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재벌되려고 쌍용차 인수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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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재벌되려고 쌍용차 인수하겠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10.2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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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손 뗀 지난해 6월부터 인수 준비
“10만 명 행복한 일터 지키는데 헌신할 것”
1.5조 자금에 전기차 기술력으로 회생 박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22일 열린 쌍용차 M&A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수 자금 조달 계획과 회생 방안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22일 열린 쌍용차 M&A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수 자금 조달 계획과 회생 방안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세간의 우려에 맞서 정공법을 택했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중국산 반조립 회사 아니냐'는 지적들에 대해 사실과 다름을 분명히 하며, 이번 쌍용차 인수가 전기차 기술력 결합을 통한 승산있는 싸움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쌍용차 노조 리스크·적자 부실 알지만 일자리 지키고 싶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22일 열린 쌍용차 M&A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수 자금 조달 계획과 회생 방안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일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래 자금 동원력과 사업 경쟁력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온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서두에서부터 이번 인수를 통해 돈을 벌거나, 재벌이 되려 욕심을 부리는 게 결코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 대주주였던 마힌드라가 경영에서 손을 뗀다고 밝힌 이후 지난해 6월쯤부터 회사 인수를 염두에 뒀다"며 "쌍용차가 파산하면 직간접적으로 최대 1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하니 당면 위기를 극복하는데 헌신하고 싶어 진정성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강영권 대표는 "매년 3000억~4000억 원의 적자에, 노조 리스크 우려까지 있는 쌍용차 인수를 만류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쌍용차 직원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삶의 일터를 만들어 주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자체 자금과 전략적 투자자(SI)인 쎄미시스코의 도움을 받아 3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고, 키스톤과 KCGI 등의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5000억 원을 추가로 모아 8000억 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유상증자와 합병, 코스닥·나스닥 상장 등이 검토된다. 당장 쌍용차 인수가와 상환해야 할 부채를 갚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강영권 대표는 "향후에는 쌍용차 평택공장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최대 8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종합하면 최대 1조6000억 원의 인수·회생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전동화 신차 개발 등의 경영정상화 과정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인수 후 구조조정 결코 없어”…30만 대 판매 구조 확보만이 살 길


'헌신'과 '행복한 일터'를 강조한 강영권 대표이기에, 쌍용차 인수 후 인위적 구조조정도 없을 것임을 못박았다. 강 대표는 "쌍용차를 살리려면 결국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하는데, 구조조정으론 회사의 흑자 전환과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쌍용차는 이미 채권단 요청에 따라 경영합리화가 잘 이뤄져 공장 인원의 50%, 사무관리직의 30%에 달하는 인원이 무급 휴직으로 쉬고 있다"며 "그럼에도 연간 4000억 원의 적자를 막기 힘든 상황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2~3교대 근무를 해서라도 20만~30만 대 판매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강 대표는 쌍용차 3개 생산 라인 중 가동이 중단된 2라인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바꿔, 연간 5만 대에서 15만 대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내연기관 라인에는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추가해 5만 대 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년 이내 20만 대, 5년 내 30만 대를 판매하는 회사로 거듭나면, 회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영권 대표는 "쌍용차가 자금만 있다고 살릴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은 이미 굴곡진 역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해답은 기술력 뿐으로, 에디슨모터스의 EV 기술을 접목해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 최소 3년 내 흑자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최종적으로 30종의 전기차를 선보이는 2030년에는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8000억 원의 건실한 회사로 키운다는 포부다.

 

쌍용차 인증 부품에 전기차 스마트 플랫폼 역설계…미래차 자신감


에디슨모터스 생산공장 내부 모습. ⓒ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생산공장 내부 모습. ⓒ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회생을 자신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동화 기술력이 자리잡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75km에 달하는 전기버스를 생산하고 있다. 11m, 11톤이 넘는 차량이 이같은 최장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모터와 배터리, 전자제어 부품 등에서 최고 수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쌍용차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전기SUV '코란도 이모션'의 주행거리가 307km 수준에 그침을 감안하면,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기술력은 쌍용차의 기술 수준과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강영권 대표는 "에디슨모터스의 플랫폼과 BMS 기술, 98%에 달하는 효율성을 갖춘 MSO 코일 모터 등을 활용하면, 최대 주행거리가 600km에 달하는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에디슨모터스는 우수한 플랫폼과 핵심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액슬, 조향장치 등의 부품 인증을 받지 못했다. 반면에 쌍용차는 관련 부품들을 기확보했다"며 "관련 부품들에 맞춰 스마트 플랫폼을 역설계하기만 하면 전기차를 바로 만들 수 있는 만큼, 양사 합병에 따른 기술개발비 절감과 품질 개선 등을 획기적으로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단종된 체어맨과 무쏘에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플랫폼을 장착하면 최대 8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강 대표는 쌍용차 인수 후 창원 엔진공장도 모터 생산 거점으로 탈바꿈시켜 전동화 작업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에디슨모터스가 최근 중국산 제품을 반조립 형태로 들여와 다시 조립하는 회사라는 지적을 받는데, 이륜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뺀 모든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국토부 허가를 받은 회사"라며 "쌍용차 인수를 통해 양사간 아쉬운 부분을 채워 시너지를 내는 한편, 오너십있는 경영을 펼쳐 실패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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