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에 뿔난 주주…청와대 청원부터 한투연 기자회견까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물적분할에 뿔난 주주…청와대 청원부터 한투연 기자회견까지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1.12.22 16:4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자본주의, 물적분할 법개정 필요하다'는 청원글 올라
한투연, "허술한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도 금융당국 방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곽수연 기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최근 포스코까지 상장사들의 잇따른 물적분할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분위기다.ⓒ곽수연 기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최근 포스코까지 상장사들의 잇따른 물적분할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분위기다.ⓒ곽수연 기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최근 포스코까지 상장사들의 잇따른 물적분할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주주들은 물적분할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고, 다른 주주들은 거리에 피켓을 들고 나와 기업들의 물적분할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22일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반자본주의 물적분할 법 개정 필요하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되고 있다. 청원인은 "미국과 같이 한국도 불법 물적분할을 하면 회장의 구속과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LG화학이 배터리산업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회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하게 되면 개미들은 더 큰 피해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물적분할이란 모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따로 떼내서 신설회사로 만든 후 그 회사의 지분율 100%를 모회사가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형식의 기업 분할 형태를 말한다. 문제는 물적분할로 탄생한 자회사가 상장되면 모회사의 지분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가 하락이 촉발되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9월 현대중공업이 상장한 이후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 주가가 동반 급락한 바 있다. LG화학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연초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일반주주의 경우, 물적분할 후 자회사의 공모 과정에서 신주를 배정받지 못하고 제외된다. 이와 관련해 청원인은 "미래 먹거리를 물적분할로 떼어 내서 기존 주주에게 '남의 떡'으로 보이게 하고 주주가치 하락 이슈가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가 애초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투자를 무시하고 기업이 임의로 변경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물적분할을 금지해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주도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물적분할 시도를 막아달라"라는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국내 기업들이 주주의 돈을 바탕으로 성장했음에도 그 이익을 정당하게 나누려 하지 않는 기업들의 행위에 허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일 포스코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서 포스코 홀딩스라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물적분할을 상정한 것과 관련해, 그는 "물적분할을 발표해 주가가 폭락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에게 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물적분할 반대의사 표명 △물적분할 법적 금지를 요구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반(反) 물적분할 움직임에 동참했다. 한투연은 지난 20일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투연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발전을 위해 6개 항목을 제안했다. 그중 하나인 물적분할 금지와 관련해, 한투연은 "물적분할은 지배주주가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그 비용을 소액주주에게 전가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라며 "교묘한 논리로 허술한 법망을 피해 소액주주 권리를 짓밟는 행태임에도 금융당국과 국회가 구경만 하고 방치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상장사들의 무분별한 물적분할을 제어하고 규제하는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투연은 "물적분할을 인적분할로 돌리거나, 일반주주들의 의사에 반할 경우 회사가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주는 주식매수청구권 시행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기업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한국거래소가 규정을 고쳐야 하나 금융위원회가 비협조적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정치권의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기존 주주를 소외하고 중복 상장하는 물적분할 방식에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LG화학 물적 발표 이후 2조 7000억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보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큰 것"이라며 "너무 갑작스럽게 물적분할을 공시해서 기존주주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인적분할 대신 물적분할을 선택한 것에 대해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지배주주 입장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선택과 집중'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투자유치를 통해 회사 규모가 커지면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효과가 있지만, 갑작스러운 물적분할 발표를 할 경우 그 당위성을 주주에게 설명하거나,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경우, 기업이 분할을 하더라도 (모·자회사의) 중복 상장을 못하게 한다"며 "유럽의 다임러의 경우 트럭 사업부를 분할해서 중복상장을 했지만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해서 피해가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LG화학의 경우 그동안 화학으로 번 돈으로 배터리 사업부를 분리한 것이라서, 기존 주주들에게 메리트가 가지 않은 점은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충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난 14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자회사 상장으로 이익을 얻는 주체가 모회사 주주가 아니라 우리사주조합, 신주를 받은 투자자로 한정된다”며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 권리는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정한주식 2021-12-22 22:24:20
한투연 홧팅~~~~~~~~~~ 물적분할 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