거름으로써 ‘역선택의 함정’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지요. 4·7 서울·부산 재보선 때도 자당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대선 경선 후보 선출 때는 어떨까요. 국민의힘과는 정반대입니다. 

민주당은 아예 여론조사라는 게 없습니다. 지난 2017년 장미 대선 경선 때도 없었고 20대 대선후보를 뽑을 때도 없습니다. 

“여론조사로 무작위로 돌리는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고 싶은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직접 참여해 투표해 주십시오.”

민주당이 표방하는 대선 경선 후보 선출 모토입니다. 국민 가운데 적극적 투표층을 모집해 직접 후보를 뽑게 하는 국민 참정권 시대를 연 것입니다. 

최근 기준 2차 일반 투표 선거인단 수만 110만 명에 이릅니다. 9월 1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될 3차 선거인단 모집까지 고려하면 200만 명 안팎까지 참여하게 될 거로 전망됩니다.

민주당은 이렇게 모집한 일반 선거인단과 기존의 권리당원+대의원(70만 명)들을 합해 공평하게 각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결국, 이들 손에 민주당 선출 후보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지요. 

결과는 10월 10일 발표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 중 과연 누가 최종 선출될까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 국민의힘 ‘역선택 ’ 넣을 경우는?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당심과 적극 지지층의 민심을 반영하는 민주당과 비교하자니, 선정 조건이 애매합니다. 만약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는 여론조사로만 실시해 국민의힘 후보를 뽑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련의 여론조사를 보겠습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의뢰로 8월 15~19일 닷새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윤석열 예비후보(21.1%)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유승민 전 의원(10.4%)은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민주당 지지층이 더 좋아하는 후보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5.2%만이 유승민 전 의원을 꼽은 데 반해 민주당 지지층은 그 세배에 달하는 16.5%가 유 전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윤석열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무려 49.5%나 얻은 데 반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5.9%에 그친 것과 대조되는 양상입니다. 비록 전체 4.6% 지지를 받은 최재형 예비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2.4%,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9% 얻은 것과도 비교됩니다. 

<오마이뉴스>가 의뢰한 <리얼미터>의 8월 4주차 보수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비교적 높은 비중의 역선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체로 보면 11.4%를 얻어 3위를 차지한 가운데, 자신이 얻은 지지율보다 더 높은 17.6%를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얻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6.4%에 그쳤습니다.

그에 반해 1위 한 윤석열 예비후보(28.6%)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3.3%, 민주당 지지층에서 5.2%를 얻었습니다. 4위를 한 최재형 예비후보(4%)도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2% 얻는 데 그쳤고, 자당 지지층에서는 7.3%나 지지를 받았고 말입니다. 

홍준표 의원은 어떨까요. 그도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높은 역선택을 받는 후보입니다. 

같은 업체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홍준표 의원(20.2%)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26.8%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그에 못 미치는 16.8%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 뉴스> 의뢰로 8월 21일~23일간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조사에서도 ‘유승민·홍준표’ 후보는 높은 역선택을 받았습니다. 홍 의원은 21.1%로 2위를 한가운데 이중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26% 지지를 받았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0.8%로 3위를 한가운데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16.2%나 얻었습니다. 

1위를 차지한 윤석열 예비후보(28.4%)가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52.5%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큼을 알 수 있습니다. 

 

3. ‘유승민·홍준표’… 왜?


그럼, 말이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민주당 지지층들은 왜 ‘유승민·홍준표’ 두 예비후보를 보수 야권 후보로 밀고 있을까요, 혹은 선호하는 것일까요. 

첫째 호감적 판단에서 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내 정부 여당에 각을 세우며 대여 투쟁을 가장 신랄하게 한 보수 야권 후보들은 누구일까요. 실제 투쟁의 참여 횟수를 차치하고서라도 대중의 인식 속에는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후보를 필두로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후보 등이 문 정부를 가장 많이 몰아세운 반문 인사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을 것입니다. 

정부에 아픈 가시가 된 만큼 민주당 지지층이 볼 때는 호감도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이와 달리 ‘유승민·홍준표’ 두 주자는 상대적으로 대여 투쟁이 약했던 인물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여 투쟁형보다는 내부 권력투쟁 유형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니 민주당 지지층들로부터 호감도를 사기 쉬운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둘째, 전략적 판단에서 보겠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서 누가 자당 후보가 되든 상대 당에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후보가 나오길 희망할 것입니다. 가뜩이나 대한민국은 국론분열, 여야 내전 상태의 심각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은 어느 대선보다 팽팽한 싸움이 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장 졸이며 어렵게 싸우기 보다 쉽게 제압할 수 있는 후보가 상대 쪽에서 나와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유승민·홍준표’ 후보는 그런 면에서 전략적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들이 본선 후보로 나와주는 것이 민주당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겠습니다. 

두 후보는 이미 지난 장미 대선 때 한차례 검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본선 주자로 나가 24.1%를 얻고 낙선했습니다. 3위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얻은 21%에 비교해 단 3.1%밖에 더 얻지 못했으니 제1야당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바른정당 본선 주자로 나가 6.8%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6.2%를 얻었으니 비슷한 처지에 불과했습니다. 두 후보의 득표력은 이미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때문에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해봅니다. 

일각서는 당내 분란이 있을 때 자주 오르내리는 두 주자를 여권 지지층이 지지해 줌으로써 야권 분열이 자연스럽게 유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가 선호하는 주자인만큼 표 확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선출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자연스레 두 후보에게 눈을 돌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 ‘역선택의 덫’


현재 ‘윤석열·최재형·원희룡·황교안’ 등 대선주자들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고 합니다. 반면에 ‘유승민·홍준표’ 두 주자는 역선택이 반영된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역선택 방지 주장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며 “대선후보 경선은 당대표 뽑는 선거가 아니다”, “확장성을 포기하는 건 정권교체를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선거는 우리끼리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역선택 방지 조항 목소리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과거 홍 의원은 6·13 지방선거 당시 중앙-시도당 공천 연석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경선할 때는 당헌에는 이렇게 돼 있다. 책임당원 전 당원 투표, 그것도 모바일 투표, 당협위원장, 지구당위원장은 개입하면 징계한다. 당원들한테 모든 것을 맡겨라. 그게 50%이다. 그리고 여론조사는 자유한국당 지지층+무당층 상대로만 한정한다. 민주당 지지층과 정의당 지지층, 이런 사람들한테 우리당 후보 뽑는데 투표권을 줄 수 없다. 그것은 당연하다. 그게 과거에 여론조사 중 엉터리 중에 엉터리였다. 어차피 본선에 우리 안 찍을 사람이 비일비재하다.” 
- 홍준표 의원 2018년 3월 19일 발언 중-

그때 했던 발언을 곰곰이 되새겨봤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후보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가 남의 당 지지층이 꼽는 역선택의 덫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자체가 아이러니 아닐까요?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분석 댓글, 환영합니다.

※ 이 기사에 나온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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