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외치더니 ‘갑질’…홈쇼핑의 두 얼굴
스크롤 이동 상태바
‘상생’ 외치더니 ‘갑질’…홈쇼핑의 두 얼굴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1.12.08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TV홈쇼핑 7개 사업자 과징금 41억 원 부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TV홈쇼핑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1억4600만 원이 부과됐다. ⓒ픽사베이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TV홈쇼핑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1억4600만 원이 부과됐다. ⓒ픽사베이

TV홈쇼핑업체들이 납품업자 등에게 지속적으로 '갑질'을 일삼다 적발됐다. 그간 이들이 외쳐온 상생경영이 모두 허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판촉비용 전가 △납품업자 종업원 등 부당사용 △계약서면 즉시 교부 위반 △양품화 관련 불이익 제공 △상품 판매대금 지연지급 △부당 반품 △최저가 납품 조건 설정 등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TV홈쇼핑 7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1억460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 수위는 GS SHOP(GS리테일) 10억2000만 원,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 6억4000만 원, NS홈쇼핑 6억 원, CJ온스타일(CJENM) 5억9000만 원, 현대홈쇼핑 5억8000만 원, 홈앤쇼핑 4억9000만 원, 공영쇼핑 2억 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GS샵 등 6개 TV홈쇼핑은 납품업자와 판매촉진 비용을 분담한다는 약정도 하지 않고 판촉행사에 드는 사은품 비용 전액을 납품업자에게 부담토록 했다. 홈앤쇼핑의 경우 비용 분담 약정은 했으나 판촉비용의 50% 이상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 업체는 서면 약정 없이 납품업자가 인건비를 부담하는 종업원을 파견받아 방송 게스트, 시연 모델, 방청객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CJ온스타일 등 4개 TV홈쇼핑사는 납품업자에게 거래 품목, 수수료 등 거래 조건이 명시된 계약서면을 교부하지 않거나, 지연 교부했다.

이번에 갑질이 적발된 TV홈쇼핑 7개 사업자들은 방송법 제9조 제5항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방송판매 채널 사용승인을 받은 소매업자들로, 연 매출액이 모두 1000억 원 이상이므로 대규모유통업법 제2조의 '대규모유통업자'에 해당된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인건비 분담 조건을 사전에 약속하거나, 홈쇼핑사가 직접 인건비를 주거나, 납품업체가 자발적으로 요청할 때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TV홈쇼핑사가 납품업자의 종업원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이처럼 그간 뒤에서 갑질을 일삼은 TV홈쇼핑사들이 겉으로는 상생을 외쳤으며, 상생 구호를 적극 활용해 기업홍보에 써왔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사회 공헌 프로그램과 동반성장 컨퍼런스, 파트너사 간담회, 경력단절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의 사회적 활동들이 높은 평가 받아 '2021년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대회'에서 2년 연속 홈쇼핑 부문 우수기업 1위를 수상했다.

공영홈쇼핑은 협력기업이 결제일에 현금 지급을 보장받고 결제일 이전에도 조기 현금화가 가능한 제도인 '상생결제제도'를 전면 실시하고 있다고 홍보한 바 있으며, 현대홈쇼핑은 신규 입점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인서트 영상 제작과 상품 개발비 등을 지원하는 패키지형 종합 지원 사업 '히든챔피언 스케일업'을 전개 중이다.

진정성 있는 상생 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TV홈쇼핑·T커머스 등 관련 유통업 분야에서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간 공정한 거래질서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공정위는 TV홈쇼핑, T커머스, 온라인쇼핑몰 등 새롭게 부각되는 비대면 유통채널의 납품거래 관계를 더욱 면밀히 살펴보는 한편,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대면 유통채널에서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도 계속 감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