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 ‘소통의 삼성’ 역량 발휘…국내외서 ‘通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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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부문, ‘소통의 삼성’ 역량 발휘…국내외서 ‘通했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0.0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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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김규덕 내세워 국감장서 호평
해외선 김정욱 앞세워 소송 부담 덜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일선 실무 임원을 통해 '소통의 삼성' 역량을 발휘하며 국내외서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모양새다.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광주 학동4구역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건설현장 원청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권순호 대표, 최근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삼성물산의 김규덕 전무 등 2명의 건설사 임원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권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 환노위원들의 질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답변을 회피하거나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여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환노위 간사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권 증인의 답변하는 태도가 불성실하다. 그 엄창난 사람들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목숨을 잃었는데 국민 사과도 없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임해달라고 위원장이 한마디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대출 환노위원장(국민의힘)은 권 대표를 향해 "질의 과정에서 충분치 않은 답변이 나오는 것 같다. 증인 채택 사유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왔을 텐데, 질의응답 과정에서 다수 무성의하게 보이거나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온 것으로 보인다는 의원 다수의 질책이 있다. 앞으로 심문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반면,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대신 출석한 김 전무는 질의 과정에서 시종일관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이 최근 삼성물산의 사업장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이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묻자 그는 "우리 회사에서 고의적으로나 어떤 방법을 써서 산재 책임을 회피한 적은 없다.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엄중하고 중요한 경영상 이슈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근로자, 유가족,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과감히 투자하고, 근로자를 보호 대상으로 여기며 계획부터 실행까지 사고 근절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모범적이고 사전에 준비된 것으로 보이는 대답을 내놨다. 

또한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경기 평택 고덕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공사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원청인 삼성물산이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전무는 잠시 멈칫하는가 싶더니 "소방공사는 착공 신고한 내용대로 공사해야 되는 게 맞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수행하는 업체가 변경됐을 때 그 즉시 변경 신고를 해야 된다. 우리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잘못을 깨끗이 인정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왼쪽)으로부터 질의를 받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김규덕 전무.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 시사오늘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왼쪽)으로부터 질의를 받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김규덕 전무.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 시사오늘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한국전력공사와 LG CNS가 발주(KEPCO-LG CNS MANGILAO SOLAR, LLC)하고 자신들이 시공을 맡은 미국 괌 망길라오 태양광 발전소 공사(Guam Mangilao Solar PV+ESS) 현장에서 발생한 토사 유출 문제로 인해 수백억 원 규모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물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현지 환경보호청이 삼성물산의 토사 등 폐기물 불법 투기 사실을 적발해 벌금을 부과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근 부동산을 보유한 업체인 월드메리디안과 괌 법무부가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소송 리스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말 월드메리디안과 한국전력, 삼성물산이 소송을 종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이룬 것이다. 아직 괌 법무부와의 소송이 남아있긴 하지만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한시름 놓은 셈이다. 그 배경에는 삼성물산의 소통 역량과 발 빠른 대응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달 17일 해당 현장소장인 김병협 소장과 더불어 김정욱 전무를 주호놀룰루 대한민국 총영사관 산하 주하갓냐출장소(괌·북마리아아나 제도 등 지역 관할)로 보내 현지 사정과 분위기에 대해 파악하고, 김인국 주하갓냐출장소장, 한국전력 현지 관계자 등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행보는 '대관의 삼성', '관리의 삼성'이라 불리며 대관조직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던 과거 삼성의 모습과 대비된다. 이번에 오 대표 대신 국감장으로 소환된 김규덕 전무는 삼성물산 품질안전실 안전팀장을 지낸 건설 안전환경실장이고, 주하갓냐출장소를 방문한 김정욱 전무는 삼성물산 해외영업본부 방글라데시 지점장을 거친 건설 해외영업본부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담당임원으로, 두 사람 모두 일선 실무진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오 대표의 증인 채택 철회, 괌 소송 리스크 해소 등에 삼성물산의 대관팀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2017년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대관조직을 공식적으로는 폐지했으나, 미전실 출신 인사들이 핵심 계열사 곳곳에서 여전히 비슷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삼성전자의 한 간부가 국회 상시출입기자증을 이용해 의원실을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미래전략실 전략2팀장을 역임한 김명수 사장이 관리하고 있는 EPC경쟁력강화TF가 대관을 비롯해 중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안팎 영향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김 사장과 마찬가지로 미래전략실 전략2팀 출신인 강병일 부사장은 EPC경쟁력강화TF를 거쳐 전무로 승진한지 3년 만에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건설 경영지원실장·신사업추진실장으로 영전한 바 있다.

다만, 국회 환노위 측은 오 대표 대신 김 전무가 증인 명단에 들어간 것에 대해 "실무자 중심 증인 채택 원칙에 따른 수정"이라 설명했으며, 미국 상원·하원의회 로비활동 공개정보상 삼성물산(​Samsung C&T Corporation)이 현지에서 로비활동을 벌인 기록은 2018년부터 2021년 2분기까지 전무하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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