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사장 승진이 신호탄?…형제경영 vs. 독립경영 기로 선 세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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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3세 사장 승진이 신호탄?…형제경영 vs. 독립경영 기로 선 세아그룹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12.0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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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 오너 3세 시대 개막…사장 승진으로 책임경영 기대
이태성-이주성 독립체제 탄력…각자도생으로 경영능력 입증
‘포스트 이순형’ 누가 될까…사촌 형제간 주도권 정리 ‘숙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세아그룹 오너가 3세들이 2022년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지주사 사장직에 오르게 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의 모습. ⓒ 세아그룹
세아그룹 오너가 3세들이 2022년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지주사 사장직에 오르게 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의 모습. ⓒ 세아그룹

세아그룹 오너가 3세들이 내년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지주사 사장직에 오르게 됐다. 다만 이들의 사장 승진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오너 3세 전면 배치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라는 이점을 안고 있지만, 각 지주사의 독립 경영체제가 더욱 공고히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형제경영 기조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세아그룹, 오너 3세 시대 개막…사장 승진으로 책임경영 기대


7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지난 6일 2022년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오너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의 사장 승진 소식을 알렸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부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에 나란히 사장직에 오르며, 각 지주사 내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세아그룹은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가능성 제고와 책임경영 강화를 이루고자 이번 오너 3세들의 사장 승진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태성, 이주성 부사장이 올해 괄목할 만한 사업 성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은 사장 승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이태성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등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지난해의 저조한 성과를 올해 단숨에 만회했다. 이 부사장이 이끄는 세아홀딩스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26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지난해 연간 131억 원과 비교하면 1900%에 달하는 증가세다. 나아가 최근 3년치의 합산 영업이익보다도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주성 부사장도 세아제강지주에서 올해 3분기까지 230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71억 원 대비 3배가 넘는 성장세를 이끈 셈이다. 그룹 내 양대 지주사 모두 실적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오너 3세의 경영체제에도 큰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다. 나아가 사장 승진으로 책임경영 강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이해관계자들의 환영을 받는 분위기다. 

 

이태성-이주성 독립체제 탄력…각자도생으로 경영능력 입증


다만 지주사별 독립 경영체제가 더욱 공고해졌음은 그간 세아그룹을 지탱해 온 형제경영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진다. 사촌 형제간의 불가피한 실적 경쟁구도 조성과 함께, 세아제강지주를 거느린 이순형 회장-이주성 부사장(父子)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세아그룹은 지난 2018년 세아제강의 지주사 전환을 거치면서, 양대 지주사 운영체제에 따른 계열 분리설에 시달려 온 바 있다. 기존 세아홀딩스(이태성 부사장)와 신생 세아제강지주(이주성 부사장)라는 양대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한 지붕 두 가족' 시스템이 만들어진 데서 기인한다. 사촌 형제 간 자연스러운 경영권 분리와 함께 지속적인 지분 교통 정리가 이뤄졌던 만큼, 계열 분리 가능성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물론 세아그룹은 계열 분리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해 일축해왔고, 이주성 부사장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를 직접 부인하는 등 형제경영 기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번 오너 3세들의 사장 승진으로 말미암아, 계열 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자도생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를 방증하듯 이태성 부사장은 기존 특수강 사업을 비롯해 항공·방산 소재 등의 첨단소재 부문 육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주성 부사장은 강관 사업과 함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 등 성장 동력 발굴에 매진하는 등 '같은 듯 다른' 저마다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먹거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트 이순형’ 누가 될까…사촌 형제간 주도권 다툼 여지 ‘숙제’


세아그룹이 양대 지주사 체제로 원활히 운영되고 있는 점은 당장의 사촌형제 간 불필요한 경영권 다툼과 잡음을 피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라는 점에서 상당한 효용성을 안기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같은 경영구조가 향후 그룹 내 차기 회장직을 포함한 주도권 다툼을 불러일으킬 소지로 작용하는 점은 리스크로 인식된다.

세아그룹은 창업주인 고 이종덕 명예회장이 장남인 고 이운형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던 만큼, 장손인 이태성 부사장이 사실상 1순위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이운형 회장 작고 후 그룹 경영권이 동생인 이순형 회장에게 이양된 데다, 2개의 지주사로 쪼개진 만큼 그 아들인 이주성 부사장에게 이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1949년생인 이순형 세아그룹의 나이를 감안하면 경영 승계 시기 역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62년생인 이휘령 부회장(고 이종덕 명예회장 장녀의 아들)이 건재하지만, 사실상 이태성-이주성 부사장의 경영 수업과 능력 검증이 마무리된 만큼 이들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태성 부사장의 입지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대 지주사 중 이태성 부사장이 맡고 있는 세아홀딩스는 사업규모가 세아제강지주 대비 2배 정도 크지만, 이태성 부사장의 세아제강지주 지분이 전무해 견제 수단이 없다. 오히려 이순형 회장-이주성 부사장(父子)은 세아제강지주 내 경영권(지분율 60.69%, 일가족, 가족회사 에이팩인베스터스 포함)을 확고히 한데다, 29.08%에 달하는 세아홀딩스 지분마저 쥐고 있다.

업계는 형제경영이 대부분 불화로 치달았던 재계의 사례들을 감안하면, 사실상 LG그룹이 보여줬던 형제들간 원만한 계열 분리가 장기적 관점에서 세아그룹에 이상적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의 경영 승계는 지주사별 독립경영을 통해 한쪽에 몰아주는 게 아닌 분배 방식을 취했다"며 "경영권 다툼 최소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촌 형제들간 합리적·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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