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③] ‘반문의 구심점’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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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③] ‘반문의 구심점’ 윤석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1.0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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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 구심점 될 만한 스토리 갖고 있지만…정치 신인 리스크가 약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막이 올랐다. 본경선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 순)까지 총 4명. 이들은 11월 5일까지 최종 후보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에 <시사오늘>은 본경선 후보 4인의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기(Threat)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SWOT 분석을 준비했다. 분석은 전·현직 언론인들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음을 밝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상징하는 단어는 ‘공정’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상징하는 단어는 ‘공정’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공정의 표상’ 윤석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상징하는 단어는 ‘공정’이다. 1960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아들로 태어난 윤 전 총장은 비교적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부터 그의 삶은 ‘투쟁’으로 점철됐다.

검사 시절 윤 전 총장은 그야말로 내 편 네 편 가리지 않고 죄가 있으면 수사하는 ‘원칙주의자’의 표본이었다. 2003년 참여정부 때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동지’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 수사했고, 2006년에는 현대기아자동차 비자금사건 수사 과정에서 정상명 당시 검찰총장을 찾아가 ‘원칙대로’ 정몽구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해 뜻을 관철시켰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는 검찰 수뇌부의 압박으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가 중단될 위기에 몰리자 직접 국정감사장에 나가 외압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그는 한직을 전전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도 ‘원칙주의자’의 칼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윤 전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진행하며 다시 한 번 ‘살아 있는 권력’과 맞섰다. 결국 이 수사는 문재인 정부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고, 일약 ‘반문(反文) 세력의 구심점’으로 뛰어오른 윤 전 총장은 ‘정권 교체’의 기치를 들고 제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총장은 과연 차기 대선을 위한 제1야당 후보가 될 수 있을까.

 

Strength(강점) - 이념·지역적 확장성


윤 전 총장의 최대 강점은 ‘살아 있는 권력과 맞선 공정한 검찰총장’이라는 이미지 그 자체다.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 과정에서 탄압을 받아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치에 뛰어든 스토리는 강성 보수층은 물론 반문(反文) 성향의 중도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여기에 충남 논산·공주에서 파평 윤씨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던 조부와 부친 영향으로 ‘충청 대망론’까지 등에 업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이념적으로는 중도까지, 지역적으로는 충청권까지 뻗어갈 수 있는 확장성은 윤 전 총장이 가진 강력한 무기다.

 

Weakness(약점) - 정치적 미숙함


문제는 이 같은 자산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정치 신인’이라는 특성상 국민들은 언행 하나하나를 근거로 윤 전 총장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밖에 없는데, 잦은 실언과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자신에게 유리한 ‘판’으로 상대를 끌어들이는 의제 설정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내세우는 ‘기본소득’과 같은 ‘대표 정책’이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Opportunities(기회) - 정권교체론


윤 전 총장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선거가 ‘정권 교체론’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초점이 ‘누가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냐’에 맞춰지다 보니 웬만한 논란은 사소한 해프닝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정권 교체론이 거의 모든 이슈를 흡수하는 덕분에, 다소 부족한 정치력이나 정책적 역량 등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Threats(위협) - 가족 관련 의혹


윤 전 총장의 최대 리스크는 처가 관련 사건들이다. 윤 전 총장이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것이 ‘공정한 이미지’ 덕분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처가 관련 사건들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그의 지지율도 크게 요동칠 공산이 크다. 같은 맥락에서, ‘고발 사주 의혹’도 윤 전 총장의 입지를 흔들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위험 신호다. 보수층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여론조사를 통해 그가 ‘정권 교체가 가능한 후보’라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지지율 하락으로 윤 전 총장이 ‘유일한 선택지’에서 벗어날 경우, 경선 판도는 뒤집어질 수도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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