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폭등·취업난에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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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폭등·취업난에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2030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11.1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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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집값·전월세가 폭등에 따른 탈서울 현상의 중심에 2030세대가 있고, 최근 서울 지역 사업체와 종사자 수 증가율이 인근 지역 대비 낮다는 건 내 집 마련과 취업을 갈구하는 젊은층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 시사오늘
집값·전월세가 폭등에 따른 탈서울 현상의 중심에 2030세대가 있고, 최근 서울 지역 사업체와 종사자 수 증가율이 인근 지역 대비 낮다는 건 내 집 마련과 취업을 갈구하는 젊은층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 시사오늘

집값·전월세가 폭등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20·30 청년세대가 서울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을 떠난 젊은층이 대부분인 만큼,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정부가 수도권 외곽 지역 인프라 구축과 지방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청년들 사이에서 나온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지역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 증감률(1~12월 누계)은 2017년 3.64%, 2018년 6.22%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2019년 1.25%, 2020년 2.23%로 잠시 주춤하더니 2021년(1~10월 누계)에는 다시 5.6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5년 간 누적 상승률은 18.94%에 이른다. 체감 상승률은 더 크다. 지난 6월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년 간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 86%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세가 상승세도 매섭다. 앞선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 증감률(1~12월 누계)은 2017년 2.03%, 2018년 0.25%, 2019년 -0.45%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다가 임대차3법이 등장한 2020년 2.47%로 뛰더니 올해(1~10월 누계)에는 4.26%까지 상승폭이 커졌다. 5년 간 누적 상승률은 8.56%를 기록했다. 체감 상승률은 더 크다. 지난해 10월 경실련은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분양가 상한제 폐지 후 상승폭이 확대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 간 약 1억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월세 가격도 최근 전세가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서울 지역 집값·전월세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위 세대에 비해 부동산 자산 비중이 적은 청년세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가통계포털상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분석해 16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5~2020년 341만4397명의 서울 시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2021년에도 지난 9월까지 43만4209명이 서울을 떠났는데, 이 가운데 20대와 30대 비중이 46.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투데이 측은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수년 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월급만으로 서울에서 보금자리 찾기가 어려워졌다"며 2030세대 탈(脫)서울 현상의 원인이 서울 지역 집값과 전월세 가격 폭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일자리 문제 역시 2030세대를 서울 밖으로 내모는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체 산업 사업체 수는 해당 통계가 수록되기 시작한 2006부터 2014년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나 2015년 경기 지역에 밀려난 후 줄곧 2위에 머무르고 있다. 2019년 기준 서울과 경기 지역 내 사업체 수 격차는 10만 개까지 벌어졌다. 종사자 수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경기 지역에 역전당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7년 10월 대비 2021년 9월 서울 지역 내 종사자 수 증가율은 2.49%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치(7.39%)에 크게 미달했다. 반면, 서울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경기(12.83%), 인천(6.01%), 충북(14.44%), 세종(39.28%) 등은 종사자 수가 대폭 늘었다. 또한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서울 지역은 종사자 수 증가율 2.35%로, 전국 평균치(3.20%) 이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2.94%), 인천(4.83%), 충북(3.61%), 세종(3.52%) 등 지역의 종사자 수 증가율은 서울을 웃돌았다. 

집값·전월세가 폭등에 따른 탈서울 현상의 중심에 2030세대가 있고, 최근 서울 지역 사업체와 종사자 수 증가율이 인근 지역 대비 낮다는 건 내 집 마련과 취업을 갈구하는 젊은층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주거 비용 부담 때문에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아예 삶의 터전을 서울 밖에서 잡으려는 20대, 30대가 늘고 있다. 인서울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라며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평생 1인 가구를 희망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는 점, 창업을 하고 싶은데 서울 지역 임대료 급등으로 외곽에 회사를 차리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 등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추세는 서울 인구 과밀 해소,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문제는 '탈서울=수도권 집중'이라는 것이다. 지난 15일 일자리위원회가 공개한 '지역 일자리 양극화의 원인과 대응 방향'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20대와 30대의 수도권 순유입은 9만3000명으로, 2016년(4만2000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그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라는 게 일자리위원회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현상,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청년들이 유입되는 현상이 서울·수도권을 '메가서울'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지방소멸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한 2030세대의 탈서울이 반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서울의 편리하고 윤택한 환경을 누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서울을 벗어나는 청년세대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분위기어서다. 최근 서울을 떠나 경기 지역에 월세를 구한 한 20대 취업준비생은 "집주인이 월세를 올린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왔다. 어차피 결혼할 생각도 없고 이 근처에서 일자리를 구해 정착해볼까 한다"면서도 "무슨 얘기만 하면 청년들이 노력을 안 한다고, 문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위 세대보다 더 많이 노력했지만 문제를 일으킬 힘이 없는 세대다. 마치 도태당하고, 소외당하는 느낌이 든다. 서울에서 직장 다니고 집 얻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된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이 같은 청년들의 불만을 덜어주고, 지방소멸을 늦추기 위해서 수도권 외곽 지역 일자리·교육·교통·문화·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방 발전이 병행돼야 한다는 말이 젊은층 사이에서 나온다.

대학 입학으로 상경한 이후 줄곧 서울에서 지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한 30대 직장인은 "서울에서 중소기업에 잠시 취업을 했었는데 월급도 적고, 윗분들 중에 '월급루팡'(역량이 떨어지면서 월급만 챙겨가는 직장인)들이 너무 많아서 그만두고 고향인 울산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여기는 더 월급이 적고, 월급루팡도 더 많더라. 좀 후회가 됐지만 어차피 서울에서는 집도 마련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있기로 했다"며 "서울과 비교했을 때 불편한 게 너무 많다. 문화나 쇼핑시설도 부족하다. 택배나 배달도 서울에 비해 늦다.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길 병원이 없다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걱정도 크다. 무엇보다 지하철이 없다. 서울에서는 GTX를 짓겠다고 난린데 광역시에 전철이 없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서울에서 살다가 최근 경기 외곽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해 의류업체를 창업한 한 30대 청년은 "서울이나 경기 남부권에서 회사를 차리고 싶었는데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저렴한 곳으로 왔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다"며 "교통이 너무 불편하고, 빌라 월세를 구했는데 주변에 병원이 하나도 안 보이더라. 사업이 좀 잘 돼서 서울에 조그만 아파트 하나 장만하는 게 꿈이다. 그래야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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