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 전 '다산'은 오늘의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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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전 '다산'은 오늘의 누구?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7.0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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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선’과 ‘선택’의 해에 정약용의 ‘선택’을 가늠해 본다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상인 기자]

대선을 앞 둔 한국사회에서 귀 기울여 볼만한 전시회와 강좌가 잇달아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정치적 시각과 소양평가보다는 유권자로서의 정치와 정치인을 보는 시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다.

2012년은 조선을 대표하는 사상가인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의 탄생 250주년을 맞는 해다. 오는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 기념 특별전 ‘천명(天命), 다산의 하늘' 전시와 특강 '다산 시민강좌'를 연다. 강사는 도올 김용옥 교수다. 김 교수는 '왜 지금 다산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한다.

7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는 다산의 친필 저술과 시(詩)ㆍ문(文)ㆍ서(書)ㆍ화(畵) 등 문예작품, 학맥ㆍ가계ㆍ사우ㆍ문인 등 교유관계 유물과 자료 150여 점이 전시된다. 서울에 이어 강진 청자축제 기간인 28일부터 8월5일까지 강진 다산기념관에도 전시될 계획이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다산 정약용 선생 탄신 250주년 기념식’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부국강병을 위한 치열한 고뇌와 따뜻한 애민정신을 담은 다산의 가르침은 2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으로 우리 사회에 공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대체 그렇다면 다산이 내세운 정신은 무엇일까?

다산은 전 생애를 통해 500여 권의 저작을 남겼다. 그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사상에 바탕을 둔 실학(實學)의 거장이었지만 그의 관심이 현실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가치는 4서(書) 6경(經)으로 대표되는 방대한 동양 고전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냈다는 데 있다.

정약용은 또 탐관오리를 응징하는 암행어사와 지방 수령으로 재직하던 1801년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유박해에 연루돼 유배를 가게 된다. 전라남도 강진에서 보낸 18년의 귀양생활 중 1808년부터 1818년까지 10여 년을 만덕산 기슭에 있는 다산초당에서 보냈다. 다산의

다산이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중 외동딸이 시집을 간다는 소식을 듣는다. 다산은 부인 홍씨가 보내 준 헌 치마를 찢어 그림을 그리고 시를 적어 딸에게 선물로 줬다. 시집가는 딸의 행복을 비는 아버지의 애틋함이 그려져 있기도 했다.

다산의 글씨는 활자로 찍어낸 듯 단아한 명조체지만, 개인적인 글을 쓸 때는 본인의 개성이 듬뿍 들어간 활달한 필치를 보여준다. 이후 다산은 강진에서 18학사로 불리는 제자 집단을 키우기도 하면서 대표적인 저작 대부분을 이곳에서 완성했다.

강진 유배가 끝난 후 다산은 자신의 고향인 양수리로 돌아가 18년을 살다 죽음을 맞는다. 이 기간 동안 다산은 강진 유배 시절의 학문적 성취를 되돌아보고 이를 총정리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다산은 여러 문인들과 교류하고 제자들을 키웠으며, 자주 열수(洌水ㆍ한강)에서 풍취를 즐겼다. 그래서 다산은 양수리에서 완성한 일부 작품에 ‘열초(洌樵)’라는 필명을 쓰기도 했다.

특히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누구나 아는 다산의 대표작이다. <흠흠신서>, <경세유표>와 함께 다산의 3대 경세서로 꼽힌다. 이 책에서 다산은 당시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하면서 목민관, 즉 수령이 지켜야 할 지침을 조목별로 정리했다. 부패가 극에 달했던 조선 후기 지방 정치의 현황을 민생 및 수령의 본무(本務)와 연관시켜 소상하게 밝히면서 관리들에게 엄정한 도덕성의 회복을 요구한다.

올해 대권에 도전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어 봤는지 궁금하다. 읽어보지 않았다면 적어도 관심이라도 있는지 지금의 ‘이전투구’ 정치현실과 ‘나몰라라’식 사회 현상으로 되묻고 싶다. 다산의 정신이 뿌리내리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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