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in 이 사람>임옥상, ˝손학규의 구도자 같은 모습에 몇 차례 면박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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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in 이 사람>임옥상, ˝손학규의 구도자 같은 모습에 몇 차례 면박 줬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2.07.1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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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화백이 바라본 孫…수신제가치국평천하형
˝계파를 떠난 정치인, 편가르기와 멀고 타협의 정도를 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전 대표와 임옥상 화백(임옥상 미술연구소 소장)의 인연은 1984년부터 시작된다. 손 전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大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임 화백은 프랑스 유학 중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어울리게 된 뒤 지금까지 형 아우로 지내고 있다.

임 화백이 본 젊은 손학규는 여유 있고 그릇이 큰 모습이었다. 따스하고 좋은 사람, 굉장히 친화적이고 대화에 있어 성실하다고나 할까. 지난달 손 전 대표가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을 때 임 화백은 '지구를 담는 그릇'이라는 설치작품을 제작, 광화문 광장에 전시했다. 임 화백을 통해 보는 손학규. 지난 7일 임옥상 화백의 말을 빌어 몇 가지 테마로 나눠봤다.

ⓒ뉴시스

임옥상이 말하는 '손학규'

"입신양명하기를 기대했다면, 한나라당 안 떠났겠죠"

손 전 대표가 정치인생을 민자당에서부터 시작한 점은 실망이었어요. 하지만 그가 선택한 상황은 이해는 갔습니다.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부정권을 종식시켰고 변화의 바람을 일궈냈으니까요. YS에 영입된 손 전 대표 또한 개혁적 성향이 강했던 인물입니다. 손 전 대표 같은 빈민운동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출신 인사들이 YS가 있는 민자당으로 들어간 데는 개혁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인거죠.

만약 현실적인 계산을 했다면,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입신양명하기를 기대했다면 탈당할 필요는 전혀 없었겠죠. 기회를 엿보며 차후를 도모하는 게 이득이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손 전 대표의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고 봅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이 젊은 방향으로 가는 대신 자꾸만 퇴보하는 모습. 신념과 어긋나는 당의 논리에 대한 회의. 큰 정치와 멀어진 채 몇몇 사람의 영향력으로 굴러가는 한나라당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정치적 신조라고 할 수 있는데, 야비한 정치, 술수 쓰는 정치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자기수련이 강한 분이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製家治國平天下)형의 정치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감각이 다른 사람과는 다릅니다. 하여튼 자기 나름대로 독특한 철학과 독특한 행보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든다면, 춘천 가서 칩거를 한다던가, 별안간 민생장정을 떠난다든가. 이런 모습이 정치적 행보라기보다는 일종의 자기수련 같다 랄까. 자기관리, 공부 같은 것을 굉장히 열심히 합니다. 

그러면서도 현실감각이 뛰어난 정치인입니다. 경기도지사 할 때라던가 보면, 현안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이 매우 뛰어나보였어요. 그 당시의 투자유치, 일자리 창출 등 여러 성과를 창출했었죠.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도 상당했습니다. 야당주자들 중에서 보면, 정치가로서의 경험과 실적 면에서는 유일해 보입니다.

ⓒ뉴시스.
"왜 사조직을 만들지 않느냐고 묻자… 허허 웃더군요"

구도자 같은 모습에 몇 차례 면박을 준 일이 있습니다. 무슨 도덕군자를 정치인한테 기대하는 줄 아느냐고. 정치를 할 거면 대중적 기반과 조직적 기반을 가져야 하는데, 왜 그런 것을 무시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요. 그러자 허허허 웃더라고요. 왜 사조직을 만들지 않느냐고 묻자 난 그런 것은 필요 없다는 겁니다. 내가 좋으면 사람들이 오지 않겠냐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자주 뭘 해주거나 전화라도 자주 걸고 이런 것을 바라는 심리가 있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손 전 대표는 내 사람 챙기기에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이 있습니다. 계파와 조직기반이 약하다는 얘기는 이런 면모 때문인 것 같아요. 

"지구를 담는 큰 그릇이 되어주길"

바로 그 점이 대선주자 손 전 대표의 강점인 것 같아요. 편 가르기 개념으로 정치를 하지 않는 것, 내 사람, 네 사람, 가르는 정치와 파벌 싸움 등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리라 봅니다. 이명박 정부같이 완전히 자기 사람들로만 채우고 푸닥거리하는, 소인배적 정치하고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실정치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르게 보면 우리 시대가 바라는 정치가 아닌가요. 정치를 넘어선 정치, 지금의 우리나라정치프레임 안에 갇혀 있지 않은. 지역주의와 계파와 계층을 떠나 타협의 정도를 걷는 정치인,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잖아요. 국민을 가족처럼 여기고 울어주되 자기 자신에게는 냉정한 사람, 그런 면에서 그는 믿음이 갑니다.

조언할 게 있냐고요?(웃음) 앞으로는 대선이슈를 잘 선점했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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