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조조정설 반복, 왜?…네트워크·스마트폰·반도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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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조조정설 반복, 왜?…네트워크·스마트폰·반도체 등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10.2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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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설, 사내 전체 퍼져…노조, 사측에 공문 보내 사실확인 요구
네트워크 사업부, 시장 점유율 한 자릿수 지속…올해 초 수주 실패
무선사업부, 경영진단 길어지자 우려 커져…5년 만의 이례적 행보
DS사업부, 반도체 겨울설에 침체 분위기…D램가 최대 20% 하락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전자가 구조조정 지라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부를 매각하고 IM(IT·모바일) 등 일부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몇 개월째 증권가를 떠돌고 있는 것. ⓒ뉴시스
삼성전자가 구조조정 지라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부를 매각하고 IM(IT·모바일) 등 일부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몇 개월째 증권가를 떠돌고 있는 것. ⓒ뉴시스

삼성전자가 구조조정 지라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부를 매각하고 IM(IT·모바일) 등 일부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몇 개월째 증권가를 떠돌고 있는 것. 계속된 구조조정설에 사내 구성원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업계에선 이같은 루머가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스마트폰 △반도체 사업에 대한 위기감에서 발현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사실무근” 거듭 반박에도…사내 분위기 '뒤숭숭'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복되는 구조조정설로 곤욕을 겪고 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사실무근”이라고 못박고 있지만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는 것. 

증권가를 비롯해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미국 장비업체(CISCO)에 네트워크 사업부 매각 △삼성SDS 운영조직 대거 변경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부 희망퇴직 실시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을 반도체와 비(非)반도체로 분리 등의 내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삼성 관계자는 "블라인드와 메신저 등을 통해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돌고 있다. 직원들도 전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에 “네트워크 사업부를 포함한 사업부 매각 및 구조조정에 관한 회사 측의 계획이 수립돼 있는 것인지 확인을 요구한다”고 공문을 보냈다. 사측은 노조에게 “확정된 바 없고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구두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7월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분사한 후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을 흡수, 신규 법인을 설립할 것이란 내용의 소문이 돌았으나 거짓으로 밝혀졌다. 네트워크 사업부는 5G 상용화를 준비하던 지난 2014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매각설이 이어졌다. 

 

네트워크사업부 매각설, 왜 반복될까?…대형 수주戰서 거듭 고배


업계에선 이번 반복되는 매각설과 구조조정설 밑바탕에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스마트폰 △반도체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소폭의 점유율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을 자랑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델 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31.7%) △에릭슨(29.2%) △노키아(18.7%) △ZTE(11.0%)에 이어 점유율 5위(7.2%)를 기록했다. 1위 기업 화웨이와 4배 이상의 격차다. 

통신장비는 고객사가 기존 장비를 잘 바꾸지 않아 후발주자가 뛰어들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도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올해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유럽 등 신규 시장 수주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월(T모바일), 3월(AT&T) 등 올해 초 진행됐던 미국 통신업체 5G 장비 수주에 실패했다. 노키아와 에릭슨이 각각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지난 7월에 뛰어든 버라이즌 수주전에서도 에릭슨에게 고배를 마셨다. 당시 체결된 수주 계약은 역대 최대치인 83억 달러(한화 9조 5000억 원)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해 NTT도코모, 보다폰 등과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앞선 대형 수주전과 비교하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엔 미미한 수치다. 

 

스마트폰, 경영진단서 기다리며 긴장감…치고 올라오는 中업체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올해 2분기 샤오미는 애플 점유율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스마트폰 구조조정설은 최근 삼성전자가 실시하고 있는 경영진단 내용에 대한 걱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애플의 1위 수성과 샤오미의 추격세가 계속되자 무선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시작했다. 발표는 당초 7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8월로 늦춰진 뒤 지금도 미뤄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IM부문 경영진단은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처음이다. 5년 만의 이례적인 행보인 것. 

업계에선 중국 업체, 애플과의 경쟁 속 5G 시장에서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까진 폴더블폰 시장 선두에 서 있지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낮은 가격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골칫덩이다.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오포는 오는 11월 자사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폴더블폰 신작을 준비 중이고, 샤오미 역시 연내 출시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보는 8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갖춘 ‘넥스 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D램 등 반도체 수요 감소 분위기…D램가 최대 20% 하락 국면


최근 호실적을 이끌었던 삼성전자 DS 부문도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PC·스마트폰 등 IT 업계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오는 2022년 모바일 D램 수요 증가율은 15%로 올해(20%)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이다. 최근 애플은 신작 '아이폰13'의 생산 목표량을 1000만 대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주요 매출처인 애플이 공급량이 줄이면 삼성전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계의 D램 공급량은 확대되고 있어 가격 폭락도 우려된다. 트렌드포스 측은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가는 전 분기 대비 각각 3~8%, 0~5%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D램 평균 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5~20%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관련 매출은 72조 8578억 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매출만 76.2%(55조 5442억 원)에 이른다. 이중 D램은 50%, 낸드는 3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3분기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지만, 불안한 매크로 환경과 내년 IT단말기 수요 전망의 하향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시작 등의 이슈로 단기 모멘텀이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44분기 D램과 낸드의 혼합평균 판매단가가 각각 7%, 5%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선 루머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시 전 자사 네트워크로 5G망 테스트를 거친다. 영업기밀이 걸려있기 때문에 사업부를 매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 지라시를 통해 재확산되고 반복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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