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팬데믹·자잿값 상승에 ‘허리띠’…부실공사·안전사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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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팬데믹·자잿값 상승에 ‘허리띠’…부실공사·안전사고 우려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9.27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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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탑10 매출원가율 대폭 감소…6개월 만에 1.2%p↓
업체 입장선 긍정적이지만…"최근 사고 급증과 무관치 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악화된 경영환경을 원가 절감을 통해 견디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최근 부실시공 논란과 건설현장 내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구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등(2021년 시공능력평가 순)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0대 건설사의 총 매출원가율은 87.37%로 전년 말 대비 1.21%p 줄었다.

건설부문만의 지표를 파악하기 어려워 전(全)사업부문 재무제표상 매출·매출원가를 반영한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나머지 회사들의 매출원가율 하락폭은 이보다 더 크다. 삼성물산을 뺀 9개 건설업체들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89.09%, 2020년 88.35%, 2021년 상반기 87.00% 등으로 집계됐다. 1년 6개월 동안 2.09%p 낮아진 것이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원가를 매출로 나눈 것이고, 매출원가는 매출을 창출하기 위한 생산·구매 등에 투입된 비용을 뜻한다. 원재료 매입비용이 대표적인 매출원가다. 따라서 매출원가율이 낮을수록 해당 업체의 수익성이 우수하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낮아질수록 해당 업체가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추측 가능하다.

이는 지난해부터 팬데믹이 본격화되면서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 올해 들어 주요 원자재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허리띠를 꽉 졸라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각 사(社)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철근, PHC파일, 레미콘, 원유, 전선 등 원자잿값이 지난 2분기 상승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구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등 10대 건설사 매출원가율. 자료 출처 각 사(社)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 시사오늘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디엘이앤씨(구 대림산업),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에스케이에코플랜트(구 SK건설) 등 10대 건설사 매출원가율. 자료 출처 각 사(社)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 시사오늘

건설업체별로 살펴보면 2019년~2021년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계속 낮아진 건설사는 5곳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92.32%, 2020년 89.67%, 2021년 상반기 86.09% 등으로 해당 기간 동안 10대 건설사 가운데 매출원가율 하락폭(6.23%p)이 가장 컸다. 매각 작업을 위해 원가 관리에 집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기간 HDC현대산업개발은 두 번째로 큰 하락폭(4.72%p)을 기록했으며, 포스코건설(4.44%p), GS건설(3.27%p), 롯데건설(2.41%p) 등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매출원가율이 2019년 91.20%, 2020년 91.74%, 올해 상반기 92.57% 등으로 지속해서 상승했다. 플랜트부문에서 일부 원가 절감이 이뤄졌으나 인프라·환경부문에서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높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원가 절감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는 매출원가율이 2019년 대비 2020년 상승했다가 2021년 들어 낮아진 건설사들인데, 공교롭게도 양사는 모두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공개에 대비해 올해 내실 다지기 작업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DL이앤씨(토목·주택·플랜트부문 매출·매출원가만 반영)는 매출원가율이 개선됐다가 올해 소폭 올랐다. 분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삼성물산은 2019년 86.80%에서 2020년 89.33%로 악화됐다가 2021년 상반기 88.44%로 다시 안정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전체 판매비와관리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건설부문의 순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은 줄었음을 감안하면 당시 삼성물산의 원가율이 흔들린 데에는 건설부문의 원가 부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건설업계가 너 나 가릴 것 없이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건 각 업체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줄어든 원가율만큼 저가 자재를 사용하거나 현장 관리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였다고 해석할 수 있어 부실공사와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잿값이 폭등했는데 매출원가율은 개선됐다는 건 다른 곳에 쓰던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의미"라며 "건설 기술 발전 영향도 일부 있을 거다. 하지만 최근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진 것,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공개한 '2017~2021년 7월 건설업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이 기간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업체 가운데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이름을 올렸으며, 포스코건설도 산재 사망자 수가 많은 5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4개 업체 모두 앞서 거론한 2019년~2021년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진 기업들이다. 나머지 하나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벌어진 현장 원청사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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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2021-09-28 09:20:46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근거자료 부터...
매출원가가 줄었다, 경비절감을 했다고 판단을 해야지 88년도도 아니고 부실공사라니 기자라는 분이
어떻게 생각의 폭이 이정도 밖에 안되시는지 이러니 기자들이 욕을 먹는 겁니다.
팩트를 기반으로 사실을 적시해야지, 픽션을 근거로 추정을 나열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