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박근혜 아닌 안철수를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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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박근혜 아닌 안철수를 선택해야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7.0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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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수논객 류근일·복거일·윤창중 얘기에 흔들려선 안 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6일 우리 사회 보수논객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류근일 조선일보 전 주필, 복거일 작가,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이 한 목소리로 김문수 경기도시사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를 압박하고 나섰다. 한 인터넷 매체에 올린 글들을 통해서다.

류근일 전 주필은 "이번 대선이 어떤 선거인가? 대한민국의 명운을 결정짓는 선거다. 선거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대한민국 당초의 건국의 이유와 존재의 이유가 왔다 갔다 할 판이다"며 "지금은 김문수 지사에겐 무대 아래서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할 시각이다. 박근혜 씨는 그런 그를 명예롭게 맞아야 한다. 이런 화답 속에서 한 편의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져야 국민도 그 무대를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볼 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지극히 박근혜 의원에게 편중된 논리다.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이 안 되면 대한민국이 망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또 대한민국의 보수를 대표하는 세력은 새누리당이고 그 중심은 박근혜 의원이라는 생각도 녹아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에는 새누리당이나 박 의원 말고도 보수세력이 많다. 또,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정치개혁은 물건너 가고 변화를 이룰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뉴시스
깨끗한 정치인으로 유명한 박찬종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미에 대해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일갈했다.  우리사회 합리적 진보를 상징하는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박근혜 씨의 경우 이 시대의 대통령에게 가장 소중하게 요청되는 것은 새로운 비전인데, 그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일이 없다"며 "거꾸로 과거에 얽매여 미래로 전진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의원은 수도분할로 불리는 세종시에 찬성한 사람이다. 반면 김 지사는 대표적 세종시 반대론자이다. 이런 김 지사가 박 의원과 손잡고 새누리당 경선 흥행 '치어리더'로 전락할 위험을 감수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복거일 작가는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은 먼 주막을 향해 걷는 나그네들이다. 먼저 닿은 후보가 주막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들을 누린다. 늦게 닿은 후보들은 술은 고사하고 대궁도 고마워해야 할 처지가 된다"면서 "따라서 그들은 길을 가는 과정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장거리 경주에서 지친 몸을 추슬러 완주한 꼴찌에게 관중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바로 그런 사정에서 나온다"고 썼다.

기본적으로 과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 과정을 굳이 박 의원과 해야만 하느냐는 반론이 자연스럽다. 차라리, 안철수, 정운찬, 박찬종 이런 제3의 인물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비치는 게 김 지사의 미래를 위해서 더 좋을 것이라는 얘기다.

윤창중 전 논설실장은 "정치는 주연(主演)이 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지만, 주연이 정 어렵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조연(助演) 자리를 기민하게 찾아 앉아야 스타로 부상할 수 있다"며 김 지사의 경선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문수는 버려야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주 맞는 말이다. 그러나 김 지사가 꼭 박 의원의 조연이 될 필요는 없다. 안철수 등 다른 제3의 인물들의 조연이 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제3후보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신선할 수 있다.

류근일, 복거일, 윤창중 세 사람의 이번 글이 평소와 달리 그다지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

한편, BBS에 따르면, 김 지사 측근인 김용태 의원은 전날(5일) "김 지사가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 즉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거나 적어도 경선 룰을 논의할 틀이 갖춰지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면서 "이번 대선 경선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지사가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과 함께 공동 전선을 구축해온 점을 고려하면 혼자서 경선에 참여할 경우 기회주의자, 배신자 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다"고도 강조했다.

김 의원의 논리가 3명의 보수논객 논리보다 훨씬 명쾌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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