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과 제2연평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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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과 제2연평해전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2.06.27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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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더 이상 6인 영웅들의 희생을 욕되게 하지 말아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임동원 전 통일원 장관은 국민의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 통일부장관, 국정원장, 외교안보통일 특보 등을 거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햇볕정책'을 입안·집행한 장본인이다. 김대중과 임동원, 둘 중에서 어느 한 사람이 없었다면 햇볕정책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은 정설로 통한다.

그는 평북 위원 출신이다. 그곳에서 고교를 마친 후, 1.4 후퇴때 단신 월남해 육사 13기로 졸업한 정통 엘리트 장교출신이다.

그런 그가 육군 소장으로 예편한 후 주로 아프리카 지역의 대사를 지내며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던 중 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대북 상호주의를 일관되게 주장했던 것이 온건성향 군인 영입에 힘을 기울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목을 받았고, 1995년 1월에 아태평화재단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어 본격적으로 김대중의 통일정책인 《햇볕정책》연구를 시작해 김대중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햇볕정책'을 입안·집행했다.

‘햇볕 정책’ 전도사인 그가 제2연평해전 10주기를 맞아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1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2연평해전은 우리 선박이 (작전) 통제선을 넘어간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제2연평해전 발발의 책임이 우리 해군의 작전 잘못에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당시 우리 해군의 잘못도 있었다. 우리 해군의 작전 미스(실책)라서 우리가 발표하기 뭣해서 그렇지…"라며 제2연평해전 영결식에 대통령과 정부 각료가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해군의 책임으로 돌렸다.

사건 발생 당시에도 그는 북한측에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사건 직후 열린 안보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우발적인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정일은 개입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지시를 내릴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대북지원과 금강산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브리핑했다.

이에 대해 고 황장엽 전 김일성대 총장은 “대포 한 발이 아니라 총 한 방을 쏘는 데도 김정일의 재가가 필요한 북한 군부 내에서 김정일의 재가도 받지 않은 채 포 사격을 명령할 사람은 있을 수 없다”, "북한 군부내 강경 세력의 돌출행동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북한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다”라며 임동원 전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에 보수 우익세력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는 “임동원 씨의 말은 사실과 배치된다. 우리의 대북(對北) 감청부대가 연평해전 발발 이틀 전에 입수한, 北의 사전 도발 계획을 보여주는, 남침 북한 경비정의 '발포 명령만 내리면 바로 발포하겠다'는 내용의 교신 내용이 월간조선에 의하여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 전 장관이 주장한 우리 해군 함정이 침범했다고 말한 '통제선'은 합참이 NLL 이남 10㎞ 우리 해역에 설정한 작전반경 제한선”이라며, “임 전 장관의 ‘북한 함정이 당시 NLL(북방한계선)을 넘어왔는지 안 넘어왔는지는 모호하다’고 한 주장은 북한이 NLL을 침범했다는 당시 우리 정부 공식 발표 및 '김대중 자서전'의 내용과도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현직에 있던 해군 예비역 장성들은 임 전 장관의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제2연평해전 때 해군작전사령관으로 전투를 지휘했던 문정일 전 해군참모총장은 "작전반경 제한선은 평시 훈련 때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스스로 설정한 선"이라며 "당시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했기 때문에 우리 고속정이 작전반경 제한선을 넘어 적을 밀어내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의 한 예비역 장성도 "우리 해군이 작전반경 제한선을 넘어선 게 잘못이란 얘기는 집주인이 담을 넘어온 도둑을 잡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나간 게 잘못이란 말과 똑같다"며 "도둑이 현관문을 통과할 때까지 집주인은 지켜만 봐야 하느냐"며 임 전 장관의 발언을 비꼬았다.

제2연평해전 당시 국군수도병원 군의관으로 고(故) 박동혁 병장을 치료했던 이봉기 강원대 심장내과 교수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전사 장병과 유가족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정부를 위해서라면 (나 자신도) 털끝 하나 다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정부 관계자가 '우리 선박이 (작전) 통제선을 넘어간 잘못이 있다'고 말하는 걸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고 느꼈다. 지금도 지난 정권 떠올리면 이가 갈리고 분통이 터진다.”고 분노의 감정을 표했다고 한다.

10년 전 연평도 바다에서 조국의 NLL을 수호하기 위해 6인의 영웅들이 목숨을 바쳤고.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당시 DJ정부는 북한의 입장을 변호하는데 급급했고, 그들의 영웅적인 희생과 유가족들을 철저히 외면했다. 이제 제2연평해전 10주년이 되었으니 임동원 전 장관을 비롯한 당시 외교안보 책임자들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는 발언과 행위를 해서는 안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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