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여, ´힐링캠프´에 출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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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여, ´힐링캠프´에 출연하라~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6.12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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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철수 박근혜 문재인이 보여준 감성정치…당신이 보여줄 차례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16대 대선 후보들의 경주가 한창일 때다.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기억되는 TV정치 광고가 있다.  상록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기타 치는 노무현'의 감성적인 모습이다. 대중은 짧은 영상을 통해 '인간 노무현'을 보았다. 그 안에는 '상록수'라는 스토리와 '눈물'이라는 텔링이 있었다. 대선후보인 노무현은 어떻게 살았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적절한 스토리텔링이라고 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바야흐로 TV정치 시대인 가운데, 국민에게 보여주고픈 정책과 비전이 있다면 이를 이미지화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감성을 건드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비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SNS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예로 얼마전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들이 <MBC백분토론>에 출연한 것을 들 수 있다. 당시는 김한길 후보가 지역순회 경선에서 선전하던 때였다. 김 후보는 이에 힘입어 TV토론에서도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힐난 받은 이해찬 후보의 얼굴은 울그락불그락해졌다. 심지어 더듬거리기까지 했다. 이것만 놓고 보면, 김한길 후보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한 방'을 먹인 것이다.

그런데  방송이 끝난 직후의 SNS 여론은 예상외로 흘러갔다. 이해찬 동정론, 그리고 김한길 후보에 대한 반감이 의외로 많이 보였다. 김 후보는 이후 모바일 표심을 얻지 못하고 이 후보에게 패하게 된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 세상은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그것이 동정이든, 역풍이든, 인기이든 광풍을 몰고 온다.

ⓒ뉴시스.

대선레이스가 본격 가동 중이다. 야권주자 3인방도 출마일을 앞두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고문은 17일, 손학규 상임고문은 14일에 발표한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김 지사는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12일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문재인 고문은 감성 정치에 비교적 강한 편이다. 최근 '노무현 3년 탈상'을 마친 시점, 소주 한 잔을 털었다는 감성적인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야권주자들 중 인기가 높다.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명도가 낮았다. 그랬던 그가 대중에 각인된 계기는 SBS예능프로인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 '인간 문재인'을 솔직하게 보여주면서부터다.

그를 지지하는 인사들도 한 감성 하는 이들이 많다. 문재인 고문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담쟁이 포럼>만 봐도 소설가 공지영, 카피라이터 정철을 비롯해 시인 안도현, 도종환, 김용택 등 문화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눈에 띈다. 총선 전 문 고문은 한 차례 바람을 일으킨 인물이다. 지금은 잠잠해졌다고는 하지만, 다시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동력이 있다. 든든한 감성지원군을 곁에 둠은 물론, 그가 이미 자신을 스토리텔링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하면, 대선에 늦게 뛰어든 김두관 경남지사 또한 매력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는 이장 출신부터 경남지사까지 오른 자신만의 스토리를 강조하며, '코리안 드림'이라는 브랜드를 부각시키는 중이다. 그를 지지하는 인사들도 김 지사야 말로 계층 간의 이동, 양극화 해소 등의 시대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김 지사의 대중적 지지도는 미약한 편에 해당하지만, 이를 반등시킬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있다고 자신한다.

반면, 손학규 상임고문은 의외로 대중과 가깝지가 못하다. 현재 그가 자신을 알리는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는 '통합의 리더십,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대항마'라는 것 정도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뭔가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강점인 정치적 경륜, 오랫동안 준비해온 시대정신과 정책비전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인간 손학규와 정치인 손학규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이미지 효과를 높이고,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TV매체를 통해 대중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유도할 것을 권해본다. 얼음공주라고 불리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도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게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일찌감치 MBC<무릎팍도사>에 출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들 모두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꾸밈없이 진솔하게 보여줬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얻었다.

손학규 고문은 지지기반도 약하고, 대중적 인기도 없는 상황이다. 대권주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칼을 뽑아들었다면 지금이라도 대중과의 스킨십에 노력하길 바란다. 손에 잡히는 손학규를 보여주라는 것이다. 그런 당신을 대중이 인식했을 때 나비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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