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녹취·숙려제도와 지정 알림서비스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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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녹취·숙려제도와 지정 알림서비스 아시나요?”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2.07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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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금융투자 판매·계약 체결 시 판매과정 녹취
숙려기간 이틀 동안 금융회사 청약 집행 행위 금지
보이스피싱 예방 차원에서 ‘지정 알림서비스’ 시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곽수연 기자)

녹취·숙려제도에 따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거나 일임·금전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해당 판매과정을 녹취해야 하고, 투자자는 해당 금융회사에 녹취파일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금융감독원
녹취·숙려제도에 따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거나 일임·금전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해당 판매과정을 녹취해야 하고, 투자자는 해당 금융회사에 녹취파일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금융감독원

#정박복(76) 씨는 2018년 남편과 사별했다. 사망하기 전 정 씨의 남편은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의 명의를 아내 이름으로 바꾸고 현금 1억 원을 유산으로 남겼다. 고정수입이 없는 정 씨는 남편이 남겨둔 현금은 예금통장에 저축하고 자식들이 보내주는 소액의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019년 1월, 정 씨는 통장정리를 위해 은행 창구를 방문했다. 판매 실적이 부진하다며 상사로부터 한 소리를 들은 창구 직원 A 씨는 정 씨의 통장을 정리하던 중 1억 원의 예금 잔액을 발견한다. 바로 A 씨는 정 씨에게 레몬펀드에 가입하라고 권유했다. A 씨는 레몬펀드에 가입 시 만기에 원금 상환은 물론 원금의 5%가 수익금으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종합부동산세, 공과료 등 지출할 돈은 수두룩한데 고정수입이 없는 정 씨는 A 씨 말에 솔깃해졌다. 정 씨는 생소한 고난이도 금융용어로 써가며 상품 설명하는 A 씨의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 씨는 A 씨 은행과 거래를 20년 이상 해왔고, 국책은행이니 '한번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레몬펀드에 가입했다. 펀드가입 후 1년 뒤, 정 씨는 어느 날 은행으로 안내 통지문을 받는다. 레몬펀드 투자금을 운용했던 외국 운용사가 파산해서 5% 이자는커녕 원금도 만기 상환이 불투명해졌다는 내용이다. 정 씨는 바로 은행을 찾아가 A 씨를 붙잡고 무슨 일이냐고 따졌다. A 씨는 "안내문에 내용이 다 나와 있다. 그 이상의 정보는 자기도 알 수가 없다"며 "지금 응대해야 하는 고객도 있으니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떠났다. 정 씨는 A씨의 초연한 태도에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정박복 씨 같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고령소비자와 부적합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녹취·숙려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파생결합증권, 파생상품, 펀드·투자일임·금전 신탁계약 등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투자손실 가능성(최대 원금손실 가능 금액이 원금의 20% 초과)이 높은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금융회사는 녹취·숙려제도에 따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거나 일임·금전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해당 판매과정을 녹취해야 하고, 투자자는 해당 금융회사에 녹취파일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숙려제도란 상품계약 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이틀의 영업일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예컨대 청약일에 상품계약을 체결하면 금융회사는 숙려기간(2 영업일) 동안 투자 위험, 원금손실 가능성, 최대 원금손실 가능금액에 대해 투자자에게 안내만 해야하고 청약 내용을 집행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숙려기간이 지나면 회사는 투자자에게 청약의사를 다시 확인한다. 이에 투자자는 서명, 기명날인, 녹취, 전자우편, 우편, ARS 등으로 청약의 의사 확정 표시를 해야 한다. 만약 투자자가 청약의사를 표시하면 계약이 체결된다. 하지만 투자자가 청약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 계약이 미체결된 것이므로 금융회사는 투자자에게 대금을 반환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녹취·숙려제도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뿐만 아니라 적정성 원칙 적용대상 상품의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적정성 원칙 적용대상 상품은 △파생결합증권에 50% 이상 투자하는 펀드 △조건부자본증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금전신탁 수익증권 △파생상품 △파생상품펀드 등이 있다

고령층 금융소비자를 배려한 또 다른 제도로 '지정인 알림 서비스'가 있다. 지정인 알림 서비스란 보이스피싱 등 고령자의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고령자 카드대출 이용내역을 지정인에게 문자로 발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고령자가 이용한 카드대출 정보를 지정인에게 안내해 고령자의 금융사기 피해 여부를 본인(고령자)과의 연락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고령자의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하자는 게 취지다.

서비스 적용 대상 고객은 만 65세 이상 개인으로서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대면(카드모집인 등)을 통한 신규 카드를 발급할 때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지정인 범위는 고령자가 지정을 원하는 가족 등 지인 중 1명이다. 지정인에게 전달되는 정보 제공 범위는 고령자가 카드론 또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성명 △대출일자 △이용금액 등 고령자 본인에 전달되는 내용과 동일한 정보가 전달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대면을 통한 신규 카드 발급 시 신청할 수 있다"며 "향후 서비스 이용 추이를 고려해 기존 회원 비대면 신청 등 서비스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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