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④] ‘홍카콜라’ 홍준표
스크롤 이동 상태바
[국민의힘 대선후보 SWOT분석④] ‘홍카콜라’ 홍준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1.04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탁월한 개인기로 인기몰이하는 발광체…빈약한 조직력이 한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막이 올랐다. 본경선 무대에 오른 주인공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 순)까지 총 4명. 이들은 11월 5일까지 최종 후보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에 <시사오늘>은 본경선 후보 4인의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기(Threat)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SWOT 분석을 준비했다. 분석은 전·현직 언론인들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음을 밝힌다.

홍준표 의원은 탁월한 개인기로 이슈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세력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은 탁월한 개인기로 이슈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세력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연합뉴스

 

‘독고다이’ 홍준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별명은 ‘독고다이’다. 1953년 11월 20일 경남 창녕군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집안 사정과 그로 인한 인맥·학맥의 한계 탓에 평생을 ‘비주류’로 살았다. 고려대 행정학과에 진학한 뒤 사법고시에 합격, 검사가 됐음에도 흙수저에 비명문고, 비법학과 출신이라는 점은 그를 자의 반 타의 반 ‘아웃사이더’로 만들었다.

실제로 홍 의원의 삶은 ‘독고다이’ 그 자체였다. 1988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 검사로 부임한 그는 ‘노량진수산시장 경영권 강탈 사건’을 맡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 전기환 씨와 이학봉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시켰다. 이 사건으로 홍 의원은 ‘통제 불능’ 검사로 낙인찍히면서 4개월 만에 형사부로 발령됐다.

1991년에는 아예 광주지검 강력부로 좌천된다. 홍 의원은 “사표를 쓰고 새로운 인생을 찾아야하는지 고민했다”고 이 시기를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호남 최대 건설 폭력배 조직인 PJ파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일망타진하는 성과를 올렸고, 1년 만인 1992년 서울지검 강력부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지검 강력부에서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제6공화국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박철언 의원을 구속기소하고 엄삼탁 전 안기부 기조실장 등도 기소했다. 또한 사건에 연루된 검찰 내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내부 수사에 착수하는 데도 성공했다. 홍 의원이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진 것은 이 때부터다.

그러나 검찰은 조직에 상처를 입힌 홍 의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검찰에서 완전히 찍힌 그는 안기부와 법무부 파견을 거치다가 1995년 10월 7일부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났다. 그리고 검찰에서 나온 홍 의원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권유를 받아 신한국당에 입당,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치인 홍준표’도 ‘독고다이’ 성향을 벗지는 못했다. 탁월한 개인기와 뛰어난 통찰력, 특유의 추진력으로 5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남지사, 원내대표와 당대표, 대선후보까지 지냈지만 ‘홍준표계’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에도 그는 ‘세력의 힘’이 아닌, ‘홍준표의 힘’으로 대권에 도전한다. 과연 홍 의원의 ‘개인기’는 대선 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Strength(강점) - 탁월한 개인기


5선 국회의원, 재선 경남지사, 여당 원내대표·당대표, 제1야당 당대표·대선 후보. 차기 대선 주자들 중, 여야를 통틀어도 홍 의원만큼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본질적으로 ‘세력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판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독고다이’ 홍 의원이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가 얼마나 탁월한 개인기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정치권에서는 뛰어난 이슈메이킹·프레이밍 능력,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 시원시원하고 순발력 넘치는 화법 등으로 ‘스스로 빛을 낼 줄 아는’ 홍 의원의 정치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내공’은 홍 의원이 자랑하는 최고의 자산이다.

 

Weakness(약점) - 빈약한 조직력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홍 의원이 ‘개인기’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곧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실제로 수많은 현역 의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합류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홍 의원을 돕는 현역 의원은 단 두 명(조경태·하영제)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홍 의원 측은 “국회의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계파를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항변하지만, 당내에서조차 ‘우군’을 만들지 못하면서 ‘아우름’의 정치를 해야 하는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당내 경선이 국민 여론조사 50%와 당원 투표 50%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 의원의 빈약한 조직력은 생각 이상으로 큰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Opportunities(기회) - 윤석열의 정치 신인 리스크


윤 전 총장이 잦은 실언으로 계속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는 점은 홍 의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빅2’ 체제를 이룬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홍 의원의 본선 진출 가능성 상승으로 직결되는 까닭이다.

특히 유권자들이 정치 경험 없는 윤 전 총장을 ‘불안한 후보’로 인식하기 시작할 경우,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자 2017년 대선에도 나섰던 경험이 있는 홍 의원이 대안으로 부상할 확률도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Threats(위협) - 역선택 논란


‘진보층이 선호하는 후보’ 프레임에 갇힌 건 홍 의원의 최대 고민거리다. 일반적으로 당심은 민심을 따르기 마련이지만,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이 ‘본선에서 상대하기 쉬운 후보를 고르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으로 간주되면서 국민의힘 당심과 민심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빈약한 조직력으로 인해 민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홍 의원 입장에서 당심이 민심 변화를 ‘역선택’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은 ‘대역전극’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