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프리미엄 라면’…가격 저항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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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프리미엄 라면’…가격 저항 극복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0.1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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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간편식에서 요리로…밀키트도 등장
면·건더기 차별화…비싼 가격에 진입장벽 높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진행된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참석, 장인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라면시장 패러다임이 ‘프리미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기는 먹거리에서 나아가 다양한 맛에 정성을 들인 고급 요리로서 이미지 포지셔닝을 시도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만큼 높게 책정된 가격으로 인한 진입장벽은 풀어야 할 숙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리미엄 라면을 표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주로 면과 건더기, 고명 등에 투자를 강화해 기존 라면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들이다. 

농심은 2011년 일찍이 ‘신라면블랙’을 내놓고 라면 고급화에 시동을 걸었다. 출시 당시 가격은 1봉지당 1600원으로 책정됐지만 거센 가격 저항에 1450원으로 인하되기도 했다.

오뚜기는 최근 고급 라면 브랜드 ‘라면비책’을 선보였다. 라면비책 첫 제품으로 출시된 닭개장면에는 큼직한 닭가슴살·대파·토란이 들어 있다. 두 번째 제품인 ‘라면비책 고기짬뽕’도 육수와 건더기를 차별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 제품 모두 오뚜기몰 판매 가격 기준 1봉지당 1820원이다.

하림은 ‘The미식 장인라면’(이하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다.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넣고 20시간 끓인 액상 스프를 담은 게 특징이다. 가격은 1봉지당 2200원으로, 시장 선두 주자인 신라면블랙보다도 더 비싸다. 

라면 밀키트도 등장했다. 이마트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선보인 ‘정’든 된장라면이다. 통상 밀키트는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없는 외식 메뉴들이 밀키트로 출시되는데, 이 제품은 밀키트로 쉽게 떠오르지 않는 라면으로 제품 개발을 시도했다. 정든 된장라면은 쇠고기를 넣은 된장페이스트를 바탕으로 배추, 표고버섯, 대파, 반숙란이 조화를 이뤄 개운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인분에 1만2800원이다.

업계는 기존 라면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서 프리미엄 라면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록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국내 라면 소비량은 높고, 가정간편식(HMR) 가운데 대중성도 가장 뛰어난 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라면 소비량은 한국이 전세계 1위였다. 대한민국 연간 라면 소비량은 41억3000만 개에 달하며,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5.7개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1개 이상 라면을 먹는다는 의미다.

다만, 프리미엄 라면 시장이 커지려면 기존 제품들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통·식품업계는 프리미엄과 가성비 양극단으로 소비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 소위 이도저도 아닌 상품은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라면 역시 프리미엄 제품에는 그만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시장 형성 초반 나타나는 가격저항 심리는 어쩔 수 없지만 제품을 경험해본 소비자가 늘수록 진입장벽도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석춘 하림 사장은 “그동안 라면은 절대가격이 1봉지당 700~800원선, 프리미엄 라면은 1500~1600원 정도로 형성돼있는데 거기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매운맛, 순한맛 등 몇 가지로 구분돼 있는 라면 시장도 아주 세분화해서 그에 맞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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