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여론조사를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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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여론조사를 조사한다
  •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
  • 승인 2021.11.18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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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

여론조사를 믿으십니까? ‘믿지 않는다’ 64%

매일 평균 4개 이상의 여론조사가 쏟아진다. 대선이 가깝다는 소리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얼마나 믿을까?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8월 6일∼8일 전국 성인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조사를 실시했다.

“선생님은 평소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세요, 신뢰하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4%, ‘신뢰한다’ 응답은 36%로 10명 중 6명은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진보층, 20대, 남자 6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남자 30대, 여자 40대, 영남권에서 좀 더 높았다.

대선 여론조사, 나에겐 ‘영향 안 준다’ 60% 그러나 ‘다른 사람에겐 영향 준다’ 73%

여론조사를 믿지 않기 때문인지 여론조사 결과가 ‘나의 후보 선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은 60%,‘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40%였다.

‘영향 안 준다’는 응답은 진보층, 남자 5060대, 자영업자층에서 높았고‘영향 준다’는 응답은 남자 30대, 여자 20대, 블루칼라 계층에서 높았다.

그럼,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어떻게 볼까? ‘영향을 준다’가 73%였고, ‘영향을 안 준다’는 응답은 27%에 머물렀다. ‘영향을 준다’는 의견은 보수층, 남자 5060세대, 여자 40대, 블루칼라, 학생층이었고 ‘영향을 안 준다’는 응답은 30대, 주부층이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60%), 타인에게는 영향을 준다는 인식(73%)을 ‘제3자 효과’라고 한다. 학계에서는 ‘제3자 효과’에 대한 인식이 높을수록 방어적 투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연구되는데 이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한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선을 4개월여 앞둔 지금 쏟아지는 여론조사에 대한 ‘제3자 효과’ 인식은 진영화된 선거 구도와 함께 이번 대선을 ‘지지층 결집’ 싸움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

같은 날 조사해도 왜 다른 결과가?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ARS조사는 주 초반에, 주 중반엔 전화면접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진행된 조사임에도 그 결과가 완전히 상반돼 유권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있다.

KBS가 의뢰한 조사는 9월 16일∼18일 조사를 진행했고, TBS가 의뢰한 조사는 9월 17∼18일에 실시했는데 KBS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27.8%로 1위를, TBS 조사에선 윤석열 후보가 28.8%로 1위를 차지해 어느 조사 결과가 맞는지 갑론을박이 있었다.

지난 2월 4일에는 같은 날 발표된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조사에서 A 조사회사는 긍정평가가 전주 대비 2%p 상승한 46%로 보도했지만, B 조사회사는 전주 대비 3.5%p 하락한 39.0%로 보도해 혼란이 있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이는 조사방법, 즉 기계음을 이용하는 ARS전화조사냐, 아니면 사람이 진행하는 면접조사냐에 따라 상이한 응답 결과가 나온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표집을 할 때 유선전화와 무선전화의 비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설문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보기문항을 어떻게 만드냐도 조사 결과에 영향을 주는 변수다.

이처럼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다보니 여론조사를 ‘여론조작’이라고도 부르는 것 같다.

여론조사가 결정짓는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를 통해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단일화 조사’ 때문이다. 한국 정치에서 단일화 여론조사를 통해 대통령 후보를 정한 경우는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문국현 창조한국당·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 합의를 논의했지만 실패했고 그 결과 이명박 후보에게 정권을 내줬다.

2012년, 2017년 대선에서도 단일화는 핵심 이슈였다. 2012년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야권의 후보가 되었지만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7년엔 당시 야권이었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단일화 조사는 상대가 있는 여론조사라 문항을 어떻게 구성할지, 방식은 어떻게 할지, 재질문을 할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 시기인데 대체로 비공개한다. 조사 시기가 극비사항이 되는 이유는 각 당의 지지층이 휴대전화 착신 등을 통해 여론조사에 의도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역선택’ 논란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역선택(타당의 지지자가 자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상대당의 약체 후보에게 투표하는 일)’이 일어날 확률을 매우 낮게 본다. 이유는 여론조사 전화를 받게될 경우의 수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인단을 모집해 치르는 ‘개방형 경선’에서는 모집단이 수십만 명을 넘는 수준이기에 역선택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가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더 많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여론조사는 결과보다는 해석? 재난지원금 여론조사

이재명 후보가 제기한 재난지원금 추가지원과 관련해 4군데 회사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tbs-KSOI는 '재정에 부담주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가 60.1%, ‘내수 진작을 위해 지금 필요하다’는 32.8%였고 KBS와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추가 지원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7.9%로 나타났다.

<아주경제>-<한길리서치> 조사결과는 ‘전국민일상회복 지원금’에 대해 찬성 43%, 반대가 50.8%였다.

<한경>-<입소스> 결과는 '추가지급 자체 반대' 47.7%, '지원금 추가로 주되, 취약계층 선별 지급' 29.6%, '전국민대상 추가지급 찬성'이 22.0%로 나타났다.

지급방식을 찬성과 반대로 나누고 찬성을 ‘전국민’과 ‘선별’로 구분해서 응답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보기문항 설계대로 재난지원금 추가지원 반대 47.7%와 찬성(선별29.6% +전국민 22.0%) 51.6%로 보도해야 정확한데 찬성으로 구분한 ‘선별 지급’을 반대의견에 묶어서 77.3%로 보도했다.

언론에서는 TBS와 KBS 자료를 인용하여 재난지원금 추가 지원에 대한 부정 의견이 60%라고 보도했다. 설문구조에 따라 긍정적 반응이 50∼51%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여론조사를 '프레임짜는 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때론 여론조사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민주당 경선 3차 선거인단 투표율은 최고를 찍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높은 투표율이었기에 당연히 1위를 달려온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의 결집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2위를 하던 이낙연 후보가 62.37%를 얻어 그때까지의 경선 표심을 역주행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28.30%를 득표해 2위로 내려앉았다.

이상민 선관위원장조차 ‘내가 잘못 봤나’라고 할 정도였고 이재명 캠프 역시 분석보다는‘도깨비 장난’으로 논란을 마무리 했다. 지금도 3차 선거인단 표심은 미스테리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표심도 정치 현장에선 표출된다. ‘꽃피는’ 대선을 110여일 앞둔 오늘도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15%p 앞서는 결과였다. 민주당 선대위의 선거캠페인 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질책이 봇물 터지듯 기사화되었다.

하지만 여론은 늘 출렁이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여론의 부침이 있을 것이다. 대선 결과에 대한 섣부른 확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영은…

정치평론가
휴먼앤데이터 소장
前 KSOI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이사
前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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