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①]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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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①]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원희룡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0.1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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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없지만 존재감 약했던 元…‘대장동 1타 강사’ 이미지로 지지율 높일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막이 올랐다. 본경선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 순)까지 총 4명. 이들은 11월 5일까지 최종 후보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에 <시사오늘>은 본경선 후보 4인의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기(Threat)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SWOT 분석을 준비했다. 분석은 전·현직 언론인들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음을 밝힌다.

 

‘개천에서 난 용’ 원희룡


확실한 브랜드를 갖지 못했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치며 보수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확실한 브랜드를 갖지 못했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치며 보수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개천에서 난 용’이다. 1964년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살았을 만큼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곱 살 때 감귤농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도와 손수레를 밀던 중 바퀴에 발가락이 끼어 거의 절단될 뻔한 사고를 당했지만, 어려운 집안 환경 탓에 치료를 받지 못해 장애를 갖게 됐을 정도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원 전 지사는 공부에 집중했다.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고, 1982년 대학 입학 학력고사에서도 전국 수석의 영광을 차지했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다가 뒤늦게 준비하기 시작한 사법고시에서도 2년 만에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도 빈농의 아들이 ‘제주의 자랑’이 된 배경이다.

1995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 짧은 기간 동안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했던 그는 1999년 ‘개혁 보수’를 천명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권에 투신한다. 이후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소장 개혁파’로 이름을 날렸고, 2014년 고향 제주로 내려가 재선 도지사가 됐다. 그리고 2021년, 정치인으로서는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대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과연 ‘개천에서 난 원희룡’은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Strength(강점) - 약점 없는 캐릭터


원 전 지사의 최대 강점은 뚜렷한 약점이 없다는 점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학력고사와 사법고시 수석을 차지한 ‘개천에서 용 난’ 스토리,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던 경험, 국회의원이 된 이후 줄곧 소장파로 활동하면서 얻은 ‘개혁 보수’ 이미지, 3선 국회의원과 재선 도지사를 지내며 쌓은 정치력, 정치에 발을 들인 후 22년여 동안 이렇다 할 논란이 없었던 높은 도덕성까지 딱히 흠 잡을 데가 없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제주지사로 재임하며 중앙 정치와 거리를 뒀던 덕분에, 중도보수와 강성보수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Weakness(약점) - 특징 없는 캐릭터


반대로 뚜렷한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개천에서 난 용’이자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경력이 있음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와 같은 ‘약자의 대변자’ 같은 이미지는 없고, 법조인 출신이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같은 ‘강직하고 공정한 검사’의 캐릭터도 아니다. 합리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홍준표 의원이 내세우는 ‘시원시원함’도 찾기 어렵다. 전국에서 가장 유권자 수가 적은 제주 출신이라 지역적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한 캐릭터성’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데, ‘원희룡’ 하면 떠오르는 확실한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 원 전 지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Opportunities(기회) - 이재명 대장동 의혹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터진 것은 원 전 지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와 각을 세우면서 ‘이재명 저격수’로서의 존재감을 확립함과 동시에, 자신의 장점인 도덕성을 어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복잡한 사안을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특유의 영민함과 논리적인 말솜씨가 돋보이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원 전 지사는 유튜브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동영상을 올려 ‘대장동 의혹 1타 강사’라는 브랜드를 얻었고, 경쟁자인 윤 전 총장으로부터 “원희룡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 1타 강사’ 동영상을 봤는데 참 재밌었다.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부럽기까지 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Threats(위협) - 정치적 양극화 경향


문제는 제20대 대선이 ‘인물 선거’보다는 ‘정권 심판론’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데 있다. ‘누가 더 나은 인물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누가 상대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현재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원 전 지사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보수 유권자들도 그를 ‘차기 대선주자’보다는 ‘차차기 대선주자’로 보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빅2’와의 지지율 격차가 큰 원 전 지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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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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