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블프④] 할인율 저조 비판↑…온오프라인 한계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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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프④] 할인율 저조 비판↑…온오프라인 한계도 여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1.29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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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지난 11월 26일)를 전후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도 불붙고 있다. 비대면 소비가 뉴노멀로 자리잡고 온라인 사업이 필수로 여겨지면서 시장에 참전하는 기업이 증가해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도 기세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별로 취급하는 상품 규모와 종류도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늘었다. 다만 치열해지는 경쟁 속 획일적인 할인 행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기업별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1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우데이 및 쓱데이를 맞아 쇼핑을 하기위해 줄지어 서 있다.
1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우데이 및 쓱데이를 맞아 쇼핑을 하기위해 줄지어 서 있다. ⓒ권희정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한 각종 온·오프라인 행사가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올해도 한계는 여전했다. 할인 행사를 벌이는 업체는 많았지만 구미를 당길 만한 행사는 많지 않았다는 게 소비자 여론이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지난 26일) 기간을 전후로 국내 유통사들이 다양한 2021년 국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할인율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반복됐다. 이는 미국과 다른 유통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유통사가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유통 구조가 축소되는 만큼 더 높은 할인 폭을 적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직매입이 아닌 제조사에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가 주를 이루고 있어 할인폭을 미국만큼 크게 늘릴 수 없는 실정이다.

온라인의 경우 평소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큰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국내 온라인몰이 다양해지고 있고 시장 경쟁을 위해 대다수 업체에서 저렴한 가격은 기본 옵션이다. '블랙프라이데이만의 파격 할인'이라는 프로모션 문구에 의문 부호를 붙이는 소비자들이 많은 까닭이다.

소비자 A씨는 “한 의류 쇼핑몰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한다기에 기대했는데 평소와 할인율이 비슷했다”며 “이름만 ‘블랙프라이데이’를 붙였을 뿐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프로모션으로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위 ‘살만한’ 상품은 구매하기가 힘들고 다양한 할인 쿠폰, 이벤트가 있지만 정작 이를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비자 B씨는 “한 업체에서 벌이는 일종의 타임딜 행사를 눈여겨보고 참여했는데 너무 품절이 빨리 돼 단 한 번도 구매할 수가 없었다”며 “쿠폰 행사의 경우에도 일정 가격 이상 구매해야 할인이 돼 굳이 쇼핑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의 경우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대표적이다. 지난 1~15일까지 열린 코세페는 올해로 6회째를 맞았지만 비슷한 비판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올해 행사는 비대면 위주로 꾸려진 가운데서도 역대 최대 기업이 참여했으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는 아직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엔 정부가 주도해 만든 행사라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코세페는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자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했다. 정부가 행사를 주도하다 보니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참여한다는 여론이 컸고 행사 참여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이 같은 지적이 계속지자 코세페 측은 2019년 행사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고 인지도 확대 캠페인 등을 벌이는 등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소비자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결국 눈에 띄는 할인과 기업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행사가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성공적인 행사로는 대형마트 ‘반값 한우 행사’가 꼽힌다. 대형마트는 직경매에 나서는 등 일찌감치 사전 물량을 준비해 가격을 낮췄고, 농가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됐다. 소비자들도 이에 호응해 대형마트 한우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오픈 전부터 한우를 구매하려는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한 행사가 범람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소비자들은 괜찮은 행사를 골라내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며 “확실한 할인, 차별화된 품목 없이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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