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케치⑰] BTS와 Beat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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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⑰] BTS와 Beatles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1.12.05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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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한 BTS, 전설 비틀즈에 필적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도화선 돼
7080 아날로그 세대로서 격세지감 느껴져
애국심 고취시켜준 방탄소년단 비상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방탄소년단 열풍이 뜨겁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대면 공연이 2년 만의 BTS 콘서트로 세계의 시선이 공연지인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현지에선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방탄소년단의 아미 팬들로 로스앤젤레스를 온통 뜨겁게 달구었다.

BTS LA 콘서트는 현지 시간 11월 27일, 28일 그리고 12월 1일과 2일 총 나흘간 열렸고, 20만 명 넘게 수용하는 좌석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일찌감치 매진됐다. 공연이 열린 소파이 스타디움은 최대 10만 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으로,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의 개, 폐막식이 개최되는 곳이다. 내년 4월에는 방탄소년단과 ‘마이 유니버스’를 협업한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가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여는 BTS 공연, 전세계에서 찾아온 아미들은 조심스러운 가운데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겼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여는 BTS 공연, 전세계에서 찾아온 아미들은 조심스러운 가운데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겼다. ⓒ연합뉴스

혜성처럼 등장한 BTS

그룹 방탄소년단 LA 공연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 ⓒ빅히트
그룹 방탄소년단 LA 공연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 ⓒ빅히트

국제 사회에서 초창기 아이돌 그룹들이 활동하며 K-pop 열풍이 불고 있을 때만해도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한때 잠시 동안의 인기와 유행이겠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다. 특히 괴물 그룹 BTS가 혜성처럼 등장해 세계 음악시장을 제패하면서, 우리 세대가 열광했던 비틀즈, 퀸을 뛰어넘어 자랑스러운 대한의 남아들은 끝없이 질주하고 있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 정점을 찍었다.

7인조 힙합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2013년 데뷔를 필두로 신인상을 석권하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이 후 본상 대상을 휩쓸며 승승장구, 전 세계로 진출해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룹명 ‘방탄소년단’에서 방탄은 젊은 세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난 및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받는 것을 막아내어,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최초이자 유일한 대한민국의 음악 그룹이 되었다. 이후 2020년 발매한 ‘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를 달성했다. 또한 3대 음악상 중 하나인 빌보드 어워즈에서 4개 부문(Top Group/Top Song Sales Artist/Top Social Artist/Top Selling Song) 시상을 휩쓸었다.

특히, 전 세계 팬 투표로 뽑는 톱 소셜 아티스트 부분에서는 저스틴 비버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5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썼다. 여기에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대상 수상 및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한국 대중 가수 최초로 수상 후보에 2년 연속 지명되며 세계 대중음악사에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즐거운 격세지감

한편, 타임 워프 하여 과거로 돌아가 본다. 초등학교 시절, 그 당시 아쉬웠던 점은 수업 중에 배운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차관을 들여 즉 빚이 많은 후진국가라는 사실이었다. 다만 정부에서 진행 중이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수립하고 나면 후진국에서 벗어나 개발도상국, 언젠가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거라는 막연한 청사진과 기대만 존재했다.

이에 어린 마음에 우리나라는 이것밖에 안되나 하면서 속상해했고 애국심이 바닥을 헤맸다. 언제쯤 선진국이 될까 하며 까마득히 먼 나라의 현실과 미래를 답답해 할 정도였다. 그 안타까운 마음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고교시절엔 세계문학이나 클래식 음악, 팝송, 외국 영화 등 서구 문화를 접하며 유럽 국가나 미국 등 선망으로 일상을 채웠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이라 막연히 머릿속으로 동경하며 사대주의에 빠져 해외 선진국 국민들이 부러웠다.

