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희의 정경問答] 세상은 또 장기표를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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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희의 정경問答] 세상은 또 장기표를 버릴까?
  • 윤종희 기자
  • 승인 2021.09.09 12:3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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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사에서 장기표를 빼고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장기표는 민주화운동 대부로 불린다. 간첩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민주화 운동가 가운데 가장 오랜 감옥살이와 수배생활을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화보상금을 거절해 민주화운동 정신을 더럽히지 않았다.

장기표가 민주화운동만 한 것 같지만 그는 정책가이다. 그가 낸 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고뇌 끝에 정말로 참신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그런 정책들에는 무엇보다 사랑이 녹아있다. 장기표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기독교인들보다 더 많이 사랑을 얘기한다. 그는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신 건 하나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진정 국민을 사랑한다면 지금 정치권이 내놓는 묻지마 정책들은 결코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 사진=
장기표는 민주화운동 대부로 불린다. 간첩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민주화운동 인사 가운데 가장 오랜 감옥살이와 수배생활을 했다. 하지만 민주화 보상금 수령을 거부했다. ⓒ 사진=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장기표는 “사랑하는 마음 없이 증오심이나 이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고, 결국은 자신과 공동체에 해만 초래한다”고 말한다. 이는 당장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적용될 수 있을 법하다. 사랑이 아닌 다주택자에 대한 증오심을 바탕으로 징벌적 세금을 부과한 결과가 어땠나? 집주인에 대한 중오심을 바탕으로 법률불소급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임대차2법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나?

요즘 정치권에서 나오는 복지정책은 또 어떤가. 편가르기 식으로 한쪽 편만 드는 내용들로 심히 어지럽다. 하지만 장기표가 주장해온 복지정책에는 가진 자에 대한 시기심이나 증오심이 없다. 아울러 국가 재정을 파탄나게 할 무책임한 포퓰리즘식 퍼주기도 없다. 그가 말하는 복지사회에는 엄격함이 담겨있다. 복지가 실현되는 정도에 비례해 개인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 더불어 복지가 강화되는 만큼 각 경제주체가 더욱 자유롭게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또한 현재의 문재인 정권 복지정책과 뚜렷이 구별되는 대목이다.

작금의 문재인 정권은 ‘북한 바라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에 대해선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맹목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보수 진영을 향해선 ‘반통일 세력’이라고 비난한다. 진짜 ‘반통일 세력’은 북한 김정은인데도 말이다. 문 정권이 진정 통일을 생각하고 북한 주민들을 사랑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북한 문제와 관련한 장기표의 해답은 이렇다. 장기표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 김정은 독재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되면 하지 말아야한다’고 정리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지원이 김정은 정권에 위협이 되면 과감히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가령 ‘남한의 쌀 지원으로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되고 통일에 대한 의지를 높일 수 있다면 대규모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의 자유의 힘을 불어넣어 그들이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의지를 키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그 골자다.

장기표는 얼마전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단식투쟁을 펼친 바 있다. 서울 종로 세종대로의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 대국민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강행하는 ‘비과학적 방역지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7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다 과거 고문 후유증으로 툭하면 담에 걸려 여름철에도 반팔 와이셔츠를 입지 못하는 몸둥이로, 폭염 속에서 단식투쟁을 벌였다. 어디서 그런 강단이 나오는 걸까? 아마도 사랑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 자영업자를 생각한다면, 지금과 같은 묻지마 시간제한을 밀어붙일 수 있었을까? 낮시간 영업하는 사람들은 괜찮고 주로 밤에 영업하는 사람들만 희생하게 하는 게 공평한가? 사람들의 접촉을 줄이려면 낮에 영업하는 식당들도 시간제한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모든 희생을 밤에 영업하는 사람들에게만 강요하고 있다. 진정 자영업자를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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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표는 민주화운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를 깊이 아는 사람들은 '경세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기표는 많은 정책 관련 저서들을 가지고 있다. ⓒ 사진=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장기표가 내놓은 정책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세법 단순화다. 이 또한 장기표가 국민을 사랑하기에 창안해낼 수 있었던 정책이다. 지금의 세법 체계가 너무나 복잡함에 따라 기업을 포함한 국민들이 불안함에 떠는 것은 물론, 각종 부정이 발생한다고 보아 세법을 대폭 단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법을 단순화 하면 세금을 내는 쪽이나 거두는 쪽 모두 부정을 저지를 수 없어 투명한 세정이 가능하며, 자연적으로 부의 재분배와 양극화 해소가 이뤄져 사회통합까지 도모할 수 있다. 세법 단순화는 김영삼 정부시절 단행된 금융실명제 만큼 우리사회를 깨끗하게 할 것이다.

장기표는 최근 당내 경선 룰 및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파열음과 관련, “절체절명의 정권교체를 위해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제 2의 김대업 병풍사건”이라고 못박고 “언론 보도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았지만, 사실무근이다. 문제가 될 만한 근거가 하나도 없다”고 정리했다. 경쟁자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그가 말하는 사랑의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장기표는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엄청난 핍박을 받았음에도 단 한 번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 과거의 인물을 욕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그가 말하는 사랑의 정치의 한 단면이다.

지난 해 총선에서 장기표는 국민의힘 후보로 경남 김해을에 출마했다. 그러나 낙선했다. 장기표는 이번엔 국민의힘 대선후보 도전에 나섰다. 이젠 좀 편안한 길을 갔으면 했는데, 또 맨몸으로 세상과 맞서겠다고 한다. 걱정스런, 아니 안쓰런 마음이 앞선다. 그래도 순수한 그의 고집을 누가 막을 수 있겠나. 아무쪼록 장기표가 그토록 외쳐온 사랑의 정치와 정책들이 조금이라도 세상에서 빛을 발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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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2021-09-09 13:47:59
"또 맨몸으로 세상과 맞서겠다고 한다"는 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안상조 2021-09-09 13:45:20
윤종희 기자님의 기사에 사랑이 느껴집니다.

지수 2021-09-09 12:58:21
정의감은 하루아침에 생기는건 아니죠 장기표님 화이팅입니다

장광예 2021-09-09 12:56:02
이번 경선기회를 통해서 장기표 후보의 사상과 진면목이 알려지길 희망합니다

김태동 2021-09-09 12:55:18
대한민국 20대 대통렁 장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