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 12만 명…대위변제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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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 12만 명…대위변제도 급증”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0.22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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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원, 20대 대위변제 건수 21.6%↑…신복위, 올해 상반기 20대 채무조정액 1504억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은 다중채무자…"청년층 다중채무 문제 관련해 대책마련 시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20대 전세자금대출 잔액ⓒ정운천 의원실
20대 전세자금대출 잔액ⓒ정운천 의원실

청년층의 전세자금·신용대출 잔액이 타 연령층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마이너스 상품 대출 잔액마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아직 소득과 자산이 적기 때문에 과도한 빚을 감당하기엔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제3자가 20대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건수가 급증하면서 '20대 금융채무 불이행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정책보증상품의 20대 대위변제 건수는 2만1216건을 기록했다. 다시 말하면 20대 차주가 대출금을 연체하면 은행이 서금원에 '대위변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때 서금원의 재원이 투입돼 청년층의 채무를 탕감해준다. 8월까지 서금원의 20대 대위변제 건수는 지난해 1만7436건 대비 21.6% 급증했다. 아직 전년 건수에도 도달하지 못한 다른 연령층과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서금원뿐만 아니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 차주도 크게 증가했다. 신복위의 채무조정이란 빚이 많은 채무자를 상대로 △상환 기간 연장 △분할상환 △이자율 조정 △상환유예 △채무감면 등의 방법 등 상환 조건을 변경으로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신복위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2017년 말 1만202명에서 작년 말 1만2780명으로 3년 새 25.3% 늘었다. 올 상반기 신청인은 6109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서금원과 신복위의 청년층 채무 탕감 노력에도, 20대 채무 불이행자수와 금액은 특히 올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원 의원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개월간 20대 금융채무 불이행금액은 1조2000억 원에 도달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8월까지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된 20대는 총 8만3000여 명, 금액으로는 1조204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채무불이행 금액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말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12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20대 채무 불이행자 수가 폭등한 주요 원인으로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 폭증이 꼽혔다.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과 전세난까지 덮치면서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9조1738억 원이었던 20대·30대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5년 만에 88조234억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20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7년 4조3891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에는 24조3886억 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정운천 의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시 원금상환분을 고려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규제 수준이 낮고 청년층 주거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전세자금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됨에 따라 청년층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와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20대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듯 20대 다중채무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급속히 증가하는 정황이 나타났다.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위원은 올해 6월 기준으로 20대 청년 중 다중채무자 비중이 12.4%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체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이 다중채무자인 것이다. 

이에 대해 진선미 국회의원은 “다중채무자의 경우 돌려막기 등으로 인해 금리 인상기에 부실 위험이 가장 큰 이들 중 하나"라며 20대 다중채무자가 급증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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