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외국인 주식 3조 원 매도…추가 이탈 가능성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10월, 외국인 주식 3조 원 매도…추가 이탈 가능성은?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1.11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들, 코스피에서 3조4220억 원 순매도…코스닥 870억 원 매수
‘달러화 강세·교역조건 악화·중국 크레디트 우려 등이 외인매도 요인’
‘무역수지 악화·달러 강세 멈추면 코스피 반등…단기 해결 쉽지 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3조 3000억 가량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3조 3000억 가량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3조 3000억 가량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현재 외국인 보유 비중이 최저치라며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상장 주식 3조 3350억 원을 순매도했다. 구체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4220억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87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역별로 따지면 유럽(1조 8000억 원), 미주(8000억 원), 아시아(7000억 원), 중동(3000억 원) 등에서 순매도했다.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 주식은 10월 말 기준으로 742조 2000억 원이다. 시가총액의 27.8%를 차지한다.

이처럼 유가증권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 고점이었던 지난 10월 26일 이후 2900~3000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유도한 요인 3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달러·원 환율 상승이다. 다시 말하면 원화 약세, 달러 강세를 뜻한다. 이 연구원은 달러가 강세가 된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보다 영국 중앙은행(BOE)와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러화 강세로 지난 10월 말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 후반에서 1184원까지 상승했다. 통상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환차손을 야기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자체가 좋지 못하다는 신호를 보내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는 한국 교역조건의 악화다. 10월 수출지표는 전년대비 급등세를 보였으나 수출 금액 자체가 전월(9월) 대비 증가하지 않았다. 수출금액 증가분은 주요 20대 품목에서 정유화학, 석유제품 등 일부 항목에 편중됐는데, 이 2개 항목은 유가상승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입이 크게 늘면서 무역 흑자규모 축소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되고 수출금액은 전월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됐다.

세 번째는 중국 크레디트(신용위험) 우려 때문이다. 지난 5일 자자오예라는 중국의 중견 부동산 개발업체가 홍콩 증시에서 거래정지를 당했다. 자회사가 발행한 금융투자상품 상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자자오예는 헝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달러채 발행사로 알려져 있다. 헝다, 자자오예 같이 예고 없는 발생하는 사건들로 인해 하이일드(고수익) 시장에 대한 우려가 한국 주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추가 이탈 가능성과 관련,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유행과 공급망 병목 현상 장기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존하지만 경기 관련 호재도 많다는 점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의 추가 하락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웅찬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돼도 코스피 지수 2900pt가 깨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만약 지수가 2900pt 정도 빠지면 달러·원 환율이 120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패턴을 살펴보면 환율 1200원 이상에서 외인의 저점 매수가 나타났다"며 "위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같은 패턴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반등 가능성 관련해, 그는 "무역수지 악화, 달러 강세가 멈춘다면 코스피가 반등하겠지만 두 문제 다 단시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규제와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면 코스피 지수가 반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은 올 1월 이후 10개월째 순투자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10월에 상장채권 4조 2880억 원을 순매수했고, 1조 7710억 원을 만기 상환해 총 2조 5170억 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가 신용도 대비 국채 금리가 높아서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채권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