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언제쯤 자영업자의 희생에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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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언제쯤 자영업자의 희생에 응답할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9.1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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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 주자들이 논해야 하는 것은 ‘민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정치권이 언론중재법과 고발 사주 의혹에 집중하던 때 세 명의 자영업자들이 세상을 등졌다.ⓒ시사오늘 김유종
정치권이 언론중재법과 고발 사주 의혹에 집중하던 때 세 명의 자영업자들이 세상을 등졌다.ⓒ시사오늘 김유종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여야 8인 협의체가 구성되던 7일이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에서 23년간 맥주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는 원룸 보증금을 빼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챙겨준 뒤 세상을 등졌다.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대권 주자들이 공방을 펼치던 12일과 15일이었다. 같은 날 전라남도 여수의 치킨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가 12일에, 강원도 원주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가 15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상에 드러난 죽음보다 소리 없이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은 훨씬 더 많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년 6개월 동안 45만 3천 개의 매장이 폐점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치권은 잇따른 자영업자들의 죽음에 응답해야만 한다.ⓒ연합뉴스

과연 정치권은 희생을 넘은 잇따른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국민들이 말 그대로 죽어나고 있는데 국회 예결위에서 ‘선진국에 비해 우리 재정이 탄탄하다’고 자화자찬하는 곳간 지킴이 기획재정부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라며 “나라 곳간이 비었다며 소상공인 피해 보상에 소극적이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응답은 ‘위드(With) 코로나’였다. 민주당은 15일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당·정협의를 통해 대출 만기연장 상환 유예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9월 말에서 내년 3월 말까지 연장이 가능해졌다. 다음 날에는 위드 코로나 TF 1차 회의가 개최됐다.

ⓒ최승재 의원실 제공
최 의원은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참석했다.ⓒ최승재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과 정의당의 응답은 ‘손실보상’이다.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 최승재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손실보상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 의원은 “손실보상법이 법제화됐지만, 소급적용이 빠지면서 과거의 영업제한으로 입었던 손실은 구제받을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경영상의 심각한 손실’, ‘충분한 보상’과 같은 애매모호한 용어로 혼란만 가중시켜 최소한의 보상을 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손실보상법 제정을 촉구하는 농성을 64일간 진행했다. 류 의원은 영업제한·집합금지에 따른 손실 모두가 지원이 아닌 보상의 영역임을 강조해왔다.

국민의당의 응답은 ‘과학 방역’이다. 안철수 대표는 “자영업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정치 방역’을 거두고 ‘과학 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근거 없는 거리두기 제한을 폐지하고, 밀집·밀접·밀폐와 같은 과학적 기준에 의한 거리두기 전환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정치의 제1목표는 민생이어야만 한다.ⓒ연합뉴스

정치의 첫 번째 목표는 일반 국민의 생활과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다. 국민의 삶이 빠져있는 개혁과 혁신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차기 대권의 승기를 잡는 이 역시 정치와 정권의 승리자가 아닌, 민생의 승리자가 돼야만 한다. 올해 추석에는 혼자 쓸쓸히 세상을 등지는 자영업자가 없도록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 우울감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 △정신건강상담전화 △한국생명의전화 △자살예방핫라인 △희망의전화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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