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골목상권 논란…“시장 침탈” vs. “성장 도움”
쿠팡 골목상권 논란…“시장 침탈” vs. “성장 도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9.08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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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생존권 위협”…쿠팡 대책위 발족
쿠팡 측 “중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개척 지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및 투쟁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쿠팡을 비롯한 대기업 플랫폼 업체들의 유통시장 장악 중단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의 거침없는 사업 확장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야기하는 모양새다. 소상공인들은 쿠팡의 플랫폼 경제가 시장을 침탈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쿠팡은 오히려 자사의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이 지역 중소상공인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쿠팡 대책위’)는 지난 7일 대책위 발족을 발표하고 쿠팡과 대기업 플랫폼을 향한 투쟁을 선포했다. 쿠팡 대책위는 서울상인연합회·올바른통신복지연대·한국나들가게연합회·한국마트협회·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국편의점네트워크·LG생활건강 피해대리점주 모임 등 소상공인 자영업자 단체들로 구성됐다. 

쿠팡 대책위는 “쿠팡으로 대변되는 대기업 플랫폼들이 물류와 유통산업에까지 진출해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고유한 영역을 침탈하고, 심지어 동반성장위원회을 통해 적합업종과 상생협약으로 지정된 업종에까지 진출해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족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쿠팡의 직매입 사업과 함께 직매입 상품을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하는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이츠 마트’ 등이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쿠팡의 91.9%에 달하는 매출이 로켓배송을 앞세운 직매입 제품에서 발생하는 만큼 플랫폼이 아닌 사실상 온라인 유통 기업에 가깝다는 것이다.

쿠팡의 B2B 시장 진출도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쿠팡은 쿠팡이츠의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채소, 고기, 우유 등의 로켓프레시 상품을 최대 50%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하는 ‘쿠팡이츠딜’을 통해 식자재 납품업에도 진출했다. 쿠팡이 신규로 진입한 B2B 사업 가운데는 동반성장 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상생 협약을 체결한 분야도 있어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대책위 지적이다.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서비스 ‘쿠팡비즈’가 대표적이다.

또한 대책위는 쿠팡의 시장 확장이 자영업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쿠팡은 납품업체인 LG생활건강 등에 경쟁 온라인몰에서의 판매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판촉비를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플랫폼에 갑질을 당한 LG생활건강이 그 피해를 대리점에 떠넘기는 구조가 됐다는 게 피해 대리점주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쿠팡은 최근 자사의 소상공인 투자 성과를 연일 강조하면서 쿠팡의 성장이 곧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논조를 펴고 있다. 온라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쿠팡을 통해 오히려 매출을 높이고 있다는 반박이다.

쿠팡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쿠팡과 거래하는 중소상공인 중 서울 소재 중소상공인은 전년 동기 대비 129.6% 성장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인구와 상권이 밀집돼 있는 서울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쿠팡에 입점한 울산 소재 중소상공인은 157.6%, 경상남도 소재 중소상공인은 145.7%, 제주도 소재 중소상공인은 130.1% 성장했다. 특히 세종시 소재 중소상공인의 경우 성장률 206.3%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폭으로 뛰었다.

쿠팡은 중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한 투자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쿠팡은 정부,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소상공인과 농수축산인들의 디지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올해에만 4000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조성했다. 

쿠팡 측은 “지역 중소상공인이 쿠팡에서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낮은 진입 장벽을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와 기업규모 차별 없이 공평하게 주어지는 기회 등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판매 시스템과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책이 바탕이 됐다”며 “초기 적응 지원·교육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쿠팡과 소상공인과의 마찰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자본을 앞세워 B2C, B2B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쿠팡 대책위는 향후 쿠팡이츠마트, 요마트, 이마트 등의 B2C와 쿠팡이츠딜, 배민상회 등의 B2B 업종을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신청하고, 쿠팡비즈 등에 대해서는 상생협약에 신규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과 협력해 플랫폼독과점방지법 제정운동을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대책위는 “우리는 손을 놓고 있으면 모두 죽는다는 절실한 심정으로 처참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알리고, 쿠팡과 같은 플랫폼-유통 대기업의 행태를 비판하고, 우리의 삶의 터전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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