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탈 많은 당대표와 ‘1%의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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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탈 많은 당대표와 ‘1%의 윤석열’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12.22 20:2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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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을 바에 차라리 쉬는 게 낫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비판이 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전당대회 때 젊은 당대표의 출현을 환호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다 21일 선대위원장직을 내던지자 “당대표가 계속 깽판을 치다니 국민을 뭘로 보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무7조 조은산도 젊은 당대표를 응원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을 접는다”며 “당대표 자리 역시 스스로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연호했지만 하나같이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젊은 세대에게 아부해서라도 정권 교체해야 한다”고 했던 조갑제 논설위원도 그중 한 사람이고 말이다. 

다른 무엇보다 이 말이 가장 씁쓸할 것 같다. “당대표 잘하라고 지지했더니 왜 김종인에게 의지하려는지 모르겠다.” 같은 30대로서 이 대표에게 기대를 걸었던 한 MZ세대의 말이다. 이 대표가 유승민 키즈를 넘어 어느 순간 김종인 키즈로 전락한 것 같은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기자도 바른미래당 시절에는 이 대표를 응원했다. 청년 세력을 중심으로 새판이 짜이길 바랐다. 하지만 회의감이 든 지 오래다. 그를 통해 본 것은 분열의 갈라치기 정치였다. 이대남을 대변한다면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MZ세대를 투영한다면서 세대 갈등을 야기하는 듯한 모습에 답답함이 밀려왔다. 

반성하지 않는 내로남불 정치는 씁쓸했다. 바른미래당 당시 안철수 대표를 겨눠 비난하고, 손학규 후임 대표를 맹렬히 공격했던 자가 정작 자신에게 비판이 가해지면 권위를 앞세웠다. 그 주변에서도 항명을 운운하고, 위계질서를 논하기 바빴다. 
 
내부 권력투쟁에만 특화된 것 같은 사심의 정치는 한숨을 불러왔다. 대선후보의 녹취록을 마음대로 공개하고, 본인 마음에 안 들면 휴업했다. 지방 돌며 잠행하는 행보는 선당후사의 정신과 거리가 멀었다. 페이스북 정치도 자기변호하기 바빴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나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내홍이 생기면 당 안에서 수습하기보다 외부에 적극 알려 문제를 더 키웠다. 그때마다 국민의힘은 바람 잘 날 없는 집구석처럼 보이기 일쑤였다. 역시 안 돼. 혀를 차는 목소리가 절로 나왔다. 윤석열 대선후보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줬다. 후보 중심으로 가도 모자랄 판에 리더십에 생채기를 줬다. 

떼쓰고 몽니부리는 철부지 같은 정치라는 혹평이 나온 것은 그래서였다. 오죽하면 트로이의 목마냐는 말이 야권 진영에서조차 나올 정도였다. 45살 이하의 당대표는 뽑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심지어 여권 내에서는 이런 말이 전해졌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준석 공이 크다.’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1%라도 같으면 누구든 함께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절박함에서 비롯된 몸부림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 역시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탈이 많이 날 때는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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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 2021-12-23 12:58:09
선대위에 586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는 근시안적인 인사노선이었다. 지금까지 반페미 정서 와 색채를 띄고 있던 정체성은 어디다 갖다 버리고 반페미 외치고 있을때도 충분히 이재명 꺾을 수 있었는데 신지예를 영입한다고? 이건 그냥 우리 준석이 견제하겠다고 상극인 사람 데려온거로 밖에 안보인다. 몰라, 나도 윤석열 지지 철회한다고 전화응답했으니 ㅋㅋㅋㅋ 곧 지지율 폭락하는 소리가 들려오겠지? ㅋㅋ 그때되서 신지예 버리고 준석이 영입한다고 하면 진짜 개웃길듯.

이대남 2021-12-23 12:53:52
삶의 경험과 경륜은 무슨 586틀딱들 스윗하게 어린여자나 따먹어보려고 ㅋㅋㅋ 아니 '페미니스트=여성' 공식이 왜 나오는거야? 2030여성중에 페미니스트는 고작 30%도 안되는데 ㅋㅋㅋ 심지어 신지예 영입효과로 데려온 2030여성은 10%밖에 안된다는게 문제야 ㅋㅋㅋㅋ 지금 댁들이 뭘 놓친줄 알아? 2030 남성 90%를 차지하는 반페미니스트 들을 차버린거야. 스윗하게 기존에 지지층은 남을거네 뭐네 헛소리하고 계시는데 ㅋㅋㅋ 정권교체는 말이야 페미에서 반페미정권으로의 교체를 바란거지, 페미에서 페미정권으로 갈아탈거면 뭣하러 우리가 윤석열을 지지해주겠냐고 이준석도 패싱당하는 마당에. 이준석도 패싱당하는데 2030남성 말은 패싱안당할까? 신지예가 여성할당제 5:5 주장하는 사람인데 ㅋㅋㅋ 군인도 뽑아주겠냐고 ㅋㅋ

계륵 2021-12-22 23:09:06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 이준석은 정치적 기반이 미약한 대선후보를 겁박하면서 자기정치를 일삼는 모리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이준석의 모습에서는 2030세대의 신선함은 도무지 찾아보기 힘들다. 이준석을 보면서 왜 삶의 경험과 경륜이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렇다. 세상은 열정과 패기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울산회동까지는 그나마 이해하고 참을 수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이준석의 적나라한 밑바닥이 드러나버렸다. 한국 정치판에서 다시는 이런 인간이 복제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런 인간을 키워준 몇몇 기성정치인들도 진심으로 머리숙여 반성해야한다.