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춘추전국시대 끝난다…SK·삼성, 美日 밀월에 “오히려 좋아”
낸드 춘추전국시대 끝난다…SK·삼성, 美日 밀월에 “오히려 좋아”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8.31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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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C, 23조 규모 키옥시아 인수 추진설…합병하면 업계 2위로
국내 분위기 '긍정적'…"낸드, D램처럼 3강 구도 재편되면 좋다"
D램, 군소난립 악몽 딛고 캐시카우로 성장…낸드, 날아오를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전자를 제외한 5개 회사가 비슷한 점유율로 난립하던 낸드 춘추전국시대가 끝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WDC·SK하이닉스가 균형을 유지하는 삼국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이번 ‘반도체 밀월’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속내다. ⓒ시사오늘 김유종
삼성전자를 제외한 5개 회사가 비슷한 점유율로 난립하던 낸드 춘추전국시대가 끝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WDC·SK하이닉스가 균형을 유지하는 삼국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이번 ‘반도체 밀월’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속내다. ⓒ시사오늘 김유종

미국 웨스턴디지털(WDC)이 일본 키옥시아와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5개 회사가 비슷한 점유율로 난립하던 춘추전국시대가 끝나고, 삼성전자·WDC·SK하이닉스가 균형을 유지하는 삼국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이번 ‘반도체 밀월’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속내다. 

 

낸드, 삼성·SK·WDC ‘세 솥발’ 될까…3사가 85% 이상 과점 가능성


31일 업계에 따르면 WDC는 키옥시아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거래액은 약 200억 달러(한화 23조 4000억 원)로, 이르면 9월 합의가 진행된다. 합작사는 데이비드 게클러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WDC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3위(14.7%) 업체다. 키옥시아는 2위(18.3%)에 달한다. 양사가 합병되면 33%의 점유율로, 1위인 삼성전자(34%)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 4위(12.3%)로, 업계 6위 인텔(6.7%) 낸드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양사 기업결합은 현재 마무리단계로, 중국 규제당국의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합병이 모두 실현되면, 낸드 시장은 내년 말부터 △삼성(34%) △WDC+키옥시아(33%) △SK하이닉스(19%)가 세계의 85% 비중을 차지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6개 회사가 난립했던 춘추전국시대에서 세 솥발 체제의 삼국시대로 변화하게 되는 것. 

 

“경쟁 심화? 오히려 좋다”…삼성·SK, ‘제2의 D램’ 꿈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업계에선 이번 합병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3강 구도가 되면 D램처럼 반도체 호황을 확실히 누릴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업계에선 이번 합병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3강 구도가 되면 D램처럼 반도체 호황을 확실히 누릴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업계에선 이번 합병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밀월’이 한국의 반도체 패권 하락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과 정반대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가 D램 시장처럼 3강 구도로 재편되면 오히려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며 “현재 플레어어가 6개 정도 되는데, 과당 경쟁으로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되는 경우가 있다. 3강 구도가 되면 반도체 사이클이 호황기에 접어들 때 과실을 수확하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합병을 통해 경쟁 업체가 줄어들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줄고 기술 경쟁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과잉 공급으로 인해 낸드가가 폭락하는 사태도 막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앞서 D램 시장은 2000년 초 상승세가 꺾이면서 2007년부터 심각한 공급과잉 사태에 진입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기 시작했다. 2000년 초 △삼성전자(21%) △마이크론(18%)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인피니온·NEC·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 등 11개 기업이 비슷한 점유율로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다 △NEC(일본) △히타치(일본) △미쓰비시(일본) △키몬다(독일) 등 다수 반도체 기업들이 도산하기도 했다. 당시 6.8달러였던 D램 가격은 0.5달러까지 폭락했으며, 반도체 기업들은 분기당 적자가 5000억 원을 초과했다. 

그러다 2010년경 D램 시장이 현재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강 구도로 정리되면서 3사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는 D램에 비해 경쟁이 심해서 장기적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인데, 경쟁 구조가 바뀌면 이 같은 추세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인텔, WDC-키옥시아 결합이 가시화되면 사실상 3강 체제로 바뀌고, 이들간의 점유율이 중장기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병을 통한 추격에도 삼성전자가 업계 1위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 

김경민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에서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공급사간의 합종연횡과 결합이 강화돼 경쟁 강도가 완화되면 (낸드의) 경기민감 업종 같은 특성이 점점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며 SK하이닉스에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실적을 분리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낸드 사업부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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