중학교 시절 손에 쥔 소니 트랜지스터 소형 라디오, 그 작은 물질은 내가 너른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그렇다보니 한일간 역사 문제를 떠나 소니를 보유한 일본에 대한 부러움이 컸다. 더군다나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일본 공연은 상당히 열려 있었으나 한국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그에 대한 아쉬움은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1980년에 접어들면서 음악을 유난히 좋아한 나에게 한때 전 세계를 강타한 소니의 CD Player 워크맨은 신세계였다. 그리고 결혼 후, 부유한 가정 거실엔 대형 소니 TV가 주인공처럼 떡하니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했다. 그렇게 도저히 정복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소니의 벽과 장기집권을 삼성, LG 등 우리나라 대기업이 허물고 정복,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해냈다. 이 정말 너무나 자랑스럽고 그동안 느껴왔던 한국인으로서 열등감과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시켜줬다.

그렇게 한국 경제가 세계적으로 위상이 올라가며 한때 아쉬움을 느끼던 해외 연주자들의 한국 공연도 폭발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사실 육아와 가정을 꾸려가면서 시간적으로 여유도 없고 공연장을 찾아가는 게  쉽지는 않으나 소리로만 듣던 해외 뮤지션 공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있었다. 이러한 달라진 문화적 환경에 반가우면서 행복한 격세지감을 느꼈다.

아날로그 세대

전설의 영국 그룹 비틀즈. ⓒUniversal music
전설의 영국 그룹 비틀즈. ⓒUniversal music

우리는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에서 자란 7080 세대이니만큼 기술적으로 아직 미완의 시대에 살았다. 또한 지금처럼 전 세계 IT 물결이 생성된 컴퓨터 혁명시대 이전이니 문화적 콘텐츠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렇다보니 그 당시는 오늘날과 달리 철저한 비대면 문화 예술과의 접촉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음악 감상은 FM 라디오에 의존해서 아니면 음악다방에서 신청해서 듣거나 LP, 카세트테이프에 의존한 시절이다. 듣고 싶은 음악 리스트를 작성해 음반 가게에서 녹음해 듣기도 했다. 그게 그 시절 우리들의 낭만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뮤직 비디오가 등장해 비디오테이프 영상을 통한 해외 뮤지션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연합뉴스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연합뉴스

그런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도 비틀즈, 퀸, 스모키, Deep purple 등 당대의 유명 그룹과 닐 다이아몬드, 사이먼 앤 가펑클, 나나 무스쿠리, 레나드 코엔, 호세 펠리치아노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만큼 수많은 서방 가수들에 홀릭해 열광했다. 단지 지금은 거의 종적을 감춘 음반가게 방문이 거의 유일한 음악 정보를 구할 수 있는 통로였다.

해외 뮤지션의 음반을 구해 소장하는 게 재산목록 1위에 들 정도였고 제법 부피를 차지하는 오디오 시스템을 장만하는 게 음악 애호가들의 로망이었다. 물론 디지털 풍요로운 시대에 사는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 당시 빈곤속의 풍요는 모를 것이다.

문화 강국 대한민국

반면, 과거에도 국내 포크송 가수들과 좋아하던 뮤지션도 많았으나 그렇게 해외로 향하던 국내 팬들의 음악 시장이 1세대 2세대 아이돌 그룹과 아티스트들의 활동으로 전세가 뒤바뀌어 역전됐다. 한류 열풍이 아시아에 휘몰아치기 시작하여 전 세계로 펼쳐 나가며 해외 팬들이 한국 뮤지션에 열광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BTS 등장으로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음악적 위상은 더욱 공고해졌고, BTS는 명실공히 세계적 톱스타로서 우뚝 섰다.

글로벌 시대가 된 만큼, 국가와 국가 간의 문화에도 점차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전 세계인이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활발히 운영되면서 한국의 문화도 따라 공유되는 중이다. 한국 스마트폰이 세계를 석권하고 한국인이 만든 문화 콘텐츠가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던 프랑스 칸 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우리 영화가 업적을 세워 명예로운 대상 수상을 하기까지 했다. 또한 넷플릭스 영화 1위 '오징어 게임'이 광풍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붐에 금상첨화로 전 세계를 누비는 BTS의 활약은 또 다른 문화적 도약을 기대케 한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더욱 부여시켜준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일곱 청년 방탄소년단, 더 높이 비상하기를….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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