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산업혁명의 반동 러다이트 운동과 586
스크롤 이동 상태바
[역사로 보는 정치] 산업혁명의 반동 러다이트 운동과 586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1.11.28 1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86 변해야 대한민국 산다는 국민의 절규, 외면하지 않기를 
586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국민의 피맺힌 절규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진(좌) 어두운 영국의 고성, 사진(우) 586이 지배한 대한민국 국회 사진출처=픽사베이
586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국민의 피맺힌 절규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진(좌) 어두운 영국의 고성, 사진(우) 586이 지배한 대한민국 국회 사진출처=픽사베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18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세계 최강의 국가로 우뚝 섰다. 인류는 산업혁명으로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풍요의 시대를 맞이했다. 산업혁명이 없었다면 인류는 아직도 농업사회에 머물렀을 것이다.

산업혁명이 발생하기 이전 농업사회는 인간의 노동력에 의존해 토지를 소유한 소수의 지주층이 부를 독점했다. 대다수의 농노들은 하루살이에 불과했다. 그저 농노로서의 삶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견디며 생존했다. 공업도 마찬가지로 수공업에 의존했다. 인간의 노동력에 절대 의존하다보니 지배층을 위한 소량생산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은 천지개벽 그 자체였다.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은 대중의 삶을 변화시켰다. 일반 대중들도 지배층이 향유하던 물질문화를 누리게 됐다. 수공업은 흘러간 옛 노래가 됐다. 물론 ‘한 땀, 한 땀’ 장인의 명품을 원하던 귀족층들은 수공업을 잊지 않았다.

산업혁명은 역사의 큰 흐름이었지만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으로 일자리를 빼앗긴 기술 기득권층 수공업 노동자에게는 악몽이었다.

당시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의 승자였지만 엄청난 전비부담으로 경제 불황에 빠졌다. 예나 지금이나 불황은 실업을 파트너로 삼는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실업자는 생존 위협에 노출됐다. 이들의 분노는 기계로 향했다. 경제 불황보다 당장 기계가 자신의 실업을 유발한 주범으로 판단했다. 

1811년 영국 중·북부 직물공업지대에서 기계 파괴운동이 터졌다. 기계가 없어져야 자신들이 다시 직업을 되찾을 것이라고 믿었다. 수많은 실업자가 된 수공업자들이 동참했다. 세상에는 정체불명의 지도자 N.러드라가 주도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런 이유로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라고 불려졌다.

후일 러드라는 실존 인물이 아닌 비밀결사에서 만들어낸 가공인물이라고 확인됐다. 세상 사람들은 신출귀몰한 러드라의 존재를 믿고 신비감이 더해져 불길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다. 산업혁명이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산업혁명으로 경제 호황이 시작되자 러다이트 운동은 자연히 소멸됐다. 물론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자 산업자본가와 정부가 손잡고 무력으로 진압하기도 했다.

러다이트 운동은 역사의 반동이다. 이들이 파괴하고자 했던 기계는 인류의 풍요를 이끈 촉진제였지만 실업에 노출된 수공업 노동자들에게는 악당에 불과했다. 당장 먹을 것이 없던 이들에게는 인류사의 진보 따위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모든 비극은 기계 파괴에 의해서만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들은 산업혁명은 돌이킬 수 없는 인류사의 거대한 흐름이라는 사실을 외면했다.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사에 러다이트 운동이 발생했다.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신생독립국 중 근대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유일한 국가라는 자화자찬에 푹 빠졌다. 하지만 이번 20대 대선을 앞두고 역사의 흐름을 거부하는 세력들에 의해 민주주의 파괴 운동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여야 대선후보들에 의해 또다시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감이 흘러나온다.

특히 1980년대 민주화의 주역이라고 자처하지만 현재 기득권에 집착하는 작태는 옛 기득권층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내로남불의 반칙과 패권으로 무장한 패거리 정치의 주인공이 됐다. 여야 586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다.

현재 여야 정치권은 586 세대가 지배하고 있다.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도 큰 틀에서 586 주자로 볼 수 있다. 586은 자신들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적임자라고 자임하지만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수공업 노동자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이 개혁에 성공하면 586의 기득권이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빠져 있는 듯하다. 화천대유와 후보자 고발사주 의혹으로 점철된 공방전만 난무하고 있고, 586은 줄서기에만 몰입하고 있다.

586은 디지털 시대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정권 유지’와 ‘정권 교체’에만 매몰됐다. 이들은 내가 죽지 않기 해서 적을 죽여야만 한다는 생존 본능의 포로가 됐다. 

300여 년전 영국의 수공업 노동자들이 산업혁명의 인류사적 의의를 외면하고 기계를 파괴하는 데만 몰두했던 러다이트 운동처럼 말이다. 586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국민의 피맺힌 절규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