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내내 오른 식음료가격…‘도미노인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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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내내 오른 식음료가격…‘도미노인상’ 언제까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2.07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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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외식 물가 줄줄이 상승…업계, 인상폭 고심
소비자단체 “원자재 값 상승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연말연시가 다가오며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식음료를 비롯한 외식 물가 등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져온 관행 때문이다. 반대로 올해 가격 인상을 실시하지 않은 업체 입장에서는 인상폭과 시기 등을 고심 중일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은 연중 내내 신선식품·과자·빵·라면·우유 등 거의 모든 먹거리 가격 인상이 계속됐다. 연초에는 주요 음료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렸고, 뒤이어 두부와 콩나물, 즉석밥 등 각종 신선식품과 가공식품들도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대중적인 먹거리로 꼽히는 라면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다. 오뚜기는 지난 8월 10여년 만에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11.9% 올렸다. 농심도 같은 달 4년 8개월 만에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9월 4년 4개월 만에 제품 가격을 6.9% 올렸다. 팔도도 같은 달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다. 

참치와 우유 가격도 올랐다. 동원F&B는 지난달 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올렸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0월부터 흰 우유 가격을 리터당 평균 5.4% 인상했다. 뒤이어 동원F&B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롯데푸드 파스퇴르, hy도 유제품 가격을 올렸다.

최근 들어서는 외식업계까지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12월부터 버거류 16종, 세트류 17종, 치킨류 12종, 디저트류 8종, 드링크류 10종 가격을 평균 약 200원(4.1%) 올렸다. 교촌치킨도 최근 교촌오리지날, 레드오리지날, 허니오리지날 등 한 마리 메뉴·순살메뉴는 1000원 인상하고, 부분육 메뉴 가격은 2000원 상향했다. 인상률은 평균 8.1%다.

연말 분위기를 틈탄 가격 인상 시도는 늘 있었지만 이처럼 올해는 예년보다 가격 인상이 잦았다. 업계는 인상 명분으로 원재료값과 인건비 상승을 내세웠다. 특히 식품업계의 경우 올해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곡물가격이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올랐다는 점을 가격 인상의 주요 이유로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명분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일부 업체의 경우 원가 인상 요인을 충분히 상회하는 실적을 냈음에도 가격 인상이라는 손쉬운 카드로 경영 부담을 소비자에게 지운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은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5% 상승해 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았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3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대비 29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고 8개 품목은 하락했다. 상승한 29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6.3%로 전체 평균 상승률(4.4%)보다 1.9%p 높았다. 그 중 가격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3.6%로 나타났다.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달걀(70.0%)을 제외하더라도 가격 상승률 상위 4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2.1%로 나타났다. 상승률은 두부(16.5%), 햄(11.3%), 식용유(11.2%), 마요네즈(9.3%) 순으로 높았다.

특히 이미 가격 인상 총대를 멘 업체들이 등장한 만큼 향후에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가공 식품류의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물가에 대한 근심이 덜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4분기 생활 물가가 더욱 우려스럽다”며 “이에 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측되는 품목에 대한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 원자재 값 상승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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